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저냥

23년 후의 이클립스

새 날 2012. 5. 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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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정원에 나가보니 사방에 내려앉은 햇볕이 예사롭지 않았어. 5월, 태양의 고도가 거의 절정에 근접해가는 시기, 오늘 이 시각 쯤이면 빛이 매우 밝아야 정상이었겠지. 허나 무슨 색안경을 쓰고 바라볼 때의 그 것처럼 전체적으로 어둠이 옅게 배어있는 느낌이었어.

 

그제서야 생각났다. 일식이 있을거란....  지나가는 뉴스를 통해 들은 내용인데 다음 일식은 23년 후에나 볼 수 있다는?   정원에 나와 계신 어머님께 이런 내용을 말씀드렸지.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니 어머님께선 그 때 쯤이면 보기 힘드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물론 나도 할아버지가 되어 있거나 이미 세상에 없는 존재일 수도 있겠지. 어머님께 커다란 실수를 했다는 느낌이야 ㅡ.,ㅡ

 

나중에 확인해 보니 23년 후에 볼 수 있는 일식은 오늘 처럼 80% 이상 가려지는 형태이고, 그냥 부분일식은 4년 후면 다시 볼 수 있다는군. 어린이나 젊은이들의 10년 20년 하중과 중년 이후, 특히 어르신들에게 있어 그 것은 비교 조차 어려운 차이인거야. 그런 부분을 헤아리지 못한 난 나쁜놈이고....

 

'어머님,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생각 없이 말씀드렸네요.'

 

어제 있었던 족구대회의 후유증이 만만찮다. 구청에서 개최하는 행사라 푸짐한 먹거리와 풍성한 뒷풀이를 예상했건만 모든 것은 빗나가버렸어. 군대에서 먹던 짬밥 처럼 배식 받은 점심식사는 먼지 풀풀 나는 운동장 내지 건물 바닥에 철퍼덕 앉아 먹어야 하는 처량한(?) 신세를 연출하게 하였고, 그나마 제공 받은 것은 이 점심식사가 다였다네. ㅎㅎ

 

그저 대회 주관한 놈들이 원망스러웠을 뿐이고...  게다가 우리팀은 첫 게임에서 지는 쓰라린 아픔을 맛봐야만 했지.  우리팀의 에이스가 연습게임 중 인대를 다치는 불운까지 겹쳐 이미 예견된 상황이었어.  점심식사 후 바로 짐 싼 팀은 아마 우리가 유일할 걸?

 

나이는 있고 평소 운동을 잘 하지 않는 몸들이라 간단한 움직임만으로도 부상자들이 속출하더라.  그저 부상 당하지 않고 경기를 마친 사실에 감사해야만 할 것 같애. 

 

자외선차단크림으로 고루 코팅했음에도 불구하고 얼굴이 많이 그을렸어. 나름 초대 받은 대회였는데 재미도, 영양가도 별로 없었던 최악의 행사로 기억될 것 같애.  앞으로 족구 따위 다시는 안할지도 몰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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