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되기 위해 임용고시를 준비해 오던 혜원(김태리)은 시험에 낙방한다. 혜원과 함께 시험을 치른 남자친구의 합격 소식은 그녀를 더욱 의기소침하게 하는 유인이 되게 한다. 결국 짐을 싸서 고향집으로 내려오고 만 그녀다. 잠시 쉬어갈 요량이었다. 도시 생활에 지친 그녀에겐 당분간 휴식이 필요해 보였다. 다행히 어릴 적 함께 자란 또래들 몇몇도 이곳에 터를 잡아 살고 있어 그나마 외로움은 달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가운데서도 지역의 단위농협 점포에서 텔러로 일하고 있는 은숙(진기주)이 혜원을 가장 반겼다. 은숙은 혜원과 마찬가지로 자신을 둘러싼 현실이 고달프고 싫었다. 조그마한 시골 단위농협 점포에서 쳇바퀴 돌듯 생활하는 게 영 갑갑하기 만했기 때문이다. 도피하고 싶었다. 일탈하고 싶었다. 이렇듯 은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