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선생님은 학력 인플레 아이들은 학력 저하

새 날 2013. 3. 3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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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의 학력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특히 고등학교 선생님들의 학력은 석사 이상의 비율이 무려 40%나 되어 각급 학교 선생님들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고교 선생님들의 학력 신장과는 정반대로 고교 형태 중 그 수가 가장 많은 일반고의 학력 저하 현상은 악화일로를 걸으며, 아예 학교 자체가 슬럼화되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의 고학력화

선생님들의 학력이 높아지고 있는 표면적인 이유는 여럿 있습니다.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이유는 자기계발에 대한 욕구입니다.  특정 영역에서의 전문성을 신장시키려는 개인적인 욕구와 함께 조직 내에서는 승진에 필요한 가산점을 얻을 수 있어 이래저래 추가 공부를 부추기고 있는 환경입니다.  상대적으로 일반 직종에 비해 방학 등 시간 활용이 약간은 여유롭다는 부분도 한 몫 할 듯합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고등학교 선생님의 절반 가량이 석사 이상의 고학력자들입니다.  특히 최근 7년동안 선생님들의 고학력 비율이 꾸준히 증가해 왔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선생님들의 고학력화, 아이들에게는 어떤 식으로 반영이 될까요?  일견 선생님들의 학력이 높으니 아이들에게도 보다 질 좋은 학습이 가능해질 것 같아 상당히 기대되는 것이 사실일 텐데요.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일반고 아이들의 학력 저하 현상 심각

지난 2012년 수능 결과 서울 일반고 10곳 중 3곳에서 재학생의 3분의1 이상이 최하위권에 해당하는 성적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심지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고등학교도 4곳이나 있어 우려됐던 일반고의 학력 저하 현상이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이 사실로 증명된 것입니다.

일반고의 수업 시간 풍경은 가관이라 합니다.  80%에 해당하는 아이들, 수업 따위엔 관심 없고 잠을 청하고 있거나 혹은 엉뚱한 짓을 벌이기 일쑤입니다.  선생님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학습에 있어 가장 근간이 될 교과지도는 등한시한 채 편한 방식인 수능보다 수시로 대학 진학할 것을 유도합니다.  주요 교과는 학원을 다녀야 한다며 직접 특정 학원에 다닐 것을 종용하기도 합니다.  전체적인 학습 분위기가 엉망이다 보니 일부 학습 의욕 높은 아이들마저 전체적으로 저하된 분위기에 휩쓸리고 있는 양상입니다. 

고교 다양성 정책에 따른 구조적인 변화가 물론 가장 큰 원인이긴 하겠지만, 이처럼 급속하게 일반고가 무너지는 이유, 여러 곳에서 찾아봐야 할 듯싶습니다.

  일반고의 슬럼화 방지를 위한 제언

교육정책의 컨트롤 타워인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의 일관성 없는 정책을 우선 도마에 올려야 할 듯싶습니다.  정책을 추진하다 발생되는 문제점에 대해 그때 그때 땜질 처방식 임시방편으로 내놓은 보완책들은 전체적인 정책의 틀을 누더기로 만들어 놓고, 심지어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무슨 마루타라도 되는 양 툭하면 변경을 일삼는, 일관성 없는 정책들로 인해 혼란만 더욱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선생님들의 학력 인플레 현상도 언급하고 싶습니다.  선생님 자신들은 자기계발이란 명분으로 고학력자가 되어가고 있지만, 아이들의 학력은 갈수록 급전직하하고 있으니 이게 무슨 연유인 것일까요?  자기계발로 인해 정작 아이들에 대한 생활지도나 교과지도에는 등한시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선생님들의 자질이 뛰어나고 높은 학력 소지자가 많다면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반영이 되어야 맞을 듯한데 어찌된 영문인지 선생님의 학력과 아이들의 학력, 서로 반대방향을 향해 치닫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유명 연예인과 강사 등을 통해 불거진 학력 인플레 현상, 선생님들도 예외일 순 없습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뻥튀기식 엉터리 학위가 판을 치고 있다는 점 주지의 사실입니다.  물론 특정 영역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학위에 대해 언급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불요불급한 학위임에도 불구하고 조직에서의 금전적 지원과 승진 혜택, 그리고 장래에 혹시 있을지 모를 기회 등을 위해 이뤄지는 일부 특수대학원 학위를 일컫는 것입니다.

이들의 학위 취득을 위한 개인적인 공부는 당연히 어떤 식으로든 정상적인 직무활동에 영향이 미칠 테고, 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가될 것입니다.  교육부의 학력 인플레를 권하는 정책이 가장 큰 문제인 것으로 보여집니다.  승진시 가산점 제도와 무조건적인 학비 지원 등의 관행은 없어져야 맞을 듯싶구요.  교육 서비스의 주 소비자인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진정 제대로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면, 이를 방해하는 요소들 과감히 없애야 할 필요성 분명히 존재합니다.

근본적인 정책의 틀을 변화시켜 일반고의 문제점들을 없애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일반고에 몸 담고 있는 교육자들의 기본 자세부터 바뀌어야 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외부에서 다시 한 번 크게 흔들어 근본적인 틀을 바꿀 수 없는 이상 내부로부터의 내실있는 교육만이 일반고의 슬럼화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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