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치란 말야

직접 경험해본 메타블로그, 그에 대한 소소한 기록

새 날 2013. 11. 2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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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니 블로그 생활을 본격 시작한 지도 어언 1년이 훌쩍 넘은 듯하다.  사실 블로그란 곳에 첫발을 내딛은 건 2009년 이글루스를 통해서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그냥 말 그대로 방치였다. 

 

그러다가 아마 지난해였지 싶다.  똑딱이 하나를 영입하면서 드문드문 포스팅 작성을 시작했고, 이렇게 작성한 이글루스의 글이 우연히 네이트 메인에 몇 차례 소개되면서 본격 흥미를 갖게 된 듯싶다.  현재 블로그를 나름 열심히 운영하는 분들 역시 대부분 이러한 절차를 한 번쯤 밟아오지 않았을까? 

 

처음 블로그란 곳에 둥지를 틀고 포스팅을 작성해 나가다 보면 마치 허공에다 대고 혼자 떠들거나 벽을 보고 얘기하는 듯한 느낌 지울 수 없다.  누구나 겪는 통과의례다.  꾸준한 블로그 운영에 있어 1차 관문이자 고비가 되는 시점이다.  이 시기를 극복해내지 못한 대다수의 블로거들, 처음 발을 들여놓을 때의 생각과는 달리 점차 블로그와의 연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만들어진 블로그의 절반 가량이 단 하루만 사용되어졌을 뿐 이후 포스팅이 아예 없으며, 70% 이상의 블로그들이 두 달 이상 전혀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한 통계가 그러한 속사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매일 업데이트되는 블로그는 전체 블로그의 1%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결과는 꾸준한 블로그의 운영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뼛속 깊숙이 실감케 한다.



그래도 왕도는 있다.  자신의 블로그를 조금이라도 빨리 정상화의 궤도에 올리는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바로 메타블로그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메타블로그란 개별 블로그를 하나로 묶기 위한 일종의 블로그 포털 사이트로서 블로거가 글 연결 주소(RSS)를 등록하면 블로그에 새 글을 작성할 때마다 메타 블로그에 새 글 목록으로 추가되는 형태로 여러 블로거들의 글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현재 운영되고 있는 메타블로그 서비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다음뷰, 믹시, 알라딘 창작블로그, 오마이뉴스 오블 이렇게 크게 네 곳 정도로 압축할 수 있을 것 같다.  기타 서비스들은 활성화가 되지 않았거나 운영상 문제가 있는 곳들이 대부분이기에 여기에선 제외했다.  그럼 지금부터는 네 곳의 서비스를 직접 경험해 본 이용자로서 그들에 대해 살짝 소개해 볼까 한다.

 

 

 

다음뷰 :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최대의 메타블로그 서비스다.  다음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한 몫 할 게다.  현재 50만에 가까운 수의 블로거들이 등록돼 있으며, 수십 개의 채널에서 활발히 활동중이다.  특이사항으로는 활동 정도에 따라 채널별 그리고 전체 순위가 매겨져 자신의 수준이 어디쯤인지 눈으로 확인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순위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건 다름 아닌 손가락 모양의 추천 위젯이지만 꼭 그렇지만도 아닌 듯싶다.  채널별 가중치가 다른 듯하고 운영자들이 선택한 글에 대해선 더 많은 가중치가 부여되기에 그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순위는 약간의 작위적인 측면이 감지된다.  특히 상위권일수록 자작나무 타는 냄새를 피해갈 수 없는 느낌이다.  뭐 그렇다고 하여 그들만의 운영 방식에 대해 딱히 태클을 걸고 싶진 않다.

 

 

 

믹시 : 다음뷰 다음으로 큰 규모의 메타블로그 서비스다.  등록된 블로거의 수만 봐도 다음뷰와 어깨를 나란히한다.  하지만 정확히 거기까지다.  다음뷰와는 비교할 바 못 된다.  그냥 다음뷰의 따라쟁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음과 같은 든든한 뒷 배경이 있지 않은 이상 수익 창출도 어려울 뿐더러 안정적이며 체계적인 운영이 쉽지 않기에 그럴 수밖에 없을 듯싶다. 

 

 

 

알라딘 창작블로그 : 규모로만 놓고 본다면 메타블로그라 지칭하기도 부끄러운 수준이다.  게다가 글 등록과 위젯 삽입을 위해 일일이 수작업을 해야 하는 불편함마저 따른다.  운영 주체가 알라딘이다 보니 아무래도 문학 계열에 특화된 느낌이다.  이 메타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위젯을 통해 찍히는 방문자의 수가 실제 방문자 수와 거의 일치한다는 부분이다.  그것 빼고는 뭐 글쎄다.

 

 

 

오마이뉴스 블로그(오블) : 이곳도 규모는 조그마하다.  아울러 창작블로그 마냥 글 등록과 위젯 삽입을 일일이 수작업해야만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오마이뉴스라는 매체의 성격상 아무래도 시사 블로거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활동하는 블로거는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도 대부분이 다음뷰에서 이미 활동하고 있는 블로거들이다.  더욱이 다른 메타블로그 서비스와는 달리 위젯을 해당 포스팅에 삽입하지 않을 경우 자신이 애써 등록한 글들이 모두 삭제 당하는 테러를 당할 수 있다.  그것도 절대 사전 예고나 주의 조치 없이 스리슬쩍 한 큐에 이뤄진다.  이는 당해 본 사람만이 그의 아픔을 알 수 있을 테다.  결론적으로 비추한다.

