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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흡사 계란을 닮은 듯한 유선형의 초대형 UFO가 미국 몬타나 주의 한적한 공간에 떨어진다. 이 사건으로 미국 전역은 발칵 뒤집힌다. 뿐만 아니다. 괴 비행체는 전 세계 12곳에서 추가로 발견된다. 인류 전체는 사상 유례 없는 사태로 인해 극도의 혼란 속으로 빠져든다. 경계심 또한 최고조에 이른다. 불안에 휩싸인 세계 곳곳에선 폭동이 일어나고 약탈과 방화 등의 사건이 끊이지 않는다. 이 괴 비행체는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지구에 날아온 것인지 의문투성이가 아닐 수 없다. 



'쉘'로 명명된 비행체 내부에 탑승하고 있는 외계인들이 보내온 의문의 신호를 해독하고, 이들과의 소통을 위해 언어학자인 루이스(에이미 아담스) 그리고 물리학자인 이안(제레미 레너)이 각기 초빙되고, 이들은 군과 CIA 등의 철통 같은 통제와 함께 18시간마다 출구를 개방하는 쉘 내부에 진입, 외계인들과 직접 대면하며 소통을 시도하는데...



사상 처음 접하게 되는 외계 생명체, 때문에 이들과의 접촉은 더없이 조심스럽다. 각종 약물 투여를 통해 면역력을 높이고 철벽 방호복까지, 이들이 갖춘 외양은 흡사 지구인들이 외계 생명체로부터 느낄 법한 두려움 따위를 상징하는 극적인 요소라 할 만하다. 특히 언어적 소통의 대가인 루이스에겐 감정의 기복이 최고조에 달하며, 그들과의 접촉을 위해 한 발자욱 한 발자욱 떼는 일조차도 곤혹스럽기 짝이없다. 


지구인들은 외계 생명체와의 소통 방식을 놓고도 여전히 혼란스럽다. 과학적인 방식으로 접근해야 옳은지, 아니면 언어학적인 방식으로 접근해야 옳은지 등의 의견이 충돌하며 좀체 갈피를 잡지 못한다. 하지만 공감 능력이 어느 누구보다 빼어난 루이스의 과감하면서도 다소 무모해 보이는 소통 방식이 소기의 성과를 보이자 조금은 더디더라도 언어학적인 방식의 소통으로 무게추가 기운다. 



그러나 모두가 루이스의 더딘 방식을 선호하는 건 아니다. 소통보다는 첨단 무기를 앞세워 군사적인 방식으로의 해결을 원하는 이들이 실은 더욱 많다. 쉘 앞에서 무력시위를 감행하며 외계 생명체에게 위협을 가하기 시작하는 그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칫 외계 생명체가 전달하는 메시지의 해석이 곡해되거나 잘못될 경우 이는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공산이 크다. 올바른 소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는 순간이다.



물론 이들의 행동을 전혀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사람 모두에게는 본능과 관련한 방어기제라는 게 존재한다. 불안감이 엄습해오고 안전마저 위협 당하는 절체절명의 위기감 앞에서 이의 작동은 아주 자연스럽다. 당장의 현실은 물론, 미래마저 불투명한 환경에서 조금은 느린 방식의 루이스식 소통은 이들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는 촉매제 역할만 톡톡히 할 뿐, 시시각각 다가오는 공포로 인해 지구촌 전체는 결국 혼돈이라는 아비규환과 정면으로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가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이다. 이는 출간되자마자 최고의 과학소설에 수여되는 네뷸러상, 휴고상 등 8개의 상을 모두 석권할 정도로 대단한 반향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극중 루이스의 언어학적 소통 방식은 조급한 이들이라면 도저히 감내하기 어려울 만큼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단점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설득력을 갖추고 있다. 지구촌엔 수많은 언어가 존재하며, 어떤 언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관념과 행동 또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언어적 양식에 종속된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외계 생명체에게 만약 게임을 손에 쥐어줄 경우 한쪽이 다른 한쪽을 반드시 패배시켜야 하는 승자와 패자만을 가르려 할 테고, 망치를 손에 쥐어줄 경우 세상 모든 것들은 온통 못으로 변모하고 말 테다. 언어를 손에 쥐어주어야 비로소 서로 온전하게 소통하게 된다는 게 바로 루이스식 논리이다.



지구인들의 언어와는 달리 표의문자를 소통 방식으로 사용하는 독특한 외계 생명체의 신호가 처음엔 어색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소통 횟수가 늘어나고, 파편화됐던 고유 이미지들이 점차 나름의 의미와 상징체계를 갖추게 되면서 언어적인 형상을 띠어가자 신기하게도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마법을 부린다. 놀라운 연출 기법이다. 



에이미 아담스가 선보인 연기는 가짜가 아닌 진정한 소통을 통해야만 누릴 수 있을 법한 최고조의 감정을 맛보게 해준다. 지구인과 외계 생명체 간 물리적인 거리는 그다지 멀지 않다. 심리적인 거리가 그보다 훨씬 멀다면 멀다. 그 긴 심리적인 거리의 간극을 좁히기란 쉽지 않은 노릇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왜 소통이 필요한지를 이 영화는 에둘러 표현한다. 


SF장르이면서도, 작품 전반으로 아주 따뜻한 감성이 흐르는 독특한 영화다. 아울러 루이스의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산재된 기억들이 현실의 삶에 의해 퍼즐 조각 맞춰지듯 한데 모아지며, 삶에 대한 진지한 관조 그리고 통찰의 기회를 맛보게 하는 점도 이 영화만이 갖는 뛰어난 매력 포인트다. 강추한다.



감독  드니 빌뇌브


* 이미지 출처 : 네이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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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tokyobreaknews.tistory.com BlogIcon T. Juli 2017.02.03 22:12 신고

    영화지만 지구와 우주의 소통 생각하게 하는 영화네요

  2.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2.04 08:26 신고

    오 드니 뵐뇌브 감독의 영화로군요
    묻지도 않고 봐야할 영화입니다
    "프리즈너스"를 보고 팬이 되었습니다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도 마찬가지구요^^

  3.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2.04 17:54 신고

    좋네요. 알파고 시대 상상력도 과학의 수준을 뛰어 넘어야겠습니다.

  4. Favicon of https://ecrivain-inconnu.tistory.com BlogIcon écrivain inconnu 2017.02.05 02:14 신고

    이 영화가 요즘 인기인가 보군요.
    제가 사는 곳이 시골이라 영화관을 가기 만만치는 않는데 웬지 한 번 보고 싶네요.
    sf영화도 그것대로의 맛이 있으니.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