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안철수, 뚜렷한 그의 정체성 드러내다

새 날 2017. 4. 2. 14:12
반응형

5.9 대선이 임박해오면서 대선 주자들의 움직임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독주가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에서 여타 진영이 그에 맞서 연대론을 펼치거나 또 다른 진영에서는 독자노선을 고수하고 있는 형국이다. 우선 연대론을 거론하고 있는 세력부터 살펴 봐야 할 것 같다. 이에는 새누리당의 후신인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그리고 국민의당과 제3지대 빅텐트론을 펼치고 있는 세력들까지 모두를 아우른다. 문재인 전 대표만이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인 셈이다. 


연대론에는 김무성, 유승민, 김진태, 홍준표, 김종인, 정운찬, 안철수 등의 인물이 자의반 타의반 거론된다. 출신 성분이나 성향을 놓고 볼 때 스펙트럼이 그야말로 광활하다. 이들은 표면상 개헌을 명분 삼고 있으나 이조차 여의치 않자 결국 '반문패권'이라는 단일 연결고리를 만들어 다분히 의도적인 구심력을 형성하고 있는 모양새다. 오로지 문재인 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의 집권을 막기 위한 연대로 읽힌다. 물론 아직 뚜렷한 주도세력은 없다. 구체적인 움직임도 포착되지 않고 있다. 


아울러 각기 세력이 지닌 가치관과 이념의 이질성을 뛰어넘어 혹여 최종 연대가 성사된다고 해도 문재인 전 대표와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세력으로 성장한다거나 그 이상의 파괴력을 선보일 수 있을지의 여부는 불투명하다. 다만, 우리는 자신들의 정치적 이념이나 정체성 그리고 가치관과는 관계 없이 오로지 '반문재인'이라는 공통 화두를 꺼내든 채 공동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사실을 통해 역설적이게도 비정상적이고 상식적이지 못한 우리 사회를 올곧게 바로 세울 수 있는 인물과 세력이 누구인지 여실히 터득하게 된다.


한편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에서 승승장구하며 대선주자 여론조사 2위까지 치고 올라온 안철수 전 대표의 선전이 근래 유독 눈에 띈다. 언론들 역시 이러한 분위기를 연일 전하며 안철수 후보 띄우기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보수 진영이나 제3지대 빅텐트론을 주장하고 있는 세력들마저 연신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입장이니, 안철수 그의 몸값이 치솟을 법도 하다. 



각 진영에서 일제히 쏟아내놓고 있는 연대론을 무시하면서 끝까지 독자노선을 고집하더니 어느새 탄력을 받고 있는 안 후보다. 이쯤되면 스스로 고무될 법도 하다. 근래 목소리의 톤이 달라진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안철수 전 대표가 주장하고 나선 것처럼 문재인 후보와 안 후보가 나란히 양강 구도를 이뤄 결국 이번 대선이 두 사람의 대결로 압축될 것이라는 예측은 아전인수로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상수보다 변수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작금의 반문 연대론자들은 정강 정책 그리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진정한 비전 제시는커녕 좌파니 우파니 하면서 과거의 악습인 이념에 기반한 편가르기에 여념이 없고, 여전히 지역주의에 기댄 채 오로지 대통령이 되겠노라는 사심(?) 하나만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이다. 그렇게 네거티브는 나쁜 것이라며 욕하더니 오히려 이를 더욱 즐기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쯤되면 대통령병에 걸린 사람들의 오합지졸쯤으로 비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안철수 후보라고 하여 별반 다르지 않다. 연설할 때 목소리의 톤마저 변화시키고 이미지 변신을 꾀한 듯한 최근 그의 모습으로부터는 왠지 모를 안쓰러움과 애잔함 따위가 묻어나온다. 


그는 국가 지도자로서의 역량과 자질을 앞세우기보다 언제나 '기-승-전-반문재인'이었다. 오로지 문재인을 죽이고자 구심력을 구걸하고 있는 여타의 세력과 전혀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정치인은 제도권에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며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로 대변되는 양 진영의 장외집회에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노라는 최근 그의 주장은 모든 진영을 자신의 우호 세력으로 흡수하고 싶다는, 결과적으로 문재인을 누르고 어떡하든 대통령이 되겠다는 욕망에서 비롯된 무리수로 읽힌다. 올바른 정치인이라면 오히려 국민들 속으로 파고들어가 그들과 함께해야 함이 옳지 않을까?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미결수의 신분이다. 앞으로 검찰의 수사가 이뤄질 테고, 이를 토대로 법원의 법적 판결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사면을 언급한 건 그의 대통령병에 대한 조급증을 드러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친박이든 비박이든 간에 헌법 파괴를 일삼은 범죄자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한솥밥을 먹던 새누리당이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이라는 이름으로 옷을 싹 갈아입은 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대통령을 하겠노라며 나서고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한 편의 희극이 따로 없다. 


도대체 국민 수준을 얼마나 우습게 알고 있으면 이렇듯 과거의 악습을 고스란히 반복하고 있는 걸까. 특히 헌재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를 부정하고 추종세력을 선동, 광장에 모여 반국가 행동을 일삼고 있는 친박 세력의 수장들이 대통령을 하겠노라며 나서고 있는 모습은 분노마저 일으킨다. 안철수 후보가 진영 논리에 빠지지 않고 모든 세력을 아우르겠노라는 발상은 그동안 이념 갈등 때문에 사회 혼란이 지속돼온 측면에서 볼 때 일견 바람직스럽지만, 적어도 현재 태극기로 대변되는 헌법 파괴 세력만큼은 선을 그어야 함이 마땅하다. 


오로지 '반문재인'만을 외치며 양비론을 펼치다가도 아쉬울 땐 또 다시 양다리를 걸치면서 모든 세력으로부터 지지를 구걸하는 듯한 안철수의 얄팍한 최근 행보는, '새정치'의 모호성을 잇는, 그동안 그가 보여온 그만의 뚜렷한 정체성에 다름아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