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일베 매각 논란, 사회 해악 일베충들의 미래는?

새 날 2013. 4. 25.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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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표적인 보수 웹사이트?  물론 이는 언론에서 떠드는 얘기일 뿐이고, 실상은 극 우익 성향의 네티즌 집결지, 아니 누리꾼들에 의한 보다 적나라한 표현을 빌려 보자면 벌레들의 집합소 "일베"의 매각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위 "일베충"들, 사이트의 매각 소식이 알려지자 자신들의 이름에 걸맞는 행동 양식을 통해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베 경술국치일"이란 극단적인 표현마저 사용해 가며 운영자에 대한 신상 털기 등의 행태로 매각의 후폭풍에 대한 불안감을 표출해내고 있는 것입니다.

 

 

  안철수와 일베 운영자가 동급?

 

그런데 이와 관련한 신문기사를 보며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같은 내용의 기사임에도 불구하고 신문사의 시각에 따라 제목이 크게 달라짐은 물론이거니와 이를 통한 또 다른 노림수가 읽혀졌기 때문입니다.

 

다른 신문사에 비해 조선일보의 기사 제목이 유독 눈에 들어오는 이유, 바로 "제2의 안철수"라는 대목입니다.  "일베"의 운영자가 현직 의사라는 점, 우리 사회에서 의사라는 단어가 갖는 함의로 볼 때, 충분히 세간의 관심을 끌 만 한 요소라는 사실 인정하겠습니다.  



하지만 일베 운영자, 의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졸지에 "제2의 안철수"로의 등극이라도 하게 되는 것일까요?  아니면 반대로 안철수 의원의 수준이 일베 수준으로 격하라도 되는 것일까요?  

 

이에 대한 해석, 순전히 글을 읽는 사람의 몫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볼 때 안철수 의원에 대한 폄훼 논란을 피해가긴 어려울 듯합니다.  어찌 되었든 신문사에선 제목 하나만으로 졸지에 일베 운영자와 안철수 의원을 동급 취급한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들의 이런 노림수 때문에 늘 치졸해 보이는 것이었고요. 

 

 

  일베충들과 깔따구 떼 출몰 그리고 그로부터 얻는 교훈

 

그간 일베가 사회에 끼쳐온 해악에 대해선 언급 않겠습니다.  이를 얘기하려니 제 입마저 오염되는 듯한 느낌 때문입니다.  오죽하면 일베에 들날락거리는 치들을 "일베충"이라 칭하며 벌레 취급해 왔을까 싶네요.  벌레 얘기를 하다 보니 얼마전 부산 가덕도에서 발생한 깔따구 떼 습격사건이 떠오릅니다.

 

해당 마을에선 낮에도 얼굴에 벌레가 부딪혀 눈을 못 뜰 지경이며, 길을 걸을 때조차 수십 마리의 깔따구 떼들이 얼굴을 덮쳐 손으로 휘저어도 금세 달라붙곤 하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밤이면 더욱 심해 불빛을 찾아 이들 벌레들이 집안 구석구석 날아들어와 창틀, 욕조 등 사방에서 깔따구의 사체를 발견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변희재가 표현한 것처럼 "일베"라는 그릇에 벌레들이 득시글거리며 마치 깔따구 떼인 양 우리 사회를 오염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가덕도에 출몰한 깔따구 떼들을 없애기 위해선 부근 습지를 없애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일베라는 사이트의 몰락이 과연 변희재 식 표현대로 단순히 담는 그릇만을 깨버리는 일이 될지 아니면 깔따구 떼의 근원인 습지를 없애는 것과 같은 일이 될지는 좀 더 두고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분명한 건 어떤 벌레든 해충은 한 곳에 몰아 넣고 박멸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사실입니다.

 

  일베충들의 미래는?

 

한편 낸시랭과의 설전을 통해 국민 찌질남으로 등극한 변희재, 일베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과시해 오던 터이니 이번 일베 매각 논란에 부쳐 한 마디 던지지 않을 수 없었겠지요?  평소 자신의 생각과 대척점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종북세력으로 몰아부쳤던 그입니다.

 

"종북세력이 심리적 압박을 가해오는 전술을 펼치고 있지만 일베보다 더욱 강력한 사이트가 등장할 것이다. 그릇이 깨졌다 해도 자신들을 움직이게하는 동력엔 지장 없다"라며 겉으론 못내 태연한 척 자신과 일베충들의 굳건한 정신승리를 다지는 듯한 속내를 내비치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습지를 없앤다고 하여 깔따구가 절멸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곳곳에 뿔뿔이 흩어져 살다가 또 기회가 될 만 하면 다시 떼로 출몰할 기회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겠지요.  일베라는 커다란 그릇도 마찬가지일 듯합니다.  이를 깨 버리면 일베충들이 잠시 잠깐 혼란을 겪을지는 몰라도 변희재의 말마따나 곧 그를 대체할 만 한 그릇을 만들려 할 테고, 또 기회가 될 때 일베와 같은 역할을 하려 들 것입니다.  일베의 몰락이 일베충들의 박멸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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