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경험의 즐거움

시시각각 다가오는 폭탄 테러의 공포.. 영화 '앰뷸런스'

새 날 2022. 1. 30. 15:02
반응형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한 고등학교. 평화롭던 교정에 갑자기 총성이 울린다. 비명소리와 함께 아수라장으로 돌변하는 학교. 테러가 발생했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로 보이는 두 사람의 테러 용의자 중 한 사람은 소총으로 움직이는 학생을 향한 저격에 나섰고, 또 다른 한 사람은 알아들을 수 없는 주문을 외우며 자폭 테러를 기도하고 있었다. 이윽고 큰 폭발 소리와 함께 학교는 아비규환의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아다모(아다모 디오니시)가 운전하고, 구급대원 이사벨(클로틸드 헤스메)이 탑승한 1호 구급차. 하루 일정을 마치고 퇴근하던 도중 학교 테러 현장으로 출동하라는 상부의 지시를 받고 급히 방향을 튼다. 학교에 도착하니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참상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혼돈 속에서 급히 응급환자를 찾는 두 사람. 곧 숨이 끊어질 듯한 다급한 환자 한 명을 발견하고 구급차로 조심스럽게 옮긴다.

 

 

영화 <앰뷸런스>는 학교 테러 현장에서 탑승시킨 한 응급환자로 인해 발생하는 이야기를 다룬 스릴러물이다. 비좁은 구급차 안에서 구급대원들은 또 다른 테러에 맞서 고군분투한다.

 

응급 처치가 진행되고 잠시 후 깨어난 환자. 이사벨은 그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처방에 나섰다가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의 복부에 폭탄이 둘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든(아담 아마라)이라 불리는 이 환자는 학교 테러에 나섰던 두 사람 가운데 한 명이었고, 무슨 연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배에 두른 폭탄이 불발하는 바람에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셈이다. 다른 테러요원 한 사람은 테러 현장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된다. 

 

 

1호 구급차는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인다. 운전대를 잡고 있는 사람은 아다모였으나 구급차의 실제 조종 권한은 베에 폭탄을 두르고 이의 기폭장치를 손에 든 채 아무 때고 누를 수 있음을 경고하고 나선 이든에게로 넘어갔다. 이미 삶을 포기한 듯 연신 코란 구절을 읊조리며 기폭장치 누를 시기만을 엿보는 이든과 그의 테러 행위를 어떻게든 지연시켜 추가 희생을 막고자 하는 구급대원들의 치열한 두뇌 싸움이 시작된다.

 

 

테러요원의 신상 분석에 나선 대테러본부는 두 명 가운데 한 사람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그 뒤를 쫓지만, 이미 1호 구급차가 이든에 의해 장악된 상태라 그가 탑승해 있다는 사실을 알 도리가 없다.

 

이든은 자신이 살아 있다는 현실과 배에 폭탄이 둘러져 언제든 폭발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혼란을 느끼는 듯하다. 영화는 믿을 수 없는 현실과 마주한 채 두려움에 떠는 17세 테러요원의 인간적인 면모도 스크린에 옮긴다. 정신적 멘토인 유세프(모스타파 벤케룸)에게 의지하던 그의 모습은 한 명의 인간으로서 연민을 느끼게 한다. 이사벨 역시 자식뻘인 이든의 현실에 안타까워하며 어떻게든 그를 도우려 한다. 

 

 

영화는 밀폐된 좁은 공간에서의 폭탄 테러라는 설정으로 공포감을 극대화한다. 일반적으로 광장 등의 넓은 공간에 비해 폐쇄성이 전달하는 공포가 훨씬 크게 다가오는 법, 게다가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공간이라니. 영화는 이러한 설정을 통해 끌어올릴 수 있는 최고 한도의 서스펜스를 관객에게 제공해준다. 덕분에 긴장감은 물론, 몰입도도 상당하다.

 

 

영화 <앰뷸런스>는 시시각각 다가오는 폭발의 위협 속에서 이를 막기 위해 애쓰는 두 구급대원의 활약상을 그린다. 총을 들고 실내에서 움직이는 사람을 향해 정확히 조준 사격하는 테러 용의자, 그리고 그가 쏜 총탄에 맞아 피를 뿌리며 쓰러지는 희생자들을 흔들리는 카메라 앵글 속에 담아 테러 당시의 급박하고 참혹한 상황을 실감나게 연출한다. 어떤 이유에서든 테러 행위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뿐만 아니다. 

 

테러 행위 직후 현장으로 출동한 구급대원들의 활약상을 가급적 현실에 가깝게 스크린에 담아냄으로써 그들이 위급한 구조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봉사해왔고 활동하고 있는가를 최대한 관객의 눈높이에 맞게 전달, 그들의 수고로움을 기린다. 

 

 

 

감독  알렉산드로 톤다 

 

* 이미지 출처 : (주)까멜리아이엔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