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치란 말야

검색마저 다음 품으로? 껍데기만 남은 네이트

새 날 2013. 12. 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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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아니 정확히 SK컴즈의 몰락이란 표현이 맞겠다.  지난해 12월 SK컴즈는 6년전 인수했던 블로그 서비스 '이글루스'를 여타 서비스와 함께 이렇다할 시너지 효과를 얻지 못하자 재매각하더니, 국민 사랑방을 자처하던 원조SNS '싸이월드'마저 종업원 지주회사나 벤처회사로의 분사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때 시맨틱 검색엔진으로 검색 시장에서 나름 선전했던 네이트 검색마저 종료하기로 했단다.  네이트의 검색 서비스를 다음커뮤니케이션에 이관키로 업무제휴가 진행되고 있으며, 네이트 검색창 자체는 그대로 남겨놓긴 해도 실질적인 서비스 운용은 다음이 맡게되어 이를 통해 검색할 경우 다음에서 검색한 것과 같은 내용이 화면에 그대로 뿌려지게 된단다.  한 마디로 껍데기만 네이트일 뿐인 셈이다.

 

 

그나마 시장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PC메신저 '네이트온' 역시 카카오톡의 맹추격에 자리 보전이 위태롭기만 하다. 시장조사업체 랭키닷컴에 따르면 9월 넷째 주 카카오톡 PC버전의 이용시간 기준 시장 점유율은 26.8%로, 1위 네이트온(60.7%)과 비교해 33.9%포인트의 격차로 따라 붙었다.  카카오톡 PC버전이 지난 6월에 출시됐으니 불과 3개월만에 얻은 실적치고는 그 추격세가 무척이나 매서운 셈이다.  태블릿 기기의 활성화 등 모바일 생태계 대세로 인해 PC시장마저 위축되는 상황이라 조만간 PC메신저 시장의 판도 또한 크게 출렁이리라 관측된다.  결국 카카오톡의 역전, 시간 문제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제 네이트엔 '네이트판'만 남게 되는 셈?

 

향후 네이트의 비즈니스모델을 포털 네이트와 메신저 네이트온 중심으로 바꿀 계획이라는 장황한 설명을 하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선 SK컴즈 전 직원 대상의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는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 묘하게 교차되며 왠지 모든 것이 공허하게만 들린다.

 

한편 네이트의 검색 서비스 포기가 인터넷 검색 서비스 판도에 어떤 변화를 불러오게 될까?  하지만 네이트 검색은 그 비중이 미미하다.  간신히 2%대를 유지하던 점유율, 그나마도 최근 1%대로 떨어졌다.  현재 점유율은 부동의 1위 네이버가 73.44%, 다음이 19.68% 그리고 구글이 4.55%에 이른다.  때문에 검색시장 전체의 판도 변화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하리라 관측되는 부분이다.  최근 구글이 네이트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서는 등 그 성장세가 뚜렷하여 오히려 2위 자리에 대한 싸움이 더욱 치열해지지 않을까?


 

SK컴즈는 8분기째 연속되는 경영난에 허덕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죽하면 전 직원에 대한 희망퇴직을 받고 있을까 싶다.  포털서비스 본연의 기능인 검색에서마저 손을 떼겠다는 건 결국 네이트를 팥 없는 찐빵으로 만들겠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포 떼고 차 뗀 네이트 서비스는 사실상 산소호흡기에 의지한 채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문제는 네이트의 생명 연장이 언제까지 가능하느냐이다.

 

이쯤되면 SK컴즈를 마이너스의 손이라 지칭해도 손색이 없겠다.  잘 나가던 서비스들이 SK컴즈의 손만 거치면 모두 나락으로 떨어지는 아픔을 맛봐야 했으니 하는 말이다.  네이트의 몰락은 가뜩이나 변화 무쌍한 시장의 흐름에 있어 경영진의 판단 착오와 굼뜬 의사결정, 아울러 능동적인 대처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얼마나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파란닷컴 서비스가 종료될 당시에도 많은 아쉬움이 있었지만, 시장 지배력이 파란보다 훨씬 월등했던 네이트이기에 만일 서비스가 종료된다면 그에 따른 아쉬움은 파란닷컴에 비할 바 못될 정도로 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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