그냥 저냥

화제만발, 2019 골든글로브 시상식

새 날 2019. 1. 8.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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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베벌리힐스 힐튼 호텔에서 제7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번에도 다양한 이슈들로 넘쳐났는데, 그중에서도 행사장에 울려 퍼진 의외의 우리말은 단연 화젯거리였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

BBC 아메리카가 방영한 드라마 ‘킬링 이브 시즌2’에서 이브 폴라스트리 역을 맡은 한국계 배우 산드라 오가 TV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이다.



일찌감치 퀸의 본고장 영국마저 제쳐버린 대한민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전 세계 흥행 1위 국가다. 입소문을 타며 재관람 열풍까지 부는 등 우리나라에 록밴드 퀸의 신드롬을 몰고 온 이 영화 역시 이번 시상식을 통해 작금의 현상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입증시켜주었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린 것이다. 영화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주연배우 라미 말렉이 영화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음악의 꿈을 키우던 아웃사이더에서 전설의 록밴드가 된 프레디 머큐리와 퀸의 음악 세계를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기준에 따르면 7일 현재까지 총 961만40명의 누적관객수를 기록 중이다. 1천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둔 것이다. 음악영화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해 10월 개봉한 이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흥행몰이를 해온 이 영화는 2019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2관왕에 오르는 등 기염을 토했다.



기자 평론가 등 전문가 평점 8.80, 관람객 평점 9.18..



일찍이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이 놀라운 평점의 주인공은 과연 어떤 영화일까? 넷플릭스에서도 관람 가능한, 잔잔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로마’다. 이 작품은 영화 감독상과 외국어영화상 등 총 2관왕을 차지,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로마’는 1970년대 멕시코시티 거주민들의 위기를 중산층 가족의 삶을 통해 표현한 스페인어로 제작된 흑백 영화다.

일찌감치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면서 돌풍을 예고했던 영화 ‘그린 북’은 3관왕을 차지함으로써, 이번 시상식 최다 수상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영화 뮤지컬코미디 부분 작품상과 마허샬라 알리의 남우조연상, 그리고 각본상까지 모두 3개의 상을 거머쥔 것이다. 전설의 피아니스트 돈 셜리와 그의 운전기사이자 로드 매니저인 토니 발레롱가의 미국 남부 투어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허구가 아닌 실존했던 두 사람의 이야기에 영화적 상상력이 더해져 각색된, 유쾌하면서도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훌륭한 드라마다.


ⓒMK스포츠


이번에 수상한 각본상 명단에는 모두 세 사람의 이름이 올라 있다. 피터 패럴리는 이 작품의 감독이며, 브라이언 커리는 각본을 담당한 인물이다. 하지만 영화 전문 제작자인 이들보다 정작 관심을 끌게 한 인물은 바로 닉 발레롱가다. 그는 영화의 주인공인 토니 발레롱가의 아들이다. 그러니까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제작에 아들이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셈이다. 그의 영화 제작에 대한 참여 의지는 남다른 종류의 것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두 사람을 쭉 지켜봐온 덕분이다.



“언젠가 아버지의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된 그 시기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실제로 그는 토니 발레롱가와 돈 셜리가 전해주었던 수많은 경험담을 오랜 시간에 걸쳐 직접 녹음하거나 촬영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돈 셜리와의 인터뷰 과정에서 획득한 각종 기록물과 두 사람의 당시 여정이 표시돼있던 지도 등도 영화 제작진에게 제공하는 등 작품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톡톡히 했던 것이다.



닉 발레롱가의 각본상 수상이 유난히 빛을 발하고, 또한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킬 수 있었던  건 바로 이러한 숨은 노력이 존재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니까 닉의 열정과 노력이 더해지고 감독 등 제작진의 역량이 최대한 발휘된 덕분에 영화 ‘그린 북’의 완성도가 높아질 수 있었으며, 작품성도 그에 걸맞게 한껏 끌어올려질 수 있었던 셈이다.

이제 잔치는 끝났다. 곧 개봉될 ‘그린 북’ 등 다양한 작품의 흥행에 이번 시상식 결과가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이를 지켜보는 일도 제법 흥미진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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