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설 연휴 스팸문자 폭탄에 많이 당황하셨죠?

새 날 2014. 2. 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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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스팸문자나 보이스피싱으로 이용되는 전화 회선으로 의심될 경우 이를 차단하는 법적 근거를 확보하기로 했단다.  문자메시지 발송 사업자 요건 또한 강화된다.  물론 이는 최근 이슈화된 카드사 정보 유출 사건에 따른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후속 조치들이다. 

 

설 연휴 폭주한 '도박' 스팸문자메시지

 

수사기관이 범죄에 제공되는 전화 회선 차단을 방통위에 서면으로 요청시 통신사가 의무적으로 전화 서비스를 중단토록 하겠다는 것이며, 관련법을 개정, 2월 임시국회에서 이를 처리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늑장 조치를 비웃기라도 하듯 이번 설 연휴를 전후해 스팸문자가 더욱 기승을 부리며 폭주했다.  하루 3,4통은 기본인데다가 야심한 밤 시간대는 물론, 곤히 잠든 새벽에까지 그들은 쉼 없이 번호를 이리 저리 바꿔가며 날려 보냈다.  덕분에 이들 문자에 놀라 밤잠을 설쳐댈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시기가 참으로 절묘하지 않을 수 없다.  카드사의 개인정보 유출 파문으로 인해 전국이 온통 벌집을 쑤셔놓은 듯 떠들석할 즈음 대폭 늘어난 스팸문자, 국민들은 이번에 유출된 자신의 개인정보가 또 다른 업자들에게 이미 넘어가 악용된 탓이라며 자연스레 2차 피해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다.  정보 유출이 된 건 이미 작년에 벌어진 일이었고, 다만 그에 따른 결과 발표를 최근에 한 것이기에, 때마침 스팸문자가 늘어난, 우연히도 시기가 일치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팸캅을 운영 중인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도 유출된 카드사 정보가 스팸에 악용되었을 가능성을 일축하고 나섰다.  통상적으로 명절 연휴를 전후하여 도박 스팸 등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스팸 내용을 분석한 결과 불특정 다수에게 전송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있다.

 

ⓒ오마이뉴스

 

그러나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된 스팸문자 현황을 보자면, 카드사 정보 유출 사태 전후인 1월 중순께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신고 건수가 설날 연휴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 1백만 건이 넘어선 것으로 집계된 것을 볼 수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시기적으로 볼 때 너무도 절묘하지 않을 수 없기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가 없는 것이다.

 

정부의 어이없는 통계조사와 대응조치

 

이렇듯 카드사 정보 유출 사태 이후 급속도로 증가한 스팸문자로 인해 온 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3일 정부가 집계하고 있는 국민 1인당 스팸문자 수신량이 해마다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발표됐다.  방통위와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상반기 하루 평균 0.46개였던 1인당 휴대전화 스팸문자가 2013년 상반기엔 0.28개로 크게 줄어들었다는 내용이다.



현실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어처구니 없는 통계가 아닐 수 없다.  왜 하필 지금과 같은 혼란한 시기에 이런 결과를 발표해야만 했을까?  정부는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니, 아무리 스팸문자가 쏟아지더라도 무지한 국민들은 그저 안심하고 있어라?  이는 마치 카드사 정보 유출 사태 이후 2차 피해는 절대 없으니 불안해하지 말라는 정부의 공허한 외침을 연상케 한다.  이를 어쩌나.  시도 때도 없는 스팸문자로 인해 국민들은 이미 분노 게이지가 솟구칠 대로 솟구친 것을..

 

참고로 잡코리아가 2012년 직장인 80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하루 평균 스팸문자가 6.8회에 달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사이트 내엔 '스팸캅'이라는 스팸 신고 코너가 존재한다.  원링의 전화 스팸이나 혹은 스팸문자를 신고할 수 있게끔 만든 기능이다.  물론 신고후엔 자신의 이메일로 완결된 건에 한해 아주 가끔 조치 결과가 통보되기도 한다.  아니면 사이트 내에서 신고결과를 직접 확인해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직접 이용해 본 결과 신고한 스팸 건에 대해 피드백이 이뤄진 건 거의 없다시피 하다.  백에 하나 정도면 다행이지 싶다.  어쨌든 신고를 해도 어떠한 사후 조치가 있었는지 피드백이 제대로 이뤼지지 않고 있기에 이후로는 이를 이용하지 않고 있다.  

 

"설 연휴 스팸문자 폭탄에 많이 당황하셨죠?"

 

미덥지 못한 정부가 있는 한 국민들이 똑똑해져야 하는 게 정답일 듯싶다.  스팸전화와 문자가 기승을 부리자 자생적으로 탄생한 스팸 관련 사이트 하나가 있다.  다름 아닌 원링 스팸번호 검색(http://www.missed-call.com/) 사이트다.  물론 개인이 운영한다.

 

 

사용자들이 스팸으로 받은 전화번호를 검색할 때마다 데이터로 축적시켜 해당번호가 스팸인지 아닌지의 여부를 자동적으로 판별하게 만드는 무척이나 똑똑한 사이트다.  부지런한 사용자들에 의해 해당 스팸 내용이 얼추 어떤 종류의 것인지까지 알 수 있게끔 하고 있다.

 

 

이번 설 연휴 때 받은 스팸 중 하나를 입력해 보았다.  1월 28일 이후로 검색이 이뤄진 것으로 보아 설 연휴를 대목으로 여겨 이때 집중 살포한 것으로 판단된다.  스팸 업자들, 아무래도 선택과 집중이란 개념을 조금은 아는 똑똑한 사람들인 모양이다.

 

설 연휴 스팸문자 폭탄에 많이 놀라셨죠?(개콘 버전)  정부의 허술하며 뒤늦은 조치도 문제겠지만, 점차 교묘해지는 업자들의 농간 또한 스팸을 완전히 퇴치시키기 곤란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  결국 앞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국민들이 똑똑해질 수밖에 없다.

 

완벽한 스팸 차단이란 건 분명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그래도 주어진 환경에서 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개인적 노력은 필요해 보인다.  통신사들이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지능형 스팸차단 서비스' 가입은 기본이겠거니와, 최근 봇물을 이루고 있는 스팸 차단앱의 설치 또한 약간의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스팸 신고에 대한 후속조치가 못미덥지만 그래도 지속적으로 신고하는 습관을 들여, 업자들이 숨쉬기 곤란한 풍토를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함은 물론, 정부 또한 바짝 긴장하게끔 해야 할 테다.

 

카드사 정보 유출 사태에 이은 스팸문자 세례, 한숨이 절로 나오려 한다.  에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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