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경험의 즐거움

영웅으로 거듭나기 위한 성장통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새 날 2021. 12. 24. 14:27
반응형

피터 파커(톰 홀랜드)는 빌런 미스테리오(제이크 질렌할)의 계략에 의해 자신의 정체가 세상 모든 이들에게 탄로남과 동시에 또 다른 빌런으로 오해를 받게 된다. 이로 인해 평범했던 일상이 와르르 무너져버린 피터 파커. 문제 해결을 위해 그는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찾는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도움을 통해 세상을 스파이더맨의 정체가 탄로나기 이전으로 되돌리고 싶었다.

 

하지만 닥터 스트레인지의 도움은 실행 과정에서 어긋난다. 그의 주문이 멀티버스(다중우주)를 잘못 건드리는 통에 과거 스파이더맨과 대적했던 빌런들을 일제히 현실 세계로 소환하게 된 것이다. 빌런들을 원래 세계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닥터 스트레인지. 이는 곧 빌런의 죽음을 의미하기에 그럴 수는 없다며 완강히 버티는 피터 파커. 이들 둘은 빌런 소환 문제의 해법을 두고 극한 갈등을 빚는데...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스파이더맨: 홈커밍>,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 이은 존 왓츠 감독의 <스파이더맨> 3부작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다. 어린 피터 파커가 영웅으로서 스스로의 결정에 책임을 지고 한층 성장해가는 과정을 밀도있게 그렸다. 멀티버스 개념의 등장으로 전작보다 세계관이 크게 확장하면서 무엇보다 볼거리가 풍성해졌고, 더불어 액션도 화려해졌다. 

 

 

피터 파커는 결국 닥터 스트레인지의 뜻을 꺾고 자신의 의지대로 작업을 진행해 나간다. 온갖 악행을 저질러 세상을 어지럽혔던 빌런들도 사실 빌런이 되기 이전에는 자신과 같은 평범한 소시민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피터 파커. 이들 빌런을 빌런이 되기 이전으로 되돌리기 위한 프로젝트는 해피 호건(존 파브로)의 아파트에서 은밀하게 진행된다. 피터 파커의 결정과 그에 따른 계획은 과연 온전히 이루어질 수 있을까? 

 

 

닥터 스트레인지의 등장과 함께 평행우주, 다중우주 개념의 도입으로 극중 세계관은 크게 확장한다. 이렇듯 현실 세계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 닥터 스트레인지의 마법 덕분에 관객들의 볼거리는 더욱 풍성해졌다.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 그리고 앤드류 가필드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 속 빌런의 등장은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이뤄진다. 

 

 

피터 파커는 그간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희생을 자처해 왔으나 스파이더맨의 정체가 탄로나면서 자신의 결단이 쉽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더 나아가 스파이더맨을 둘러싼 이슈가 눈덩이처럼 커져가며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자 그가 바라는 바와 운명 사이에서 갈등을 호소하게 된다. 피터 파커는 보편적인 삶이 그러하듯이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며, 그때마다 치열한 고민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스스로 내린 결정에 대해 막중한 책임이 뒤따른다는 사실도 온몸으로 체득한다. 때로는 아픈 경험도 하게 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연출된 연인 MJ(젠데이아 콜먼)와의 마지막 씬은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이는 어른이 되어가는, 일종의 통과의례이자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나기 위해 앓게 되는 성장통이다. 피터 파커는 누구보다 영리하고 똑똑한 절친 네드(제이콥 배덜런) 그리고 연인 MJ와 함께 세상을 경험하며 서로의 성장을 돕는다.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어른으로 성장 중인 피터 파커가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영웅으로서의 결단과 행위를 통해 진정한 영웅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그가 겪는 성장통이 때로는 절절한 아픔과 안타까움으로 다가오지만 그만큼 더 큰 영웅으로서의 성장을 의미한다. 확장된 세계관 덕분에 시공간을 뛰어넘는 영웅의 활약은 스케일이 커졌으며, 멀티버스를 찢고 현실 세계로 뛰쳐나온 다종다능한 빌런들과의 한 판 승부는 전작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벅찬 감흥과 볼거리를 관객들에게 선사해준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세계관과 액션은 이후 비슷한 작품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케 한다. 존스 왓츠 시리즈의 멋진 마무리다. 

 

 

감독 존 왓츠

 

* 이미지 출처 : 소니픽처스코리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