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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입국 이슈 다룬 시의성 높은 작품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

새 날 2019. 6. 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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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와 국경 지대에 위치한 미국 텍사스 주 캔자스시티에서 대규모 폭탄 테러가 발생하는 등 이 일대는 아비규환으로 변모한다. 미국 정부는 테러리스트들의 입국 경로를 추적한 결과 이들이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 운영하는 밀입국 조직을 통해 미국에 몰래 숨어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이들을 소탕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묘략을 짜내는데, 카르텔 간 전쟁을 유도하여 이에 자신들이 개입할 명분을 축적한다는 작전을 세운 것이다. 이의 수행을 위해 미국 비밀정보요원 맷(조슈 브롤린)이 동원된다. 아울러 맷과 오랜 기간 함께 호흡을 맞춰온 용병 알레한드로(베니시오 델 토로)도 이번 작전에 투입된다.

이들은 멕시코 최대 카르텔 조직 보스의 딸인 이사벨라(이사벨라 모너)를 납치하기로 계획하고 이내 실행에 옮긴다. 맷과 알레한드로에 의해 극적으로 납치된 이사벨라. 하지만 이후 상황은 전혀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만다.



카르텔 간 전쟁 유발을 노린 비밀 작전 수행

영화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 테러리스트들을 국경으로 수송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미 정보요원이 용병의 도움으로 비밀 작전을 수행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 2015년 개봉한 전작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의 감독 드니 빌뇌브 대신 스테파노 솔리마가 메가폰을 잡았으며, 각본과 주연 배우는 전작과 동일하다.



맷과 알레한드로는 계획이 틀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상부의 명령을 충실히 따르는 군인으로서의 역할을 착실히 수행하며 최상의 콤비 플레이를 선보였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이번 비밀 작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사실을 감추기 위해 작전을 급거 수정하면서 상황은 급변하게 된다.

즉, 미국 정부와 맷은 대립하게 되고 알레한드로와 이사벨라는 위험에 빠지는 등 이번 작전의 책임자격인 맷과 그의 용병 알레한드로는 각기 다른 입장과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사벨라를 이용하려 했던 알레한드로. 둘 사이의 관계와는 별개로 알레한드로는 당장 그녀를 보호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맷과 알레한드로의 콤비로 펼쳐 보이는 비밀 작전 수행과 그 뒤에서 이를 움직이는 미국 정부. 멕시코 마약 카르텔 내부에서 이뤄지는 은밀한 밀입국 과정과 시카리오(암살자)가 되고자 하는 청년들의 고군분투. 그리고 이사벨라를 이용한 작전이 틀어지자 그녀를 보호하는 역할을 도맡게 된 알레한드로. 영화는 이들을 각기 축으로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간다.



밀입국 이슈 다룬 시의성 높은 작품

이 작품에는 국가 안보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등 9.11 테러 이후 테러울렁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미국의 혼란과 공포 상황이 가감 없이 묘사돼 있다. 극 중 불법적인 납치, 고문, 살인 행위 등이 버젓이 자행되는 등 평소 지구촌의 인권을 강조해온 1등 국가 미국의 이미지와는 크게 상반된, 어두운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영화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는 전작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에 비해 긴장감과 완성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는 마약 카르텔로 엮여 있는 다양한 인물들이 각기의 목적을 위해 미국과 멕시코 국경 지역에서 충돌하는 신은 그 자체로 관객들로 하여금 흥미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아울러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OST와 흡인력 높은 이야기의 전개는 관객의 몰입감을 더욱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한다.

미국의 불법이민 문제, 근래에는 멕시코 국경 지대의 밀입국 문제가 특히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를 향한 비판 의식을 빼놓지 않고 있다는 점과 테러리즘과 함께 밀입국 문제를 영화의 소재로 삼고 있다는 사실은 시의성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대목이다.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시리즈가 기대된다.



감독  스테파노 솔리마


* 이미지 출처 : (주)코리아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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