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일본 방사능 오염 공포, 국민은 불안하다

새 날 2013. 8. 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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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원 국무총리는 최근 인터넷과 SNS 등에서 떠돌고 있는 "일본 방사능 괴담"과 관련하여 지난 2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악의적으로 방사능과 관련된 내용을 조작 유포하는 행위를 추적, 처벌하겠노라고 밝혔습니다. 

 

일본 방사능 괴담 급속 확산

 

 

정총리도 언급했듯 사실이 아닌, 말 그대로 괴담 수준의 것들이 인터넷과 SNS라는 도구를 만나게 될 경우 날개를 달고 급속히 확산되는 경향이 있어 자칫 사회 혼란을 부추기는 도화선이 될 수도 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인터넷 상에서 떠돌고 있는 방사능 괴담이란 것이 과연 어떤 내용인지 살짝 살펴볼까요?

 

1. 일본 땅의 70% 이상이 세슘에, 절반이 고농도 방사능에 오염됐다

2. 정부가 고등어 값 등을 낮춘 이유는 일본 정부를 돕기 위해서다.

3. 우리나라 명태의 90% 이상이 일본산이다

4. 일본산 수산물이 러시아산으로 둔갑해 국내로 들어온다

5. 일본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유출량은 체르노빌의 11배 이상이다

6. 일본 주재 호주, 캐나다 등 대사관이 일본인에게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7. 일본은 살 곳이 못된다며 미국에 이민간 일본인 교수가 있다

 

대부분의 괴담은 사실 확인이 어렵고 조작되거나 거짓인 내용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정부에서는 식약처와 농축산부 그리고 해수부를 필두로 괴담 내용에 대해 사실이 아님을 적극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고, 총리 또한 괴담 유포자에 대한 처벌 의지를 보이며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직접 나섰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괴담의 원천은 정부 불신에서 오는 불안감

 

그렇다면 이러한 괴담은 무슨 목적으로, 왜 만들어졌을까요?  일본은 지리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와 가장 가깝습니다.  때문에 일본의 방사능 오염 소식은 우리에게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사안입니다.

 

더군다나 우리 정부가 먹거리 안전과 관련하여 이제껏 보여온 안일한 태도는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볼 때 여전히 미덥지 못한 그러한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도외시한 채 강대국의 눈치만을 보다가 마지못해 사후약방문 격으로 대처해온 경우가 다반사였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지리적 상황과 우리 정부의 미온적 대응이 방사능 오염이란 공포와 맞닥뜨리게 되자 불안감은 극대화된 것이고, 이에 대한 표출 방식 중 하나로 괴담이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져 시중에 돌아다니게 된 것입니다.  결국 작금의 괴담이 만들어진 이면에는 정부에 대한 불신이 한 몫 단단히 자리를 잡고 있는 셈입니다.

 

일본 방사능 오염 공포는 현재진행형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2년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한 공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일본이 지난달 10일 원전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며 시인한 이래 7월에만 후쿠시마 원전과 관련한 이상징후가 6차례나 발생하였습니다.

 

ⓒ세계일보

 

일본은 당시 원전 근처 바다에 차단벽과 방조제가 있어 그 밖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난 2일 밤 긴급 소집된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와 도쿄전력회의석상에서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 100톤이 매일 차단벽을 넘어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어 앞서 있었던 오염수의 유출을 인정하면서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던 자신들의 발표가 모두 거짓이었음이 드러난 것입니다. 

 

아울러 일본은 2011년 5월 이후 오염수에 포함돼 바다로 유출된 방사성 삼중수소가 최대 40조 베크렐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가 방사능 오염에 대한 사실을 지속적으로 은폐하며 감춰왔던 이면이 속속 드러남에 따라 이제껏 알려졌던 방사능 오염 정도에 비해 훨씬 심각한 상황일 것이라 예측돼 일본과 우리 정부의 대응이 시급해 보이는 상황입니다.

 

베크렐 : 방사능 물질이 방사능을 방출하는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방사능의 국제단위(SI)로 베크렐(Bq)로 표시한다.  방사성 원소는 여러 방사선을 방출한다.  이 때 방사성 원소의 방사능은 방사성 시료가 단위시간 동안 붕괴를 일으키는 평균 횟수(붕괴 횟수/시간)로 측정된다.  1Bq의 방사성 물질은 1초당 1번의 붕괴를 하는 양이다.  출처 : 두산백과

 

한편 2일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가 "유명 과학 잡지에 실린 일본오염지도에 따르면 영토의 70%가 세슘에 오염됐다.  땅이 세슘으로 오염됐으면 땅에서 나는 농산물에도 세슘이 포함됐다고 봐야 한다.  아울러 러시아 해역도 방사능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일본산 생태 뿐만 아니라 러시아산 동태에서도 세슘이 검출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시중에 따돌고 있는 괴담의 일부가 사실임을 밝혔습니다.

