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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 경험의 즐거움 539

가족의 존재를 돌아보게 하는 영화 '60일의 썸머'

재훈(연준석)은 아버지(하성광)와 단 둘이 살고 있는 19세 청년이다. 어느 날 아버지가 두 달 동안 미국에 가게 됐는데, 이참에 집도 정리할 계획이란다. 혼자 남은 재훈의 돌봄이 문제였다. 아버지는 결국 재훈으로 하여금 할아버지(장광) 집에서 두 달 동안 신세를 지도록 했다. 뜻하지 않은 할아버지와 손자의 조건부 동거는 이렇게 시작된다. 영화 는 아버지의 급작스러운 미국행으로 인해 두 달 동안 집을 비우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할아버지 집에 얹혀살게 된 19살 소년 재훈과 할아버지 사이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사실 재훈의 할아버지 집 방문은 두 사람 모두에게 다소 뜬금없는 상황이었다. 왜냐하면 재훈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특별한 사정으로 인해 진작부터 ..

과연 누가 어른이고 누가 아이인가 '미성년'

주리(김해준)는 아빠 대원(김윤석)의 불륜 사실을 알아채고는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전전긍긍해한다. 불행 중 다행인 건 아직 엄마 영주(염정아)는 이와 같은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하는 눈치다. 주리는 아빠의 불륜 상대 미희(김소진)가 운영하는 식당을 찾아가 몰래 염탐도 해보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그날도 주리는 식당을 염탐 중이었다. 다만, 미희 그리고 그녀의 딸이자 주리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동년배 윤아(박세진)에게 염탐이 탄로 나는 바람에 부리나케 빠져나오느라 휴대폰을 떨어뜨린 게 화근이었지만 말이다. 다음날 윤아는 학교에서 주리를 불러낸 뒤 휴대폰을 건네면서 윤아의 엄마 영주에게 미희와 대원의 불륜 사실을 폭로하고 만다. 아주 짧은 찰나였다. 이후 모든 것이 뒤바뀌고 만다. 영화 은 두 남녀가..

사형수 아들을 향한 어머니의 애끓는 사랑 '크게 될 놈'

전남의 작은 섬마을에서 태어나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기강(손호준)이 가진 건 두둑한 배짱 하나가 전부다. 그의 그런 천부적인 성향을 진작부터 간파한 동네 어르신들은 비록 기강이 사고를 치고 돌아다니는 한이 있더라도 그더러 ‘크게 될 놈’이라며 치켜세우기 바빴다. 그러던 어느 날 기강은 친구 진식(강기둥)을 따라 서울로 올라오게 된다. 그와 진식은 진식의 삼촌이 운영하는 전당포에서 장물을 취급하는 일을 하면서 점차 돈에 욕심을 부리기 시작한다. 고향에서 바늘도둑에 불과했던 그들은 이로 인해 결국 소도둑이 되어간다. 우연히 거리에서 마주친 취객의 시계 등 소지품을 훔치면서 돈맛을 알게 된 그들의 범죄 행각은 날로 대담해졌다. 퍽치기로 사람을 해치는 일도 다반사였다. 크게 한 탕을 노린 그들은 결국 살인..

신분상승이냐 꿈이냐 '반도에 살어리랏다'

모 대학의 연기학과 시간강사로 일하는 오준구가 사실 진짜로 하고 싶었던 일은 가르침이 아닌 연기였다. 때문에 그는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내심 연기를 향한 꿈을 버릴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오준구에게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온다. 연예기획사에서 일하는 동기로부터 드라마 연기 제안을 받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다. 그가 근무하는 대학에서 정교수로 있는 최기호가 물러남과 동시에 오준구에게 정교수 일자리를 제안해온다. 둘도 없는 기회가 한꺼번에 찾아온 상황에서 오준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영화는 이때부터 오준구로 하여금 생계를 위한 선택을 할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선택할 것인지,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아슬아슬한 외줄타기의 상황 속으로 몰아넣은..

세상 모든 이들을 위로해주는 영화 '생일'

업무 차 베트남에 나가있던 정일(설경구)이 귀국한 건 수 년만의 일이다. 그 사이 집은 이사를 갔고 수소문 끝에 주소를 알아낸 뒤 집을 찾았으나 웬일인지 아내 순남(전도연)은 그를 문전박대한다. 딸 예솔(김보민)을 통해 접근을 시도하는 정일. 하지만 어렵사리 얼굴을 맞대게 된 순남으로부터는 여전히 찬바람만 쌩하니 부는 실정이다. 정일이 해외에 나가있는 동안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고, 수학여행을 떠나기 위해 세월호에 탑승했던 정일의 아들 수호(윤찬영) 역시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왔다. 순남은 이후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 했으나 정일은 그 기간 동안 귀국하지 않은 채 해외에 머물러 있었다. 두 사람 사이가 틀어진 건 바로 이 때문이다. 뒤늦게 귀국한 정일에게 순남은 대뜸 이혼 서류부터 ,끄집어낸다. 두 사람 ..