 

초보 블로거들에게 자신의 블로그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살짝 귀띔해 준다면, 다음뷰에 가입하고 그곳에서 활동중인 다른 블로거들에게 접근하여 친구로 등록, 추천 열심히 누르며 댓글 같은 것들도 매일 써줄 것을 권한다.  이왕이면 자신이 주로 활동하는 채널에서만 놀기보다 다양한 채널로의 보폭을 넓힐 것을 적극 추천한다.  그러다 보면 그들과 자연스레 친분이 생기게 되며 자신의 포스팅도 추천을 받게 되고, 방문자가 늘어나 블로그 활성화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테다.

 

그러나 이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다.  제법 많은 시간이 투자되어야 한다.  블친들을 매일 방문하여 이들의 포스팅을 꼼꼼하게 읽은 후 추천 누르고 댓글을 달아주는 일만 해도 쉽지 않다.  블친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노력한 만큼의 대가는 반드시 본인의 블로그로 돌아오게 마련이다.

 

이쯤에서 나의 경험담을 풀어 놓는다.  나 또한 비슷한 방식으로 다음뷰를 통해 운영을 해오다 하루 두 시간씩 추가로 소요되는 시간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다.  물론 두 시간씩 순회공연(?)을 펼치니 그 만큼의 추천이나 방문이 이뤄지는 것은 틀림 없는 사실이다.  어느날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과연 이 방식이 옳은 걸까.  손가락이란 추천의 대가를 바라며 어쩌면 너무도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그래서 선택한 방식이 바로 다음뷰 탈퇴였다.  역시나 예상대로다.  그곳에서 알고 지내던 블친들 대다수는 연이 끊기고 만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온라인에서의 관계는 오프라인에서의 그것보다 훨씬 약했다.  클릭 몇 번만에 모든 관계가 허공으로 사라지고 만다.  메타블로그라는 일종의 커뮤니티에서의 탈퇴는 곧 그곳에서 활동하는 대다수 사람들과의 단절을 의미한다.  내 블로그는 변함없이 여전히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얼마후 난 또 다른 실험에 도전하게 된다.  내 블로그로의 유입량을 늘리기 위해 메타블로그 서비스를 그냥 내쳐버리긴 그렇고 하여 재차 가입은 하되 이번엔 추천 위젯을 배제시켜 보았다.  결과는 참담했다.  추천 위젯 없는 포스팅은 유입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아무리 좋은 취지의 글이라 해도 모두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저 구석 한 귀퉁이에 처박힌 채 조용히 사라져 가야만 했다.  다음뷰나 믹시 그리고 창작블로그 할 것 없이 모두 마찬가지의 결과다.

 

아울러 다음뷰가 제 아무리 최대의 메타블로그 서비스라지만, 그곳에서 정작 활발하게 활동하다 보면 의외로 물이 좁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매일 포스팅을 정성들여 써 가며 업데이트하는 블로거들이 1%도 채 되지 않기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어차피 추천은 자기들끼리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기 때문에 오래된 블로거들이 상위에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 글을 쓰는 주체도 대부분 같은 사람들이다 보니 정작 아이러니하게도 다양함과 신선함 같은 것들을 맛볼 수 없다는 맹점이 존재한다.  그 얼굴이 그 얼굴이고, 그 글이 그글인 셈이다.  어찌 생각해 보면 메타블로그 서비스란 게 그리 크지 않은 또 하나의 커뮤니티에 불과하다는 생각에까지 미치게 된다.

 

유입량은 솔직히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메타블로그 서비스 운영자들에 의해 추천이 되어야 보다 다양한 루트로부터의 유입이 가능해질 뿐 그렇지 않은 대다수의 경우는 블친들의 방문이 추가 유입량의 전부라 볼 수 있다.  알다시피 추천글이란 운영자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글만이 선택되기에 그 영광(?)을 누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위젯이라도 달지 않는 날엔 추가 유입량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메타블로그 서비스, 내겐 계륵 같은 존재다.  본격적으로 빠져들기엔 시간과 정력이 허락지 않고, 완전히 내치기엔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추가 유입량이 아쉽다. 

 

믹시의 경우는 다음뷰 만큼의 커뮤니티 기능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느낌이다.  대부분의 블로거들이 다음뷰에 글을 등록하면서 그냥 덩달아 올리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듯싶다.  오마이뉴스 블로그 서비스 같은 경우엔 위젯을 달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일주일간 꼬박 정성들여 입력한 글들을 일언지하도 없이 멋대로 삭제하기까지 한다.  꽤씸하지 않을 수 없다.  알라딘 창작블로그는 위젯을 달아도 그만, 달지 않아도 그만인 게, 이로부터의 유입량이 거의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로선 그래도 쓸만한 메타블로그 서비스는 다음뷰밖에 없다는 얘기다.  본인의 여건에 맞게 시간과 이에 들이는 노력을 적절히 조절해 가며 잘만 활용한다면 그나마 자신의 블로그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도구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내겐 여전히 계륵 같은 존재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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