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정의구현사제단마저 종북몰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라

새 날 2013. 11. 2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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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저녁 군산 수송동성당에서 봉헌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 사전 예고됐던 대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사퇴 요구가 등장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발끈하고 나선 것은 당연했다.  다만, 일개 종교행사에 불과했던 이번 미사에 대해 꽤나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니 도둑이 제발 저리긴 한 모양이다. 

 

박근혜 대통령 쉴드 위한 총력태세

 

박근혜 대통령 쉴드를 위해 총궐기라도 나선 모양새다.  선두에선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진두 지휘하고 평소 여권의 나팔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던 보수 언론들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일제히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에 대한 비난 일색의 기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본격적인 문제는 이후에 발생한다.  시국미사 당시 박창신 원로 신부가 강론에서 “NLL에서 한국과 미국이 군사훈련을 계속하며 북한을 자극했기에 일어난 것이 연평도 포격”이라고 발언한 대목이 빌미가 됐다.  이를 꼬투리 삼아 색깔론을 제기하며 총 공세에 나선 것이다.

 

종교계라고 하여 절대로 예외는 아니었다.  여권에게 있어 '종북'은 잘 감춰놓았다가 수시로 꺼내 써먹을 수 있는 일종의 전가의 보도였다.  전체적인 발언의 맥락을 파악하여 판단하기보다는 문제가 될 만한 특정 문장이나 단어만을 끄집어내어 이슈화, 전체를 싸잡아 종북이라 낙인찍는 예의 그 방식이다. 

 

정의구현사제단에게 씌우려는 건 다름 아닌 '종북'

 

인터넷상에선 조직적이며 발빠른 그들의 움직임에 의해 정의구현사제단을 어느새 종북 세력으로 탈바꿈시키고 말았다.  각 커뮤니티의 게시판과 블로그, 뉴스 댓글 그리고 SNS 등은 이미 이들에 의해 오염물로 온통 뒤덮여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더럽혀졌다.  무척이나 일사불란하고 주도면밀한 움직임인 것을 보니 조직적인 댓글 공작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란 느낌 지울 수 없다.

 

청와대의 비난 수위도 점차 높아졌다.  당시 미사를 봉헌했던 사제들을 향해 이정현 홍보수석은 그 사람들의 조국이 어디인지 의심스럽다는 표현으로 불편한 심기를 온전히 드러냈다.  아울러 중심가치가 바로 서지 않으면 국민행복도, 경제 활성화도, 물거품이 될 것이라며 새 정부는 국민과 함께 국가의 기본가치를 확고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했다.



시국미사를 통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 요구에 대해 청와대 측의 즉답이 주어진 셈이다.  바로 성직자들을 향한 종북몰이였다.  지난 대선은 부정선거에 의한 결과물이었음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때문에 '중심가치가 바로 서지 않는다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된다'는 이 수석의 표현 또한 매우 시의적절했다고 본다.  다만, 종교계와 일전이라도 불 태우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듯한 느낌 때문에 국정최고책임자의 입을 빌려 표현한 것 치고는 너무도 가볍다는 생각이 들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새누리당의 공세는 더욱 거셌다.  국민들의 선택으로 선출된 대통령의 정통성을 부정함으로써 그 의도의 불순함이 극단에 달한 것이라는 강경어조를 통해 시국미사를 비난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박 대통령 사퇴 촉구, 북한의 연평도 공격 정당화, 그리고 천안함 폭침 부정에 대해 뜻을 같이 하고 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하며 정의구현사제단을 향한 청와대의 종북몰이에 힘을 보탰다.

 

박창신 신부의 발언이 옳다고 볼 순 없다.  때마침 연평도 포격이 있은 지 3주년이 되던 때이기에 더욱 그렇다.  발언의 원래 취지는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손쳐도 자칫 유가족들의 아물지 않은 상처를 덧나게 할 수 있는 개연성은 다분해 보인다.  다만, 이를 빌미 삼아 벌이는 종북몰이 행태를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

 

이는 부정선거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손가락에 때가 끼었노라 지적하는 것과 진배 없는 행동이다.  하지만 침소봉대하며 정의구현사제단마저 종북 프레임에 가두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만에 하나 그것이 성공을 거둔다손쳐도 부정선거라는 진실이 사라지는 건 절대 아니다. 

 

 

감추려는 시도가 전방위로 진행될 순 있겠지만 결국엔 들춰지기 마련이다.  비록 진실이 모두 밝혀지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려 더디게 느껴질 수 있겠으나, 73건으로부터 출발한 부정선거 의혹은 어느덧 121만건이란 거대한 형태로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나지 않았던가.  앞으로 더욱 인고의 시간을 요구받게 될지 모른다.  이제까지의 결과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고, 수면 아래 감춰진 실체를 모두 드러내는 데까진 더더욱 긴 시간을 감내해야 할 게다.

 

진실이 하나 둘 밝혀질수록 청와대와 새누리당 등 집권세력의 방해공작과 종북몰이와 같은 치졸하며 비정상적인 행태들이 극에 달해갈 것이다.  물론 그를 추종하는, 여전히 활동 중일지도 모르는 댓글 부대 그리고 극우 코스프레 집단 일베와 그 아류 추종세력들의 망동 또한 더욱 심해질 테다. 

 

동 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  아무리 자신들의 과오를 가리려 갖은 술수를 부려도, 비록 더디게 갈지언정 진실은 환하게 밝혀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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