현대인들에게 던지는 묵직한 메시지 '가버나움'

레바논의 한 빈민가에서 태어난 자인(자인 알 라피아)은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자신이 몇 살인지조차 정확히 알지 못한다. 자인의 가정은 워낙 가난했던 까닭에 아이들의 학교 교육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그저 어른들의 일손을 도와 허드렛일을 하며 하루를 소일해야 하는 처지였다. 방치된 또래 아이들은 어른들의 흉내를 내며 담배를 피우거나 마약을 만들어 내다 파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자인의 가족 수는 대체로 많은 편이었다. 덕분에 좁고 지저분한 환경에서 온 가족이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느라 집안은 늘 북새통이었다. 집 안팎으로는 아이들의 울음소리와 떠드는 소리가 항상 끊이질 않고 있었다. 12살가량인 자인. 그의 아래로 형제가 여럿 있었는데, 그 가운데서도 자인은 바로 밑의 여동생 사하르(하이타 아이잠)에 ..

자코메티의 인간적 고뇌와 예술적 열정 '파이널 포트레이트'

작가 제임스(아미 해머)는 알베르토 자코메티(제프리 러쉬) 및 그의 동생(토니 샬호브)과 오랜 시간을 친구처럼 지내온, 친분이 꽤 두터운 사이이다. 그러던 어느 날 자코메티가 제임스의 초상화를 그리겠다며 모델이 되어줄 것을 부탁해온다. 3시간이면 완성된다고 했다. 아니 아무리 오래 걸려도 반나절이면 전부 그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제임스는 자신의 결정이 치명적인 덫으로 다가올 줄은 미처 모른 채 이를 흔쾌히 승낙하고 그의 초상화 작업을 돕기 위해 모델이 되어준다. 영화 는 조각계의 1인자로 알려진 알베르토 자코메티가 작가이자 친구인 제임스의 초상화 작업에 몰두했던 18일 동안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한 예술가의 고통스러운 창작 과정이 스크린 위에 오롯이 표출돼있다. 알베르토 자코메티는 인간의 본질을 ..

추악한 권력의 이면 '바이스'

예일대학교를 중퇴하고 주정뱅이로 지내오던 딕 체니(크리스찬 베일)를 변화시킨 건 그의 아내 린 체니(에이미 아담스)의 역할이 컸다. 성공 지향의 그녀는 삶의 목표가 뚜렷한 여성이었다. 당시만 해도 여성이 사회에 진출하여 두각을 나타내기란 쉽지 않던 시절. 린은 자신의 꿈을 남편을 이용하여 펼쳐 보이려는 속내를 지니고 있었으며, 이러한 그녀의 야심은 딕 체니를 통해 하나둘 실현되기 시작한다. 그녀는 주정뱅이로 살아가던 남편을 변화시켜 권력의 정점에 이르게 한 야심찬 전략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낸 것이다. 영화 는 미국 부통령의 자리에 올라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며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쥐락펴락했던 실존 인물 딕 체니의 삶의 궤적과 함께 그를 둘러싼 정치와 권력 이면의 막전막후를 위트 있게 그린 블랙 코미디 ..

마음 푸근해지는 영화 '햄스테드'

아름다운 전원 마을 ‘햄스테드’에서 살아가는 에밀리(다이안 키튼)는 1년 전 남편과 사별한 뒤 빚을 떠안는 등 위태로운 처지로 내몰린 상황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에밀리는 우연히 다락방에서 망원경으로 주변을 관찰하다가 숲속에 오두막을 짓고 혼자서 살아가던 도널드(브렌단 글리슨)를 발견하게 된다. 호기심이 발동한 에밀리는 며칠 뒤 다시 망원경을 꺼내들고 도널드를 관찰하던 순간, 그에게 심상치 않은 일이 발생하였음을 직감하고 경찰에 신고, 도널드를 위기에서 구하게 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두 사람은 인연이 닿아 만남을 지속하게 된다. 영화 는 살아온 환경이 서로 다르고 처지가 상이한 에밀리와 도널드가 강제 퇴거 위기에 놓인 도널드의 오두막을 함께 지키면서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찾아간다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

한 사람의 내면 세계에 집중하는 스릴러 '너는 여기에 없었다'

조(호아킨 피닉스)는 의뢰인의 부탁을 받고 은밀한 사건을 해결해주는 일을 하며 연로한 어머니와 단 둘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정치인 보토가 누군가에 의해 납치된 자신의 딸 니나(예카테리나 삼소노프)를 구해달라는 의뢰를 해온다. 그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현장을 덮친 뒤 니나를 구출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미션을 완수한 조가 니나를 의뢰인에게 인계하려던 순간, TV에서는 이번 사건을 의뢰한 정치인 보토의 자살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호텔방으로 수 명의 괴한이 들이닥친다. 무언가 일이 잘못됐음을 깨닫기도 전에 조는 이들에 의해 제압되고, 니나는 괴한들에 의해 또 다시 납치되고 만다. PTSD 앓는 청부업자, 그에게 의뢰된 미션 영화 는 주로 비밀스러운 사건을 해결해온 청부업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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