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경험의 즐거움

<타잔 3D> 판타지로 재탄생한 21세기형 타잔

새 날 2014. 1. 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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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70년대로 기억된다.  비록 흑백이었지만 주말마다 온 국민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TV드라마 '타잔'이 원작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3D 애니메이션으로 돌아왔다.  어렴풋하지만 당시 '타잔'은 TV에서의 엄청난 인기를 등에 업고 극장판으로도 수차례 제작되어 상영했던 걸로 기억한다.  물론 그 또한 동네 친구들과 함께 우루루 몰려다니며 관람했던, 또 하나의 추억거리로 남아 있다.  검색해 보니 최신 극장판은 20세기 마지막 해인 1999년도 작품이다.

 

1914년 에드가 라이스 버로프스의 소설 '유인원 타잔'이 우리가 알고 있는 '타잔'의 원작이란다.  원작이 쓰여진 지 정확히 100년이 되었고, TV시리즈물로 방영된 지도 어느덧 반세기 가까이 흘렀으니 21세기형 '타잔'이 등장할 만도 하다.  막내 아들 녀석과 함께 이 영화를 관람하며, '타잔'의 정체를 혹시 알고 있는지 넌지시 물어 보았다.  처음 들어본단다. -_-;;

 

 

하기사 반세기 가까이 지나는 사이 대중매체에서 '타잔'이 언급되거나 시리즈물로 다시 방영된 적 없으니 모르는 게 어쩌면 너무도 당연할 테다.  실은 나조차도 이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있었으니 말이다. 



21세기형 타잔이 돌아왔다.  비록 실사가 아닌 애니메이션이라지만, 최첨단의 기술 덕분에 실사의 느낌 그 이상을 전달해 준다.

 

 

7,000만년 전 우주를 떠돌던 운석 하나가 지구, 그것도 아프리카 밀림지대로 떨어진다.  당시 지구의 생태계를 호령하던 생명체는 다름 아닌 공룡 군이었으나 이 돌발 사태로 인해 절멸하는 비극을 맞게 된다.  아프리카 밀림 한 가운데로 떨어진 운석, 그를 둘러싼 쑥덕공론은 수백년에 걸쳐 인간들의 입을 통해 회자되어 오고 있지만, 정작 그를 직접 보거나 접근에 성공했던 인류는 없다.

 

 

꼬마 제이제이 가족이 이 운석을 찾기 위해 도전한다.  그들은 아프리카 밀림지대의 오지에서 한동안 생활하며 이를 찾느라 모든 정력을 쏟아부었지만, 결국 찾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돌아가던 헬기 안에서 우연히 제이제이 아버지의 눈에 띈 비밀의 그 운석지대, 그는 기쁜 마음에 그곳에 접근하여 운석조각을 조금 떼어낸다.  그와 동시에 신비의 운석으로부터 뿜어져나오는 기이하면서도 엄청난 에너지가 그곳을 탈출하려던 제이제이 가족의 헬기를 덮친다.

 

 

고릴라 칼라는 포악한 왕초 고릴라에게 남편을 잃고 어린 자식마저 잃는 아픔을 겪는다.  때마침 그때 제이제이 가족의 헬기가 밀림 속으로 떨어지며 폭발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 칼라, 그 안에서 살아있는 제이제이를 발견하고 마치 잃어버린 자식인 양 애지중지 그를 보듬어 키워낸다.  칼라의 보살핌 덕분에 폭풍성장한 제이제이는 어릴적 타잔이 되고 싶다는 꿈처럼 실제 타잔이 되어 가는데....

 

 

타잔의 움직임이 압도적이다.  TV 모 영화 소개 코너에서 모션캡처 얘기를 언뜻 들은 듯싶다.  그 때문인가 보다.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그 중 단연코 타잔의 움직임을 군계일학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런데 비단 인물뿐 아니라 실사와 흡사할 만큼 정교한 여타 이미지들의 움직임 또한 놀랍다.  오히려 애니메이션이었기에 실사에선 표현하기 힘든 부분들이 좀 더 생생하면서도 실감나게 묘사되었으리라.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부분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마치 아바타 류의 영화를 보는 듯한 긴장감마저 느껴지게 한다.  자칫 젊은 세대들에겐 고루하게 비쳐질 수 있는 밀림속 이야기를 시대적 상황에 맞게 재탄생시킨 셈이라 남녀노소 불문 모두에게 흥미를 끌 만한 요소라 판단된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영화의 감독이 라인하드 클루스라는 독일 출신이었다는 부분도 의외다.  3D 기술력의 놀라운 성장을 대변해 주듯 뛰어난 영상미를 선보이고 있어 조건반사와도 같이 언뜻 헐리우드를 떠올린 결과다.  이 또한 고정관념으로부터 비롯된 폐해인 듯.. -_-;;

 

1시간 30분이란 비교적 짧은 상영시간이지만, 로맨스, 판타지, 액션 등의 요소들이 두루두루 배치되어 있어 관객들을 심심치 않게 하며, 비록 뻔한 설정이긴 해도 권선징악이란 작은 교훈거리도 하나 던져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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