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경험의 즐거움

액션 종합선물세트 <유체이탈자>

새 날 2021. 12. 2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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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교통사고 현장에서 깨어난 강이안(윤계상).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왜 여기에 와 있는지 전혀 기억할 수 없다. 거울에 비친 얼굴도 영 낯설기만 하다. 경찰서에서 사고 조사를 마치고 나온 그는 현 상황이 몹시 혼란스러우나 이를 느낄 겨를조차 없다. 이윽고 또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나기 때문이다. 

 

강이안은 12시간마다 전혀 다른 사람의 몸에서 새롭게 눈을 뜬다. 이 기이한 현상은 강이안의 평범했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간다. 자신의 정체성이 몹시 궁금해진 강이안. 그를 둘러싼 사건과 사람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기 시작한다. 누군가의 몸을 빌려 깨어날 때마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뒤를 쫓는 한 남자, 그리고 그때마다 마주하게 되는 한 여자. 이들 사이에 해결의 실마리가 있을 것으로 직감한 강이안은 이를 토대로 기억에서 지워진 자신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영화 <유체이탈자>는 액션 장르의 작품으로, 다양한 액션 신이 등장한다. 기억을 잃고 12시간마다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나는 한 남자가 잃어버린 자신을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는 이야기다. 지난 2017년 개봉하여 7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한 영화 <범죄도시>에서 조직의 우두머리인 ‘장첸’ 역을 통해 깊은 인상을 남겼던 윤계상이 '강이안' 역을 맡았다. 같은 제작진이 <유체이탈자>의 제작에도 참여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의 몸에서 새롭게 깨어날 때마다 그들은 한결 같이 한 남자의 뒤를 쫓는다. 쫓기는 인물이 다름 아닌 자신임을 어렵지 않게 깨달은 강이안은 교통사고 현장에서 인연을 맺은 노숙인(박지환)의 도움으로 자신의 정체와 관련하여 흩어져 있던 정보들을 통해 제법 의미 있는 실마리를 찾아낸다.

 

그는 우연히 발길이 닿은 성당에서 다짜고짜 자신에게 공격부터 가해온 문진아(임지연)와 모종의 관계에 놓여 있음을 직감한다. 그녀의 사진을 갖고 있기도 했지만, 딱히 꼬집어 말할 수는 없어도 특별히 다가오는 어떤 감각 때문이다. 하루아침에 기억을 잃고 혼돈과 맞닥뜨리게 된 강이안은 과연 잃었던 정체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유체이탈이라는 독창적인 설정을 통해 정체를 알 수 없는 다른 사람의 몸에서 느닷없이 깨어나고, 12시간마다 또 다른 사람의 몸을 빌려 반복적으로 깨어나야 하는 상황은 영화 중반 이후까지 계속해서 이어진다. 주인공 강이안 못지 않게 관객들도 좀처럼 갈피를 잡을 수 없는 혼돈에서 허우적거리게 되는 이유다. 마치 조각 모음하듯 작은 실마리들이 차곡차곡 쌓여 단서가 조금씩 잡히고 나서야 오랜 시간 극 전반을 뒤덮던 장막이 서서히 걷힌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극 중반까지는 조금 답답하고 지루한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 연출이 조금은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나름 선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할리우드에서의 리메이크가 결정되고, 전 세계 107개국에 판권이 선 판매되었다고 한다. 

 

 

영화 <범죄도시>에서 극악무도한 범죄 조직의 우두머리 ‘장첸’ 역을 통해 파격적인 캐릭터를 선보였던 배우 윤계상은 <유체이탈자>에서는 독특한 이야기 설정을 통해 1인 7역의 고난이도 캐릭터를 무난히 소화해낸다. 또 한 차례의 이미지 변신을 꾀한 셈이다. 

 

 

극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중반까지는 강이안이 기억을 잃고 타인의 몸에서 깨어나 맨몸으로 사투를 벌이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조금씩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고, 후반부부터 본격적인 액션 활극이 펼쳐진다. 절정으로 치달을수록 액션의 강도가 더해지는 폭발적인 시퀀스가 압권이다. 문진아와의 닿을 듯 말 듯한 로맨스는 극의 핵심 원동력이기도 하다. 도심 추격 신은 기본이고, 맨몸 격투 신과 총기를 활용한 액션까지, 영화는 질주 및 액션을 향한 관객의 본능적 욕구를 대리 충족시켜 준다. 

 

 

감독 윤재근

 

* 이미지 출처 : (주)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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