 

아울러 우리의 식품 수입 시스템으로는 방사능 오염을 차단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방사능 괴담이 떠돌자 "방사능 오염 식품이 발견되지 않았다"라는 조사 결과를 연이어 내놓고 있습니다만, 항만이나 공항 등 식품이 통관되는 과정에서 방사능 오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턱없이 부족하기에 설사 오염물이 들어온다 해도 수입 후 점검할 수 있는 것 외에는 뚜렷한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나마도 표본을 뽑아 일부만 검사하기에 오염 식품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방사능에 대한 안전기준도 미흡합니다.  우리의 세슘안전기준은 370 베크렐로 일본 100 베크렐의 4배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식약처에서 실시하고 있는 가공식품에 대한 방사능 측정 또한 적합이냐 부적합이냐만으로 기재하고 있어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없는 노릇이기에 수산물과 농산물뿐 아니라 이를 이용한 가공식품에 대한 불안감마저 점차 확산되어가는 추세입니다.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화를 키운다

 

정부는 방사능 괴담이 떠돌자 국내에선 방사능 오염 식품이 발견된 적 없으며, 철저히 관리하고 있으니 안심하라는 메시지와 함께 한편으로는 괴담 유포자들을 색출, 처벌하겠노라며 국민들에게 으름장을 놓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단세포와 같은 방식으로 국민들의 방사능 오염 공포를 잠재울 수 있을까요?

 

가뜩이나 방사능 공포로 오들오들 떨고 있을 국민들에게 괴담 유포자를 잡겠다며 또 다른 공포감을 심어주기보단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괴담이 유포되고 있는 원인을 먼저 분석하여 그에 따른 처방대책을 내놓는 게 오히려 수순에 맞지 않을까요? 

 

 

한편 수입 식품에 대한 방사능 오염 검사 장비가 태부족인 것으로 조사되었기에 이를 완비하여 통관작업시 방사능 오염 식품의 완벽한 감시와 차단이 가능하게 된다면 다행스런 일입니다만, 천문학적인 장비 가격도 무시 못할 상황일 테고 설사 이것이 준비된다 하더라도 결국 통관 과정에서의 오염 여부를 밝혀내는 일은 사후약방문과 같은 일이기에 진원지를 없애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일 것입니다.

 

중국의 경우 일본 내 10개현의 모든 수산물을 수입 금지 조치하고 있고, 미국 또한 주요도시 연안 생선에 대해 사실상 전면적으로 수입을 금지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일본 내 8개현에서 생산된 49개의 품목만을 수입 금지하고 있으며 이마저도 정부가 수입을 막은 것이 아니라 일본 스스로 수출을 금지한 것이라 합니다.  

 

방사능 오염에 관한 한 가능성 높은 해당 식품을 원천 봉쇄하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일이며 이는 결국 수입 금지만이 유일한 방법일 것입니다.  일본 정부에 끌려다님 없이 우리 정부가 주도하는 수입 금지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아울러 일본이나 기타 다른 나라에 비해 턱없이 낮은 방사능 안전기준 또한 적정 수준으로 높여 국민들의 불안감을 씻어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식약처와 농축산부 그리고 해수부, 식품 관련 부처가 3곳으로 산재해 있어 지금으로선 업무상 이해관계가 충돌하며 정책 혼선을 불러올 개연성이 무척 높아 보이는 상황입니다.  부처 이기주의와 밥그릇 싸움에 빠져 자칫 해당 정책에 공백이라도 생기게 된다면 그에 따른 결과는 고스란히 국민들 몫으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단순 괴담을 확대재생산하며 공포감을 더욱 확산시켜서도 안되겠지만 국민들의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를 괴담으로 치부하며 이들을 처벌하려는 정부의 발상도 옳지 않습니다.  정부는 괴담 유포자들을 무턱대고 잡아들여 범법자를 양산하려들지 말고 이러한 괴담이 왜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는지를 곰곰히 곱씹어봐야 할 것입니다.  

 

이제껏 그래왔듯 일본정부는 최대한 사실을 은폐하려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일본의 발표만을 믿고 끌려다니지 말아야 할 것이며, 단 0.1%만의 위험이 도사린다 하더라도 국민들의 생명 및 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을 고려, 전면 수입 금지 등과 같은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쉬쉬거리며 무언가를 숨기기에 급급한 듯한 인상을 심어주어선 안 될 노릇이며 위험 요소가 있는 정보에 대해선 즉각적이며 투명한 공개로 국민들의 불안을 불식시켜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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