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MB 특사가 의미하는 두 가지 관점

새 날 2013. 1. 2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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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마지막 특사 단행을 바라보며, 역시 '그는 불도저다'란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주변인들의 만류와 우려스런 시선에도 전혀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의 의지대로 밀어붙이는 저돌성 하나만은 정말 끝내 주는 거다.  다른 건 차치하고서라도 이 부분만큼은 그의 능력을 높이 사고 싶다.  하기사 그런 깡다구가 없었으면 지난 5년을 어찌 버텼을까도 싶다.

 

이제 그가 예고했던대로 특사는 이루어졌다.  설사 '셀프사면'이란 비아냥이 있었다손 쳐도, 법에 명시된대로 대통령의 권한을 공정하게 행사했기에 욕을 먹어야 할 이유 없다는 표정이 역력해 보인다.  그래 맞다.  물론 법적으로 전혀 하자 없는 행위가 맞긴 하다.  이전부터 계속 언급해 왔기에 '셀프사면'이란 비아냥도 더 이상 거론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순전히 나의 관점에서 볼 때 이번 사면이 의미하는 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 MB가 그토록 욕을 먹으면서까지 '라이언 일병'들을 구하려 한 데에는 그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을 듯싶다.  물론 그의 곁에서 충직하게 도와 준 은인들에 대한 보은 차원에서의 사면은 기본일 것이다.  그보단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 보고 싶다.  그들이 MB에게 어떤 이득을 주었느냐가 핵심일 듯하다.  아마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무언가 우리의 상식을 뛰어넘는 보다 커다란 이득이라도 만들어 주지 않았는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이제껏 봐 온 MB라면, 그러지 않고서야 국민들이나 박 당선인 측의 수많은 욕 소나기를 맞으면서까지 굳이 무리한 특사를 단행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는 거다.

 

둘째, 박 당선인에게 날개를 달아 준 격이다.  박 당선인 측에선 겉으로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하지만 뒤로는 표정 관리에 애쓰는 듯한 뉘앙스를 문득 받았다.  왜 아니겠는가.  박 당선인 측에서 볼 땐 반대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MB가 특사를 단행했으니, 자신은 할 만큼 한 것이고 책임에 대해선 이제 온전히 MB에게 떠넘기면 그만인 상황이다.  아울러 MB정권과 차기 정권과의 선긋기에 이보다 좋은 재료가 어디 있겠는가.  따라서 그에 대한 맹비난은 일종의 립서비스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아울러 박 당선인의 부담감을 확 덜어주는 효과도 있다.  만일 이번 특사가 없었다면 측근들에 대한 책임을 박 당선인이 안고 가야 할 상황이라 껄쩍지근하면서도 영 부담스러웠을 터, 하지만 MB는 영악하게도 이러한 박 당선인의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해 준다.

 

결과적으로 이번 특사 단행은 MB와 박 당선인 모두에게 득이 되면 득이 되었지 손해를 볼 만 한 일이 아니었다는 게 내 판단이다.  욕을 그렇게 먹으면서까지 특사를 단행한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거다.  MB는 보은으로 측근들을 살려주고, 박 당선인에겐 전 정권과의 차별화와 동시에 부담감을 날려 주는 일석 삼조의 효과, 이쯤되면 MB의 머리도 썩 나쁜 편이 아니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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