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치란 말야

안드로이드와 윈도 동시 구동 실현되나

새 날 2016. 9. 7. 12:29
반응형

인터넷 커뮤니티와 IT 관련 카페 등에 아주 따끈따끈하면서도 귀가 솔깃할 만한 새로운 소식이 올라왔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서 복수 운영체제를 구동하는, 그러니까 구체적으로는 안드로이드OS와 윈도OS를 동시에 구동하는 방식을 특허 출원했다는 소식이다. 실제로 특허정보검색서비스를 제공하는 키프리스에는 '복수의 운영체제가 설치된 디바이스를 제어하는 방법 및 디바이스'라는 삼성전자를 출원인으로 한 발명 명칭이 9월 6일자로 올라와 있다. 


사실 한 기기에서 두 개의 OS를 사용하는 형태는 새삼스러운 기술이 아니다. 이미 중국 업체들과 이들의 기기를 OEM 방식으로 시장에 공급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중소 업체들이 듀얼OS 기기들을 대거 선보여 왔기 때문이다. 실은 삼성전자도 진작부터 듀얼OS에 관심을 가진 바 있고, 이를 키우기 위해 무던히 애써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해당 꿈을 실현하는 데는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비운의 기기 아티브Q ⓒ삼성전자


지난 2013년, 듀얼OS 구동이 가능한 노트북 '아티브Q'의 출시를 예고했다가 특허 문제로 한 차례 좌초된 바 있고, 이러한 아픔을 딛고 다시 미국 특허청에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을 독에 연결하여 윈도OS로 전환 가능한 모바일 기기 관련 특허를 출원, 마침내 듀얼OS에 대한 꿈을 실현시키는 듯싶었으나, 결국 두 운영체제 회사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압박으로 꿈을 접게 된다. '아티브Q'를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으로 밀려던 애초의 전략은 차질을 빚고 만다. 그 사이 우리나라의 듀얼OS 태블릿 시장은 저가 공세에 나선 중국 업체들이 독차지해 왔다. 지난해 3월 전체 태블릿 시장의 1.1% 수준에 머물던 듀얼OS 태블릿의 시장 점유율은 같은 해 8월 13.3%까지 치솟는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뜬금없이 흘러나온 삼성전자의 듀얼OS 관련 특허 출원 소식은 반갑기 짝이없다. 더구나 초보적인 기술에 그치고 있는 중국 제조사들과는 달리 적어도 몇 세대는 앞서 있을 법한 획기적인 방식을 선보이고 있는 터라 더더욱 그렇다. 우리 시장에 쏟아진 기존의 듀얼OS 제품군은 안드로이드에서 윈도로, 혹은 그 반대로 스위칭만 가능할 뿐 이종 OS 간 자유자재로, 그리고 동시에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른 OS를 사용하려면 매번 새로운 부팅 절차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뒤따르는 까닭에, 특별한 기술이라기보다는 그냥 한 기기 내에서 이질적인 OS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아울러 전혀 다른 성향의 OS인 까닭에, 그러니까 x86과 arm 아키텍쳐라는, 각기 운영체제에 최적화된 하드웨어의 궁합도 전혀 다른 데다, 전력 소모 방식 또한 사뭇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사실 한 디바이스 안에 두 개의 운영체제를 넣는 기술은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다. 정작 중요한 건 이를 최적화하는 기술이 아닐까 싶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듀얼OS 기기들이 화려한 스펙과 범용적인 활용성이라는 뛰어난 장점을 갖고 있으면서도, 태블릿이라는 기기 본연에 충실하지 못한 이유는, 다름아닌 두 운영체제의 각기 다른 특성에 맞춰 동시에 이를 최적화시키는 기술이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극악의 전력소모와 불안정한 기기의 형태로 발현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삼성전자가 출원한 특허는 중국이 선점한 방식의 단순한 스위칭이 아닌, 이질적인 두 운영체제의 진정한 동거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는 공개된 특허 관련 이미지를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한데, 그러니까 이론상 두 OS가 동시에 부팅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 운영체제의 변환 절차를 마치 앱을 사용하듯이 그냥 터치 한 번만으로 자유롭게 이동 가능하게 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구동 방식이 실제로 구현된다면 앞서 언급한 중국 제품들은 일순간 오징어(?)로 둔갑할 수밖에 없을 테고, 삼성전자가 듀얼OS 기기 시장을 평정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 같다. 그만큼 획기적인 기술이라는 의미이다. 물론 스마트폰에만 국한된 기술이라면 차원은 전혀 달라질 사안이겠지만 말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어쨌거나 이제 사용자들의 관심은 온통 한 곳으로 쏠리고 있는 양상이다. 삼성전자가 특허 출원한 해당 기술을 실제로 현실화할 수 있느냐의 여부다. 관련 특허 내용은 누가 보아도 흥미있는 발상이자 획기적인 기술이 아닐 수 없다. 현재 듀얼OS 태블릿 시장의 점유율을 놓고 볼 때 시장에서의 안착 가능성도 비교적 높아 보인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실제로 구현이 가능한 기술인지에 대해선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따라서 단순히 특허로 끝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혹여 실제로 기술력을 갖췄다 하더라도 '아티브Q'의 사례에서처럼 두 운영체제를 틀어쥐고 있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양 진영이 해당 기술의 탑재를 과연 우호적으로 받아들일 것인가의 여부도 관건이 아닐 수 없다. 


어떠한 새로운 기술이, 단순히 아이디어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제대로 발현되어 시장에서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여건과 환경이 먼저 갖춰져야 할 텐데, 이번 사례가 과연 그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기만 하다. 최악의 경우 어쩌면 구체적인 기술 요소의 뒷받침 없이 단순히 두 운영체제 사이에서 자유롭게 구동 가능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만을 특허 출원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거나 우리의 관심은 안드로이드와 윈도를 실질적으로 동시에 품은 기기가 시장에 출현하느냐 마느냐의 여부다. 과연 가능할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