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외신들의 잇단 한국 사회 비아냥 거북하다?

새 날 2013. 4. 2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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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한 공유 사이트에 올라온 2013년 미스 대구 선발대회 이미지 한 장이 현재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아니 보다 정확히 표현해 보자면 비아냥이다.  미국과 영국의 일부 언론들이 이미지 속 후보들의 생김새가 모두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원인을 성형수술이라 꼬집고 나선 것이다.  

 

  외신의 미스코리아 성형 논란과 성형대국

 

우선 외신들에게 비아냥의 빌미를 제공해 준 배경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들어갈 수밖에 없겠다.  알다시피 우리의 성형 기술과 문화,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는 상황 아니겠는가.  이는 이미 보도를 통해서도 증명된 바 있다.  아래는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가 지난 1월 발표한 2011년 기준 세계 성형 시술 순위이다.

 

 

한국은 당당히 세계 1위에 랭크되어 있다.  "성형대국"이란 외신들의 비아냥,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기에 사실 할 말이 별로 없다.  그렁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변명 아닌 변명부터 해볼까 한다.  우선 논란을 야기시킨 이미지가 미스 코리아 후보들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듯싶다.  즉 아무래도 미인 대회이다 보니 주최 측에서 요구하는 외모의 기준이란 것이 있을 테고, 또 후보들은 화장이나 머리 스타일을 이 기준에 충족시키다 보니 모두가 비슷해 보이는 결과가 연출되었으리라.  아울러 반드시 성형 때문이라기보다는 화장술이나 뛰어난 이미지 보정 기술에 의한 결과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외부에서 보이는 우리의 민낯, 어찌 보면 평소 우리 스스로 애써 보려 하지 않아 왔고, 바라볼 수도 없는 모습이기에 정확하면서도 뼈 아픈 지적일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의 등산복장을 바라보는 시선

 

외신들의 오지랖은 참으로 넓디 넓다.  우리의 성형 문화에 대한 비아냥뿐 아니라 이젠 등산복을 비롯한 여가활동 복장에 유난히 신경 쓰는 우리네 풍조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나섰다.  다음은 중국의 "환구시보"가 지난 3월 자신들의 지면에 소개한 내용이다. 

 

한국인들은 앞산 올라갈 때도 완전무장을 한다.  즉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등산복, 등산화, 등산 지팡이는 물론 등에는 모두 배낭을 매고 있으며, 이들의 등산 복장을 개인별로 모두 합하면 족히 100만원에 달한다.  마치 레저, 운동품 전람회를 방불케 한다.  등산 뿐 아니라 자전거를 탈 때에도 마찬가지다.  사이클 전용 모자와 전용 운동복을 차려입는 등 다른 여가활동을 할 때에도 한국인들은 유독 복장에 신경을 쓴다.  외국인의 시각에서 바라볼 때 한국인들의 차림새, 다소 과하다는 인상을 받지만 정작 한국인들에겐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때문에 등산, 레저용품이 결코 싼 값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아웃도어 산업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국인들은 체면을 중시하는 문화가 강해 다른 사람들의 눈에 촌스럽게 비치는 것을 꺼려 하며, 복장을 통해 다른 이들과 동급 수준을 유지하려는 강한 평등사상이 그의 밑바탕에 깔려있다는 한 한국학자의 해설까지 곁들였다.

 

  체면 중시하는 우리사회 성찰 기회 되어야

 

예뻐지고 싶다는 생각은 여성뿐 아니라 모든 이들의 공통된 욕망이다.  그로부터 출발한 우리의 성형문화, 때문에 어느 누구도 이를 탓할 수 없다.  살짝 고친 얼굴이 긍정적이며 밝은 삶을 만들어준다는 데 이를 반대할 이유 따위 없는 것이다.  하지만 역시 과유불급인 게다.  성형대국이란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과도한 우리의 성형문화, 결국 외모지상주의가 낳은 또 하나의 사회적 병리 현상으로 인식되기에 이른 것이다.


 

사실 외부에서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든 그런 것이 중요친 않다.  아울러 외부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갈 이유나 필요성 따위도 물론 없다.  우리 스스로 만족하며 살아가는 일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외신들이 우리에게 갖는 관심, 어찌 보면 우리의 국력 신장과 맞닿아 있어 결코 기분 나쁜 일만은 아닐 듯도 싶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를 주시하고 있을 외부의 시선, 그저 눈감고 지긋이 감상이나 하면 되는 것일까?

 

하지만 바쁜 사회 속에서 치열한 경쟁과 함께 폭주하듯 살아가는 우리, 언제 우리의 맨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을까?  때문에 우리의 민낯에 대해 외부에서 던져주는 충고를 그냥 흘려 버리기엔 무언가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든다.  외부에선 알 수 없는 우리 사회만의 특성이 있기에 그들의 시선이 무조건 옳다고 할 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오지랖, 끝을 모르고 내달리는 우리 사회에 일종의 경종 울리는 역할을 해주리라 생각한다. 

 

과한 느낌의 경쟁적인 성형 시술과 보다 비싸고 화려한 브랜드의 아웃도어 의상들로 중무장한 현재의 우리를 한 걸음 멀찍이 떨어져서 바라보게 되면 과연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  성형으로 개조된 가짜 얼굴 밑의 생얼, 화려하며 비싼 아웃도어 의상 밑의 알몸, 어쩌면 우리의 빈약한 정신과 실체를 감추고픈 속내에서 비롯된 결과물은 아닐런지.

 

성형 문화 내지 아웃도어 열풍 모두 우리의 내면보다는 겉으로 보여지는 부분, 즉 체면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단면을 내비치는 것이고, 고맙게도 외부의 시선을 통해 우린 이를 뒤늦게 깨달아 가게 되는 것이다.  

 

외신들의 따가운 일침, 어찌 고맙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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