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정점 찍은 커피 시장, 시장 지배적 거대 자본의 횡포

새 날 2018. 12. 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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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으로 성장해온 커피 시장이 주춤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10월 커피 수입량은 12만1천19.1t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만2천122.5t에 비해 1천103.4t 줄어든 규모입니다. 커피 수입량이 줄어든 것은 2012년 이래 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알다시피 커피는 대한민국 성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호식품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밥을 굶는 한이 있더라도 커피 소비만큼은 아끼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그동안 경기 부침이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커피 수입량만큼은 계속해서 성장했으며, 커피전문점 시장 역시 포화 상태라는 진단에도 그 숫자는 되레 늘어나기만 했습니다.

이토록 승승장구하던 커피 수입량이 마침내 꺾인 것입니다. 혹자는 경제가 어려워져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맸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으나 앞서도 언급했듯이 적어도 커피 소비만큼은 경기 사이클과는 연관성이 적었던 것으로 읽히기에 이는 설득력이 약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일까요? 짐작컨대 끊임없이 성장세를 구가하던 커피 시장이 드디어 포화 지점에 이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비로소 정점을 찍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커피전문점 분야의 독보적인 존재 스타벅스의 성장세는 멈출 줄을 모릅니다. 매출액 1조원 달성과 매장 수 1240개를 돌파했습니다.

스타벅스는 얼마 전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로 제작된 빨대를 업계 최초로 도입하는 등 환경 개선에도 일조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최근에는 커피 찌꺼기를 퇴비로 만들어 자원 재활용은 물론 환경 보존에도 힘을 쏟고 있음을 세상에 전한 바 있습니다. 참으로 기특한 기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왠지 상이라도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Pixabay


하지만 영업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경우 얘기는 전혀 달라집니다. 스타벅스의 눈부신 성장 이면에는 골목상권 침해라는 소상공인들의 눈물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여타의 프랜차이즈와는 달리 전 지점을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하는 스타벅스는 가맹사업법 등을 적용받지 않는 까닭에 매장 간 거리에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이러한 이점을 등에 업은 스타벅스는 장사가 될 만한 상권에는 자신들의 직영점을 여러 개 입점시켜 주변 상권을 초토화시키는 것으로 아주 유명합니다. 가뜩이나 특정 상권 한 곳에만 들어와도 주변의 커피전문점들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인데, 아예 한 지역에 여러 개를 출점시키다보니 소상공인들이 이를 당해낼 재간이 없게 되는 셈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소상공인들이 이러한 고통을 호소하자 스타벅스가 이들을 달래기 위해 특정 제안 하나를 내놓았습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자신들의 점포에서 생산된 커피 찌꺼기를 퇴비용으로 제공하겠다고 하는군요. 그러니까 앞서 환경과 관련하여 언급한, 퇴비로 변신한 바로 그 커피 찌꺼기를 소상공인들에게 제공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게 무슨 말장난인 걸까요? 커피 찌꺼기야 비단 스타벅스가 아니더라도 각자가 생산해낸 것들의 처치만으로도 사실상 벅찰 텐데 말입니다. 이를 제공해주면서 상생을 논한다고요?



물론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닙니다. 스타벅스는 소상공인 관련 단체와 협의를 거쳐 최종 상생안을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하니까요. 하지만 벌써부터 이러한 잡음이 흘러나오는 것으로 봐서는 스타벅스가 소상공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여전히 헤아리지 못하고 있거나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것으로 읽힙니다. 그래서 안타깝습니다.

경기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소비 양극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커피 소비가 정점을 찍고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틈을 비집고 시장 지배적 거대 자본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 골목상권 곳곳을 헤집어놓을 경우 결국 가장 피해를 입는 당사자 역시 소상공인일 수밖에 없습니다. 커가는 시장 상황이라면 혹시 모를까요. 한정된 시장 내에서는 시장 지배적 지위에 놓인 자가 더욱 유리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판국에 이들을 달래기 위해 커피 찌꺼기를 주겠다고요? 이거 실화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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