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경험의 즐거움

장르 넘나드는 화려한 액션 '미이라'

새 날 2017. 6. 8.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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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내전과 테러로 역사 유물들이 파괴되는 등 단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곳이다. 닉(톰 크루즈)과 베일(제이크 존슨)이 이곳에 뛰어들었다가 막다른 궁지에 몰리게 된 것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적진의 집요한 공격 때문이다. 사방에서 총탄과 포탄이 날아들던 순간, 그들이 도피하여 은신 중이던 건물마저 결국 와르르 무너지고 마는데...



바로 그 때다.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로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다. 땅속 깊숙이 패인 곳에 고대 유물의 대규모 흔적이 떡하니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의 수습을 위해 제니(애나벨 월리스)가 추가로 투입되고, 이들은 미이라로 추정되는 관을 수송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거대한 모래폭풍이 엄습해오는 상황에서 서둘러 작업이 진행되는데...



하지만 미이라를 수송하는 일은 생각만큼 녹록지 않았다. 비행기 안에서 벌어지던 일들은 무언가 석연치 않은 사건의 연속이다. 고대 유적지 현장에서 거미에 물린 뒤 나타나기 시작한 베일의 이상 행동으로 수송선 안은 이내 난장판이 되었고, 정체불명의 날짐승들이 조종석 유리창을 뚫고 마구 날아들더니 비행기를 아예 조종할 수 없는 아비규환의 상황으로 돌변시켜놓는다. 엔진에 불이 붙고 날개마저 하나 둘 떨어져 나가기 시작한다. 비행기는 급격히 균형을 잃은 채 지상을 향해 그대로 곤두박질치는데...



닉 일행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어 수송 중이던 관은 수천 년 전 비뚤어진 욕망 때문에 산 채로 미이라가 된 것으로 전해져오는 아마네트(소피아 부텔라) 공주의 것이었으며, 수송선 안에서 벌어지던 기이한 현상은 닉과 베일 그리고 제니의 의도치 않은 도움으로 수천 년만에 부활에 성공하여 마침내 다시금 세상 빛을 보게 된 아마네트가 지니고 있던 어둡고 흉측한 분노 및 파괴력의 영향 때문이었다.



영화는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지닌 분노의 화신 아마네트가 완벽한 부활을 꿈꾸며 그의 매개로 낙점된 닉과의 쫓고 쫓기는 이야기를 주요 축으로 하고 있으며, 이 세상을 파괴하려는 어두운 세력과 맞서 싸우기 위해 조직적으로 대응에 나선 헨리 지킬(러셀 크로우)과 그의 주변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또 다른 축으로 하고 있다. 더불어 목숨이 경각에 달한 상황에서 고난을 함께 극복하는 닉과 제니와의 이뤄질 듯 말 듯한 애틋한 사랑도 한 축을 이룬다.



우린 흔히 '톰 크루즈 표 액션'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한다. 그가 등장하는 작품은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와 품질을 보장한다는 의미다. 이 영화 역시 기대치 만큼의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작품이다. 그는 이번 작품 속에서도 쉼 없이 달리고 부딪히며 넘어지거나 바닥을 구른다. 그 가운데서도 추락하는 비행기 안에서의 액션 신이 내겐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제니에게 낙하산을 양보하고 밖으로 떠나보낸 뒤 추락 직전 그의 얼굴을 스치던 그 허무하거나 씁쓸한 표정은 도무지 잊을 수가 없다. 



분노와 파괴의 여신 아마네트 배역의 '소피아 부텔라'는 자신의 캐릭터 이상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독기 품은 표정으로 이 세상을 향해 퍼붓던 저주는 섬찟함 그 자체다. 미이라가 된 채 뼈만 앙상히 남은 육신으로부터 점차 완벽한 형체를 갖춰가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에 의해 희생되는 대가를 치른다. 오롯이 자신의 완벽한 부활을 위해 이 세상에 저주를 퍼붓고, 사람들의 기를 빼앗는 장면은 상당히 공포스러우면서도 그로데스크하다.



시종일관 쉴 틈 없이 전개되는 시원하고 화려한 액션은 관객들의 오감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판타지로부터 액션, 그리고 스릴러와 공포, 아울러 로맨스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화려한 장면들이 스크린을 가득 수 놓는다. 볼거리가 많으니 지루할 틈이 없다. 판타지 액션 장르로서의 덕목을 온전히 갖춘 셈이다. 화려한 액션에 목말라 하는 관객들의 욕구를 일정 부분 메워줄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는 '다크 유니버스' 세계관의 첫 작품으로 알려져있다. 무난한 출발이다. 이후 선보이게 될 작품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기대감을 높이게 된다.



감독  알렉스 커츠만


이미지 출처 : 네이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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