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역대급 청와대 국민청원... 무엇을 의미하나

새 날 2019. 4. 3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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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정당 해산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폭주하고 있다. 단 하루만에 55만 명 이상이 청원에 합류하더니 30일 오전 9시 15분 기준으로 드디어 100만 명을 돌파한 것이다. 포털사이트에서는 국민청원이 하루 종일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으며, 국민청원 게시판은 접속자 폭주로 서버가 한동안 마비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청원인은 "자유한국당을 해산시켜 나라가 바로 설 수 있기를 간곡히 청원한다"며 "한국당은 국민의 막대한 세비를 받는 국회의원으로 구성됐음에도 걸핏하면 장외투쟁과 정부의 입법을 발목잡기하고 소방에 관한 예산을 삭감하는 등 정부가 국민을 위한 정책을 시행하지 못하도록 사사건건 방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청원에 동참한 인원이 공식답변 요건을 충족하는 20만 명을 이미 넘어섰기에 청와대는 이에 응답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정부가 자유한국당 해산 청구에 나설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으로 보이며, 혹여 해산 청구에 응한다고 해도 최종 판단은 헌법재판소의 몫이기에 자유한국당 해산의 실현 가능성 역시 제로에 가까운 게 현실이다.

물론 이번 청원을 자청한 장본인이나 이에 동참한 수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현실을 모르는 바는 아닐 것으로 짐작된다. 그렇다면 100만 명이 넘는 이들이, 서버가 다운되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도 이번 청원에 기꺼이 동참하게 된 원동력은 과연 어디에 있는 걸까?


청와대 홈페이지 캡쳐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 장외투쟁에 나섰다는 자유한국당. 하지만 ‘독재타도’와 ‘헌법수호’를 외치며 도리어 민의의 전당 국회를 일거에 ‘동물국회’로 전락시켜버린 그들의 민주주의를 향한 만행(?)에 대해 대다수의 사람들은 대체로 비슷한 생각을 하거나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것으로 짐작되는 상황이다.

헌법을 수호하자고 주장하면서도 정작 국회법을 어긴 그들의 이율배반적이면서도 억지스러운 행태에 공분을 느끼게 되지 않았을까? 민주주의를 살리자면서 또 다시 ‘색깔론’을 끄집어내는 등 정치 불신과 퇴행을 일삼고 있는 그들의 일그러진 행태를 바라보며 이들을 응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그러니까 이번 역대급 청와대 국민청원은 이명박 정권 그리고 박근혜 정권을 만들어 낸 자유한국당이 자숙하면서 국정 개혁에 협조해도 모자를 판국에 사사건건 개혁을 발목 잡고 정치 퇴행을 일삼아온 행태에 국민적 공분이 한꺼번에 응집된 결과물로 보인다. 불과 수 년 전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시민들이 촛불을 든 채 광장에 모여 권력에 저항하며 민의를 표출했듯이 말이다.

즉, 이번 국민청원의 역대급 결과는 자신들의 본분을 잊은 채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정치 퇴행을 일삼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향한 국민들의 준엄한 꾸짖음이자 경고인 셈이다. 자유한국당은 작금의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과거 국민적 분노가 비등점 이상으로 들끓었을 때 어떤 사태가 빚어졌는가를 반드시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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