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인도로 달리는 오토바이 막아주세요

새 날 2013. 5. 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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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도로교통공단 >

 

벌써 5월입니다.  순우리말로 잎새달이라 하지요.  그래서 그런 걸까요.  봄 기운이 이제사 제대로 느껴지는 것 같군요.  예년에 비해 올 봄이 많이 늦어진 것 같긴 해요.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얼마전까지 황량하기 그지 없던 집 감나무에 어느새 파릇파릇 새잎이 돋기 시작합니다. 

 

  불법폭주 오토바이, 행인 안전은 어디에

 

날씨가 좋다 보니 아무래도 바깥 출입이 잦아질 텐데요.  하지만 요새 길을 걷다 보면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는 요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가끔 소리 소문 없이 곁을 지나치는 자전거 때문에 놀라는 경우가 더러 있긴 하지만 이는 애교 수준인 것이지요. 

 

정작 문제는 차도와 인도 위를 넘나들며 불법 폭주하는 오토바이들 때문입니다.  이들 대부분은 음식 배달용입니다.  뭐 가끔 한 대씩 지나치는 정도 또한 자전거 마냥 그냥 눈 감아줄 수 있습니다.  그들도 나름의 사정이 있을 테고, 또 배달 음식점이란 게 큰 기업형의 규모라기보다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소규모의 형태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젠 그냥 눈 감아줄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난 느낌입니다.  인도 위를 잠깐 걷는 동안이면 벌써 수 대의 오토바이를 맞닥뜨려야만 합니다.  동네 인도의 폭이 넓으면 얼마나 넓겠어요.  사람 셋이 나란히 걷고 있으면 거의 꽉차는 공간을 오토바이가 내달리니 이제 인도라고 해서 어디 안심하고 다닐 수나 있겠나요?



어른들이야 요령껏 피해간다고 칩시다.  문제는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인 거예요.  주의력이나 신체 반응속도가 일반 성인에 비해 현격히 떨어지는 노약자들에게 있어 인도 위 오토바이는 그저 달리는 흉기와 진배 없는 것이지요. 

 

  행인 위협에 대한 단속은?

 

그런데 이제껏 이토록 불법 질주하는 오토바이에 대한 단속, 단 한 차례도 본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가끔 차도 위를 달리는 오토바이의 헬멧 착용 여부에 대해 단속하는 경우는 본 적 있어도 인도 위 오토바이에 대한 단속은 전혀 보지 못한 것입니다.

 

차도 위에서의 헬멧 착용 단속도 필요한 부분이지만, 오히려 시민 안전에 있어 최대 위협 요소라 할 수 있는 인도 위 무법 질주에 대한 보다 강력한 단속이 필요한 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헬멧은 오토바이 운전자 본인에 대한 안전 담보용인 것이고, 정작 행인들에 대한 안전 담보는 이뤄지지 않고 있어 화가 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얘기가 나올 때면 으레 읊어대는 행정당국의 자동답변, 인력 부족 탓을 하겠지요.

 

또 다른 핑계거리도 있습니다.  바로 우리 한국사회만의 "빨리빨리'문화, 즉 소비자들이 빠른 배달을 요구하다 보니 음식점들이 이에 생존 위협을 느끼며 경쟁적으로 시간싸움을 벌이게 되는 것일 테고, 이는 결과적으로 불법행위를 일삼는 오토바이의 속도전으로 비화하게 된다라는 이론입니다.  그렇다면 오토바이의 불법질주를 막기 위해서라도 음식 소비자들 또한 마음에 여유를 갖고 느긋하게 기다려라?

 

  느긋하게 기다리는 게 해결책?  철저한 단속 필요

 

물론 바람직한 얘기이며, 일견 의미있는 해석일 수도 있습니다만, 이 또한 정답은 아닐 듯합니다.  음식 배달 중 다수를 차지하는 피자나 치킨 등의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들 연령대, 대부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해당합니다.  이들의 성향, 아직 젊어서 그런지 패기 넘치고 좌충우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시간 독촉이나 빨리빨리 문화에서 오는 불법폭주보다는 이들의 연령대에서 나타나는 무모함이나 겁없는 행동 양식이 결과에 더 크게 작용할 듯합니다.  당장 이들이 헬멧 착용을 꺼리고 차도에서도 갈짓자로 장난치거나 클락션을 울려대며 몰려다니는 행태를 보면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당국에선 무엇보다 행인들의 안전한 보행 보장을 위해 철저한 단속에 나서야 합니다.  생계형 음식점들에 대한 영업 보장을 위해 불법운행을 눈감아주는 정책보다는 시민들의 보행 안전을 우선 순위에 두는 정책이 맞습니다.  그들의 영업 또한 준법의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이고, 무엇보다 공공의 이익과 안전에 부합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정의 달이자 걷기 좋은 계절, 보다 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 텐데, 이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당국의 보다 강력한 단속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당연히 단속 인력 부족을 탓하시겠지요?  하지만 단속 인력이 정 없으면 차라리 댓글 알바하며 잉여짓 하고 있던 국정원 요원들을 거리 곳곳에 대거 풀어서라도 철저한 단속이 이뤄졌음 하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  아마 이들을 풀면 차고도 넘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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