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초등학생보다 못한 새누리당 최경환 대표의 막말

새 날 2014. 4. 3.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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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의 막말 "너나 잘해"

 

2일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 도중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너나 잘해"라며 도를 넘는 막말을 퍼부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최 대표는 불과 하루 전인 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우리 국회가 상식이 무너졌다. 상식의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라는 주장을 한 바 있다.  

 

ⓒ서울신문

 

아울러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지난달 26일 '국민통합 공감 토론회'를 열어 정치인의 막말에 대해 엄격한 평가 기준으로 감시 평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한 지 불과 일주일밖에 안 지난 시점이다.

 

2005년 개봉하여 화제를 불러모았던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서 배우 이영애 씨의 냉소 섞인 대사로 당대의 유행어가 됐던 '너나 잘하세요'를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이 아닌 민의의 전당 국회에서, 그것도 반말로 듣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물론 정치인들의 막말이 비단 어제 오늘만의 문제가 아님은 분명하다.  정치인에 대한 국민들의 신망이 바닥을 긁고 있는 이유 여럿 있겠지만, 이러한 막말 관행이 중요한 단초를 제공하고 있을 듯싶다.  막말 퍼포먼스는 그들 스스로 품격을 떨어뜨리는 꼴이 아닐 수 없다.  일찍이 시장조사 기관 닐슨컴퍼니코리아가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교사, 대학교수, 언론인, 검사, 공무원 등 12개 직업군 중 국회의원의 사회적 신뢰도가 10점 만점에 2.4점으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막말에도 엄연히 종류가 있을 법하다.  즉 정치적 의도가 숨겨져있는 수사적 표현이 그 중 하나일 테고, 다른 하나는 말 그대로 유아적 막말 표현이 그에 해당할 테다.  그렇다면 최 대표의 막말은 그들 중 어디쯤일까?  아직 인격이 덜 여문 듯한 유치한 수준의 발언 속성상 당연히 후자에 해당하겠다.

 

초등학생보다 못한 최경환 원내대표

 

상식을 복원하자고 주장하던 사람이 단 하루만에 스스로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하고 있으니, 말과 행동이 달라도 어찌 이토록 다를 수 있을까?  언행일치라는 표현은 바로 최 대표를 염두에 두고 나온 말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정당, 그도 과반이 넘는 거대 집권여당의 대표가 한 발언은 결국 당 전체의 의견과 같은 효력을 발휘한다.  새누리당이 같은 정치인인 야당 대표를 이렇게 벌레 쳐다보듯 바라보고 있다는 것은, 국민들을 향한 시선 역시 이보다 더욱 곱지 않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만일 초등학생들이 학급회의를 개최해 누군가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고 있는 와중에 거기에다 대고 "너나 잘해"라고 외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엄청난 비난을 감수해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제재를 당할 것이 틀림없다.  이는 초등학생들조차 절대로 해선 안 될 일종의 에티켓인 것을, 어른들이, 그것도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에서, 또한 집권여당의 대표라는 작자가 이러고 있으니 정치인들의 신뢰가 바닥을 뚫고 지하로 떨어지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

 

그렇다면 정치적 수사 표현과 유아적 막말의 구분은 어떻게 이뤄질까?  간단하다.  유아적 수준을 갓 벗어난 초등학생들에게 물어보자.  정치인들의 막말을 이들에게 물어보아 문제가 있다고 대답한다면, 이는 유아적 막말일 테다.  정치적 수사 표현은 아직 무슨 의미인지도 모를 테니 말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에티켓이라 할 수 있는 발언의 수준 정도는 외려 초등학생들이 더욱 잘 알고 있을 터, 이로써 최 대표는 초등학생들보다 못한 수준이란 사실을 인증한 셈이 돼버렸다.

 

상대방의 약점을 후벼파는 저열한 정치적 수사 표현 역시 나쁜 관행임엔 틀림 없다.  하지만, 그보다는 욕설, 비속어, 사자모욕 그리고 비아냥과 같은 유아적 행태의 막말이 더욱 문제가 된다.  이는 정치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정치인들에 대한 희화화로 국민들의 정치 혐오감을 더욱 높이는 셈이 될테니 말이다.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 링컨은 유머감각이 뛰어나고 재치있는 화법과 풍자로 상대방을 늘 긴장시켰단다.  우리 정치인들도 가시돋친 막말로 상대방에게 비수를 꽂거나 이로 인해 국민 감정마저 스크래치 내지 말고, 보다 품격있고 재치있는 풍자를 선보였으면 싶다.

 

최경환 원내대표 정중히 사과하고 책임져야

 

정치인들 스스로 입에 걸레를 문듯 막말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행태에 대해선 별로 관심이 없다.  그저 자신들의 수준을 인증하고 있는 셈이니 말이다.  다만 이러한 관행들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해악과 파급효과를 감안한다면, 철퇴가 가해져야 함은 분명하다.

 

다만, 지난해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주장한 것처럼 막말을 막기 위해 윤리 규정을 강화하자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가면서까지 이를 규제하는 것도 좋은 모양새는 결코 아닐 듯싶다.  물리적인 제재보다는 정치인들 스스로의 자중 노력을 바래야 함이 맞겠다.  아울러 상식을 복원하자던 최 대표의 주장대로 그를 위해 스스로 밀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야당과 국민들 앞에 머리 숙여 정중히 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대표자리에서 물러나시길 바란다.

 

'혀 밑에 도끼가 있다'라는 옛말이 있다.  말이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음을 경계하는 것이다.  '소더러 한 말은 안 나도 처(妻)더러 한 말은 난다'란 표현은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말을 조심하라는 의미이다.  요즈음 우리 정치인들이 반드시 새겨들어야 할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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