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윤창중의 변명 아닌 변명이 가증스런 이유

새 날 2013. 5. 1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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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이란 사람, 그릇 크기가 애초 생각했던 수준보다 훨씬 작은 듯합니다.  그가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나설 때부터 어떤 결과가 될 지 대충 짐작했던 일이긴 하지만, 이렇듯 자신의 행동에 대한 반성은 커녕 진실게임으로 몰고 가려는 속내를 비친 건 의외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궁색한 변명, 과연 변명의 여지가 있긴 한 걸까

 

그가 미국에서 벌인 행위에 대해선 그 어떤 말로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국가를 대표한 인물로서의 상식을 크게 벗어난, 매우 위중한 행동이었음이 명백합니다.  우선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수행하며, 대통령의 입 역할을 자처하는 자가 아직 다 끝나지도 않은 방미 일정 중에 술자리를 가졌다는 자체를 문제삼고 싶습니다.  대변인의 신분이라면 적어도 방미 일정을 다 마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은 채 그림자처럼 대통령의 뒤를 수행했어야 옳다고 생각됩니다.  그의 패착에 결정적 단초를 제공해 준 원흉, 때문에 음주였노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다음으로는 단순히 인턴의 허리를 툭 쳤을 뿐이었고, 한국과 미국의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단순 해프닝이 와전되었노라고 해명한 부분, 이 또한 억지 변명에 불과해 그의 처지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 뿐입니다.  북돋워주기 위한 요량으로 20대 젊은 처자의 허리를 툭 쳤다는, 윤창중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러한 행위가 현재 한국사회에서조차 용납이 되고 있는지를 그에게 되묻고 싶습니다.  미국 사회에선 당연히 어림도 없는 일이겠고요.



미국과 한국의 문화적 차이를 언급한 걸 보니, 윤창중씨는 한국에서 늘 그런 식으로 행동해 왔었는가 봅니다.  만일 그랬다면 당사자들에게 숱한 뺨 세례와 함께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해도 수 차례 당했을 텐데 말이지요.  말이 안 되는 얘기이긴 하지만 혹시 윤창중씨가 한국 문화를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문화적 차이를 운운한다는 자체, 참 치졸한 변명처럼 보이고 그가 오히려 더욱 불쌍해 보일 뿐입니다.  청와대 대변인 신분인 자가 대통령 수행차 방미길에 오르면서 문화적 차이를 몰라 이런 행위를 저질렀다?  만일 그렇다면 사전 준비 소홀에 대한 직무 태만 책임도 함께 짊어져야 하는 건 아닐런지,,

 

  그의 변명이 가증스런 이유

 

윤창중씨의 기자회견은 혼자 죽기 싫다며 마지막까지 발악하는, 어떤 사람의 모습을 닮아 있었습니다.  실제로 그는 자신을 둘러싼 대부분의 의혹들을 부인하며, 청와대 측과의 진실공방으로 사건의 초점을 흐리려 한 정황이 속속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일부 방미 수행단과 청와대 관계자들의 행태 또한 도마에 올랐습니다.  행사 진행 중 술자리에서 대사관 인턴 여직원들에게 진상 짓을 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는 것입니다.  윤창중씨의 이번 사건 또한 이런 행태 속에서 비롯된 일인지라 비단 윤창중씨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수행단 전체의 문제로 확산되며 파문이 커질 듯합니다.

 

자신들은 "갑"이요, 대사관 인턴 여직원들은 "을"이란 인식이 그들 머릿속에 팽배했던 모양입니다.  최근 남양유업 사태로 인해 우리 사회에 전방위적으로 불어닥진 갑을관계의 병폐가 이들을 통해서도 그대로 투영되는 듯한 모양새인 것입니다. 

 

윤창중씨의 기자회견 이후 그를 실드 쳐주지 않겠다던 일부 극우익 성향의 누리꾼들에게서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판단 보류를 하겠다거나, 무죄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표 보수논객 변희재도 거들고 나섰습니다.

 

 

"윤창중 대변인, 조국을 위해 싸우는 전사를 보호해주기는커녕 내쳐버리는 청와대에서 잘 나왔다. 의병장으로 새 출발하면 된다"라고 하며, 미국내 최대 여성 커뮤니티 미시유에스에이를 친노종북사이트라 규정하기도 하였습니다.

 

바로 윤창중씨의 기자회견을 통한 노림수가 바로 이러한 효과 아니었는가 싶습니다.  그냥 자신의 행위에 대해 조용히 인정하고 법적 심판을 받으면 그만인 일을, 굳이 기자회견 씩이나 자처하여 변명에 변명을 거듭하고, 자신으로 인해 비롯된 사건을 청와대에 일정 부분 책임을 전가하며 물타기를 시도한, 덕분에 극우익 세력들의 결집효과까지 얻어낸 그의 행태가 가증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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