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치란 말야

윈도폰 카톡 서비스 종료, 가치보다 이윤 택한 카카오

새 날 2016. 10. 2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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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윈도폰 플랫폼의 카카오톡 서비스를 접기로 했다는 소식입니다. 오는 12월 5일을 기점으로 윈도폰 버전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한 것입니다. 물론 최근 카카오의 사업 행보와 그의 방식을 놓고 본다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카카오의 기업 색깔이 다음과의 합병 이후 여실히 드러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렇듯 정작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하니 윈도폰 사용자들에게는 날벼락과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으며, 윈도폰 사용자의 한 사람으로서 내심 섭섭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짐작컨대 많은 윈도폰 사용자들이 어플 부재 등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이제껏 윈도폰을 사용해 올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가 바로 카카오톡의 존재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전체 스마트폰 중 윈도폰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아주 미미합니다. 그나마도 최근 점유율이 급전직하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시큰둥한 시장 반응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별다른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윈도 운영체제 기반 스마트폰의 판매량 점유율은 수량 기준 0.7%를 기록했습니다. 2015년 같은 기간 동안의 점유율인 2.5%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 수치입니다. 윈도10이 출시됐음에도 이렇듯 뒷걸음질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덥지 않은 행보 때문일 것입니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는 윈도10 기반의 윈도폰 출시는 아예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드문드문 들려 왔던 출시 계획마저 이제는 눈을 씻고 찾을래야 찾을 수도 없는 실정입니다. 에이서 '제이드 프리모' 등의 출시가 곧 임박했노라는 소문만 무성했지 정작 시장에 그 모습을 드러낸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습니다. 


덕분에 국내 윈도폰 사용자들의 대부분은 외국에서 언락폰을 해외 직구 형태로 구입, 사용해 오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사실 국내에서 윈도폰이 정식으로 출시된 건 벌써 수년 전의 일인 데다, 출시 이후 시장의 기대감과는 달리 어플 생태계의 부재 등으로 인해 사용자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 당해 온 입장입니다. 관련 기업들이 국내 출시를 머뭇거리고 있는 것도 다름아닌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는 윈도폰에 대한 카카오톡 지원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선언하였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생명 연장을 꿈꿔 왔던 윈도폰에는 결정적인 치명타입니다. 카카오가 다음과 합병한 이래 벌여 온 행보를 놓고 보건대, 그러니까 카카오의 사업 스타일로 유추해 보건대, 카톡의 윈도폰 지원 중단은 충분히 예견됐던 사안입니다. 카카오는 다음과의 합병 법인이 된 이래 한 마디로 돈이 되지 않는 사업들에 대해 줄줄이 철퇴를 가하거나 시장에서 철수시켜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불거진 이용자들의 불편과 아우성 따위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서비스 이용자들에 대한 배려보다는 철저하게 이익만을 좇는 행보를 거듭해 온 카카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1%도 채 되지 않는 윈도폰 따위가 그들의 관심 영역 안으로 들어 올 리 만무합니다. 윈도폰이 차가운 냉대를 받는 건 지극히 당연한 결과입니다. 


물론 카카오의 사업 방식에 대한 성과를 논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이토록 철저하게 이윤만을 추구하는 사업 방식으로 과연 얼마나 대단한 성과를 거두게 될지 내심 궁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스타일은 카카오 스스로가 내세우고 있는 목표 내지 가치와는 전면 배치되는 모습이라 한편으로는 무척 씁쓸합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전 우주 통신규약을 꿈꾸는 대한민국 대표 메신저'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 홈페이지


그러나 카카오가 내세우고 있는 가치와 윈도폰 플랫폼 포기 정책은 결코 어울릴 법하지 않은 조합입니다. 오히려 더욱 끌어 안아야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한민국도 아닌 전 우주의 통신규약을 꿈꾼다면서 스스로가 설정해 놓은 가치마저 당장 돈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이유 때문에 내차버린다면, 과연 어떤 방식으로 전 우주 통신규약을 꿈꾸겠다는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이 대목에서 카카오톡의 경쟁제품인 네이버의 '라인'을 사례로 들어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네이버 라인 페이지


모두가 알다시피 국내 대표 메신저는 누가 뭐라 해도 '카카오톡'입니다. 적어도 국내에서 만큼은 '라인'은 2인자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인'은 여전히 윈도폰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메신저의 특성상 얼마나 많은 플랫폼을 지원하느냐는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사용자가 어떤 메신저를 활용할지 고를 수는 있을지언정, 메신저가 플랫폼을 가린다는 건 절대로 있어선 안 될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전 우주 통신규약임을 자처하는 메신저이기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카카오 역시 이와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전 우주 통신규약을 꿈꾼다고 말했을 겁니다. 하지만 라인이나 왓츠앱, 텔레그램, 페이스북 등 여타 메신저들의 지원 플랫폼과 비교해 보면 카카오가 현재 얼마나 편협한 방식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지 여실히 깨닫게 됩니다. 때로는 다소 비용이 드는 한이 있더라도 가치를 지키는 일이 이익 이상으로 소중하다는 사실을 카카오는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눈앞의 이윤에만 집착하는 것 같아 짐짓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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