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치란 말야

지하철 와이파이 속 터지게 안 터지는군요

새 날 2013. 3. 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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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샘달 마지막날, 영화 '링컨' 시사회 참석을 위해 간만에 지하철을 이용했더랬습니다. 목적지까지는 3호선과 6호선 그리고 2호선을 번갈아 환승해야 하는 험난(?)하면서도 꽤나 긴 코스이지요. 이처럼 지루한 시간을 보낼라치면 손은 어느새 자연스레 핸드폰으로 향하게 되는데요. 별로 바람직스런 일은 아니지만, 일종의 조건반사 같은 현상인지라...

와이파이 접속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웬 걸요. 3호선 라인에선 아예 접속 불가, 2호선 라인에선 역에 정차할 때 연결이 되었다가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니 끊기고, 이후로는 접속이 된 것도, 끊긴 것도 아닌 현상 지속... 아울러 그나마 접속 상태에서는 인내심을 테스트할 정도의 느려터진 속도, 결국 성질 버릴까 봐 이용을 포기합니다. 참고로 접속망은 'T와이파이존'이었구요.

사실 지하철을 이용하며 가끔 와이파이를 사용해 오곤 했었는데, 이날처럼 연결이 극단적으로 신통찮았던 기억은 없었거든요. 짬짬이 요긴하게 잘 사용해 왔던 지라 제법 만족스러웠는데 말이지요. 그렇다면 접속 불량이 이날만의 문제였던 걸까요? 마침 이와 관련한 기사 하나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기사에 따르면 통신사들의 지하철 와이파이망, 본디 태생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그동안 사용자가 적어 지금과 같은 문제가 크게 대두되지 않았었는가 봅니다. 하지만 최근 이용자의 폭증으로 인해 불통 사태가 빈번해지게 된 것이지요.

지하철 와이파이망, KT나 SK텔레콤 모두 유선망 대신 와이브로망에 AP를 붙여 이용하는 방식인지라 근본적인 속도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빠른 속도의 열차 내 사용이란 특수한 환경에서 기인한 것이지요. 때문에 와이브로망이 아예 갖춰지지 않은 LG U+의 유플러스존, 객차 안에서는 사용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객차당 1개씩 설치된 각 통신사의 AP, 최대 객차 수용인원 모두가 동시에 접속하더라도 AP에게 있어 이들에 대한 정보 수용능력 따위 결코 버거운 일이 아닙니다. 동시 접속자 200명 정도는 충분히 수용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역에서 갈아타는 유동 이용자들 때문에 발생하게 되는 것이지요. 즉 객차 안에서 접속했던 이용자가 역에 내리더라도 그의 정보가 AP에 최소 2-3분 정도 남아 있다가 삭제되기에, 비록 이용에 따른 트래픽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타고 내리는 유동 이용자들이 넘쳐나게 된다면, AP의 정보 수용능력 또한 과부하에 걸리게 되는 셈이고, 결국 AP는 존재하지도 않는 이용자들을 수용하느라 새로이 접속 시도하는 이용자들에겐 불통이란 달갑지 않은 결과를 던져주게 되는 원리인 셈이지요.

역 구내에서 와이파이에 접속해 있다가 객차에 올라타는 순간 접속이 끊기는 현상 또한 잦습니다. 이는 역과 객차 내에 설치된 AP의 SSID에서 비롯됩니다. 역 구내나 객차 내에서 모두 같은 SSID를 사용하고 있고, 이들 사이에 자동 로밍이 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즉 스마트한(?) 핸드폰은 자신에게 저장되어 있는 SSID가 역 구내의 AP인지 객차 내의 AP인지 같은 이름 때문에 구별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지요. 결국 역 구내에서 접속하고 객차에 올라 계속해서 와이파이를 이용하고 싶다면, 현재로선 수고스럽더라도 접속을 끊었다 다시 접속하는 수동로밍(?)의 불편함이 따를 듯합니다.

현재 와이브로망 사용이란 기술상의 한계는 어쩔 수 없다손 쳐도 AP 등 그외의 것들로 인한 문제 해결, 기술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갈수록 이용자들이 늘어나는 추세이고, 안정적인 서비스 공급을 위해서라도 통신사들의 발빠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되어지는군요. 아울러 통신사의 입장에선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문득 들긴 하지만, 지하철뿐 아니라 이왕지사 버스 등의 환승 가능한 모든 대중교통에서도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이에 대한 서비스망이 대폭 확충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여담입니다만, 이날 와이파이 접속 불통에다 힘들게 멀리까지 찾아간 시사회장마저 배신, 극장 측의 기술적인 문제로 인하여 우리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을 한 시간 가량 기다리게 해놓고, 결국 시사회를 열지 못한, 유례 없는 대참사가 벌어졌답니다. 엎친 데 덮인 격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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