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저냥

세상을 바꾸는 뉴콘텐츠 KBS '다큐세상'

새 날 2019. 2. 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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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봤던 익숙한 공간이다. 갑자기 지옥불로 떨어지는 참여자, 공포에 떨며 소리를 내지르고 만다. 괴물이 뛰쳐나오기도 한다. 참여자는 또 다시 깜짝 놀라지만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괴물을 직접 잡는다. 천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영화 <신과 함께>가 실감형 VR 콘텐츠로 재탄생했다.

인기 웹툰 <조의 영역> 역시 이른바 ‘VR툰’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개발되면서 만화라는 기존 틀의 옷을 벗고 VR로 다시 탄생하였다. 참여자는 마치 만화 속 장면 안에 직접 들어와 있는 듯한 놀라운 체험을 하게 된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전혀 다르고, 조금은 낯선 세계가 다가오고 있다. 생경하지만 더 짜릿하고 매력적인, 그래서 더욱 기대되는 미래의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지난 1일 방송된 KBS <다큐세상> ‘세상을 바꾸는 뉴콘텐츠’ 편에서는 뉴콘텐츠란 무엇인지 살펴보고, 뉴콘텐츠가 우리의 삶을 어떤 방식으로 변화시키는지, 아울러 해당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한다.



뉴콘텐츠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한국콘텐츠진흥원 김영준 원장은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과 결합한 콘텐츠, 즉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MR(Mixed Reality, 혼합현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같은 기술과 결합한 콘텐츠가 뉴콘텐츠다.”

AR :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카메라로 실제 공간을 비추고 그 영상 위에 가상의 정보를 더해 보여주는 기술이다.

VR : 가상세계에서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게 하는 기술로, HMD(Head Mounted Display) 기기를 착용하고 가상공간을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다.

MR : AR과 VR을 통합한 형태로, 가상현실의 입체적인 느낌과 증강현실, 즉 현실세계의 사물 부분이 결합된 기술이다.



뉴콘텐츠 기술의 발전은 불가능한 표현을 가능케 하면서 콘텐츠 생태계를 더욱 화려하고 과감하게 바꿔놓을 것이며, 창작의 틀마저 깨부수는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뉴콘텐츠 기술은 지금 어디까지 와있을까?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드에서 매년 가을마다 개최되는 국제테마파크 박람회는 지난해 세계 100여 개 국가 1100여 개의 기업이 참여할 만큼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산업 박람회다. 이곳에서는 최신 놀이기구와 게임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엔터테인먼트까지 관련 업계 동향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데, 최근 주목할 만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뉴콘텐츠 놀이기구의 비율이 기존의 것들을 제치고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국내 참여 기업들 역시 세계인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큰 성과를 올렸다. 국내 가상현실 시장은 2017년 1조 9,601억 원에서 2020년 5조 7,271억 원의 규모로 불과 3년 만에 2배 이상 껑충 뛸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뉴콘텐츠 산업의 발전은 우리의 삶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화시키게 될까? 아티스트에게는 작업 영역의 제한을 없애 표현력의 제약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고, 상상이나 세계관을 마음껏 구현 가능케 하며 스토리를 만들고 다양한 장르에 응용하여 적용 가능하기에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아울러 뮤지컬 공연 연습이나 리허설 등 대규모의 공간과 인력 그리고 비용이 요구되는 작업에서도 뉴콘텐츠는 큰 힘을 발휘하게 된다.

의료 분야에서 뉴콘텐츠는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의 찰스 E. 래비 교수 연구팀은 전투에 참여했던 군인들을 위해 현재 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치료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를 통해 치료한 병사 가운데 4분의 3가량이 눈에 띄게 상태가 좋아졌음이 확인됐다고 한다.



응급처치교육 현장에서도 뉴콘텐츠의 활약상은 두드러진다. 심폐소생술 교육에 혼합현실 기술을 도입한 것인데, 가상공간 안에서 발생한 응급상황을 안내에 따라 대처해 나가는 방식이다. 이러한 교육은 자칫 당황하기 쉬운 치명적 위기 상황에서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이를테면 재난사고와 같은 위급 상황에 대처하는 교육 등과 접목시키면 가장 이상적일 테다. 현실에서는 시간이나 비용 그리고 안전 때문에 쉽게 재현하기 어려운 위험천만한 상황을 몇 차례나 생생하게 체험하는 일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머리가 아닌 몸으로 익히는 방식이다. 그 경험들이 결정적인 순간 수많은 생명을 구하게 된다.



계명대 컴퓨터공학과 이덕우 교수는 이에 대해 “위험 부담이 있는 투자를 할 필요 없이 소프트웨어만으로도 교육적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게 한다. 더 발전하면 군사훈련 같은 것도 적용 가능해진다. 위험하기 짝이 없는 야전훈련을 직접 하지 않고 필요한 것을 가상현실 콘텐츠로 충분히 훈련 가능하다.” 라고 말한다.



덕성여대 임양미 교수는 “뉴미디어의 특징은 공간과 시간에 대한 것들을 함축적으로 만들어준다. 주말부부가 먼 거리에 있어도 서로 자기의 공간 안에 불러올 수 있는, 또는 자기가 갈 수 있는 기술이 바로 AR, VR, MR이다” 라고 주장한다.

뉴콘텐츠는 교육 현장도 변화시키고 있었다. 아이들이 가상공간 안에서 대화와 토론으로 함께 플레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합동 플레이 방식이 콘텐츠 안에 접목되고 있는데, 기존의 교육 방식과는 달리 아이들이 무척 흥미를 느낀다는 점에서 교육적 효과가 객관적으로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블록체인(데이터를 체인 형태로 연결하여 다수의 컴퓨터에 분산 및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기술)이 뉴콘텐츠에 더해지면서 아티스트의 활동 반경은 더욱 넓어지고 있다. 음원뿐 아니라 아티스트 개인의 영상과 팬들을 위한 기념품 제작, 그리고 정기적인 후원 등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되고 있었다. 음원 유통사가 수익 정보를 독점 관리하던 기존의 방식과 달리 블록체인은 모든 구성원들에게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이러한 투명성은 더 큰 창작 욕구를 불러오며 다양한 팬 서비스까지 가능케 한다. 결과적으로 아티스트에게는 더 많은 수입을 보장해주고 팬들에게는 더 많은 콘텐츠가 공급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뉴콘텐츠 기술의 발전은 콘텐츠 생산의 주체에도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되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위기로 다가오게 하는 사안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KDA'로 대변되는 버추얼 아이돌이다. 이들이 펼치는 무대의 주인공은 일반 아이돌 그룹이 아닌 인기 게임 캐릭터들이었다. 그러니까 실재가 아닌 가상의 캐릭터다. 이들은 현실이라면 실현 불가능했을 화려한 시각적 즐거움을 대중들에게 선보였다. 뿐만 아니다. 인공지능이 직접 편곡하고 부른 랩은 최고의 랩퍼 ‘슬리피’마저 놀라게 할 정도로 완벽에 가까웠다.

바야흐로 새로운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콘텐츠의 진화 속도는 우리의 생각을 훨씬 앞지른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콘텐츠의 변화에는 어느덧 가속도가 붙고 있는 양상이다. 기술에 의해 생산되는 놀라운 표현의 자유와 색다른 창작 도구들이 이미 우리의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 무궁무진한 가능성 속에서 우리가 경험하게 되는 건 과연 무얼까? 시각이 달라지고 시야가 넓어지면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깜짝 놀랄 만한 무언가를 발견하게 될까? 창작과 표현의 공식이 바뀌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새로운 콘텐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 이미지 출처 : POOQ(푹)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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