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울림 그 이름만으로도

산울림 2집

새 날 2012. 8. 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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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1집에 비하면 정말 일취월장이다. 1집에선 아무래도 아마추어적인 느낌이 많이 묻어났었는데, 이번 앨범에선 그런 느낌이 거의 없어졌고, 군더더기 없이 잘 만들어진, 내 기준에서 볼 땐 거의 완벽에 가까운 명반의 반열에 올라선 느낌이다. 산울림의 많은 앨범 중 최고 명반을 꼽으라 하면, 거의 순위권 안에 둘 수 있을 정도의 뛰어난 판으로 평가해주고 싶다.

 

이번 앨범은 데뷔앨범이 나온 지 불과 5개월만에 발표되었다. 그들의 창작 열의와 음악에 대한 갈증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케 하고도 남는다. 어쩌면 군 입대를 앞두고 있던 동생들 때문에 최대한 빠른 시간 내 그동안 만들었던 노래들을 발표해야 하는, 강박 관념에 의한 결과물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 되었든 이들은 3집을 발표하고 홀연히 떠나게 되니....

 

 

이번 앨범에선 김창완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한껏 빛을 발한다. '둘이서'와 '기대어 잠든 아이처럼', 이 두 곡은 락 밴드로 시작한 산울림이, 훗날 오히려 왜 발라드 쪽에서 더 입지를 굳히게 되는지 잘 드러내보여주는 노래다. 70년대 후반 유신 독재의 끝 언저리, 지금으로선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들이 비일비재했을 터, 노래에 대한 검열도 그 중 하나였다. '둘이서'란 노래는, 퇴폐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육영수 여사의 죽음을 기린 '떠나는 우리 님'과 함께 금지곡 판정....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는 베이스와 기타의 멋드러진 긴 전주가 특징이며, '아니벌써'에 이어 대 히트를 기록한다. '나 어떡해'는 동생 김창훈이 소속되어있던 서울대학교 밴드, '샌드페블즈'가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거머쥘 수 있게 해준 노래로서, 산울림의 깔끔한 연주와 노래로 리메이크한 곡이다. 싱그러운 20대는 그 자체로 축복이다. 그에 따른 기쁨을 주체할 수 없어 내지르는 소리, 큰 형 김창완이 목청껏 소리치다 처리하기 어려운 고음부분은 바로 아래 동생 김창훈이 이어 받아 가성으로 처리... '이 기쁨'이란 곡이다. '노래 불러요'는 너무 흥에 겨워 노랫말이 절로 흥얼거려지게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반대로 떠나간 사람에 대한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표현한 '정말 그런 것 같애', 이렇듯 산울림의 노래에는 기쁨과 슬픔을 자유로이 넘나들 게 하는 그 무언가가 있다. 꽃을 주제로 한 노래, '안개 속에 핀 꽃', '어느날 피었네', 이 두 곡은 비슷한 듯 서로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번 앨범에는 전자 올갠 소리가 유독 많이 들려온다. 사실 많이 궁금했었다. 기타 김창완, 베이스 김창훈, 드럼 김창익, 이렇게 세 명의 형제로 구성된 밴드인데, 어떻게 올갠을 연주할 수 있었던 걸까.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김창완의 사촌 여동생이 녹음 작업에 함께 참여했다는 내용을 어디선가 본 듯하다.

 

발매 : 1978년 5월 10일

A면
1.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2. 노래 불러요
3. 안개 속에 핀 꽃
4. 둘이서
5. 기대어 잠든 아이처럼

B면
1.어느날 피었네
2. 나 어떡해 (작사, 작곡 : 김창훈)
3. 이 기쁨 (작사, 작곡 : 김창훈)
4. 정말 그런 것 같애
5. 떠나는 우리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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