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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생활하는 매기(그레타 거윅)는 아이는 갖고 싶지만 결혼은 하기 싫어하는 자의식이 뚜렷한 커리어 우먼이다. 그렇게 일상을 살아가던 그녀 앞에 어느날 존(에단 호크)이라는 남성이 홀연히 나타난다. 지적인 이미지가 유독 강하고 대학 교수이자 소설도 쓰고 있던 그로부터 매기는 무언가 알 듯 모를 듯한 인력이 작용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가 쓰던 소설을 읽어주고 그에 대해 부쩍 관심을 보이니 함께하는 시간이 점차 늘어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얼마 후 그녀는 오래 전부터 계획했던 일을 실행에 옮기기로 작정한다. 아기를 원했던 그녀는 대학 친구인 가이(트래비스 핌멜)로부터 정자를 기증 받아 인공수정을 시도한 것이다. 때마침 매기와 존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유지돼오던 사랑의 감정이 급작스레 불꽃을 튀기며 서로에게 빠져들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이다. 유부남이었던 존과 매기는 이렇게 결혼에 골인하게 되고, 둘 사이에서 릴리라는 아리따운 딸도 하나 얻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기는 존의 태도가 점점 눈에 거슬리기 시작한다. 이러려고 결혼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기 시작할 무렵... 



적어도 독특한 결혼관과 자녀관만으로 짐작해 볼 수 있는 매기의 본질은 매우 이성적인 신세대 여성임이 분명하다. 대학 친구인 가이 앞에서 정자 기증을 부탁할 때의 그 당당함, 그리고 매사에 똑부러지는데다가 전문 영역에서 자신의 역량를 마음껏 발휘하던 일상에서의 그녀 모습은 그에 일조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의외로 감성적인 측면이 강한 그녀였다. 결혼은 싫다며 부득불 우기더니 유부남과의 사랑에는 너무도 어이없이 깊게 빠져들고 마는 그녀다.  



존은 매우 지적이고 똑똑한 남성이지만, 그의 조강지처였던 조젯(줄리언 무어)은 그의 수준보다는 적어도 몇 차원은 높아 보인다. 일적으로 보나 가정적으로 보나 빈틈이라곤 전혀 없다. 이런 그녀가 존에게는 숨이 턱턱 막혀오는 존재로 각인된다. 두 사람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갈등이 지속되고, 그럴수록 조젯은 일에 더욱 열정을 쏟아부으며, 권태기는 끝모를 지점으로 치달아간다. 존은 자신의 이러한 이야기를 조금은 과장된 표현을 더해 소설로 옮기고 있었으며, 권태를 느끼던 찰나 만나게 된 매기가 때마침 자신이 쓴 소설에 관심을 보여오니, 아내로부터 벗어나고픈 그의 감정에 기름을 붓게 되고 뭇여성으로부터 사랑을 갈구하게 된 셈이다.



매기는 존과 결혼 후 그에게 모든 열정을 쏟는다. 그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릴리 외에 조젯 사이에서 태어난 두 자녀의 뒷바라지도 마다하지 않고, 오로지 소설만을 쓰겠다며 일도 그만둔 채 집안에만 처박혀있는 그를 위해 기꺼이 바깥일에도 몰두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가 생각하던 결혼생활과는 다른 모습이 돼갔다. 존이 쓴 소설을 통해 간접적으로 인지하고 있던 그의 아내 조젯은 분명 몹쓸 여자였으나, 우연한 기회에 실제로 접하게 된 그녀는 존이 표현하던, 아울러 자신이 생각하던 그러한 여성상과는 차원이 전혀 달랐다. 같은 여성이 봐도 멋졌다.



가이의 아기를 갖고자 했던 매기의 첫 플랜은 표면상 일단 실패로 끝나고 만다. 조젯이라는 여성의 실체를 알게 되고, 조젯 역시 매기를 보통의 여성과는 조금은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뒤, 두 연적 사이의 거리는 일반적으로 흔히 보아오거나 생각하던 그것과는 사뭇 다른 형태로 변모해간다. 매기의 또 다른 플랜은 이렇듯 조젯과의 범상치 않은 관계가 형성되면서 원동력을 얻게 된다. 존과 조젯의 삶에 자신이 개입하여 한 가정을 온통 엉망으로 만들어놓은 죄책감과 자신이 꿈꾸어오던 결혼생활에 대한 환상이 깨지면서 그녀의 2차 플랜은 본격 가동되기 시작한 셈이다.



매기가 낳은 딸 릴리는 무척 사랑스럽다. 특히 엄마와 함께 욕조 안에서 비눗방울 놀이를 하며 자신들의 삶 그리고 우리네 삶을 묘사하던 그 장면은 유독 인상적이다.



조젯과 매기 사이에서 갈피를 못잡고 방황하던 존의 태도는 일견 무책임해 보이지만, 이러한 환경에 처하게 된 그의 처지를 오롯이 그의 탓으로만 치부하기엔 영화속 에단 호크의 행동들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너무도 귀여웠다. 조젯으로 분한 줄리언 무어의 무게감은 역시나 이 작품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톡톡히 할 만큼 중량감 있게 다가오며 매력이 철철 넘친다. 매기 역의 그레타 거윅은 똑똑한 것 같으면서도 헛똑똑이인 양 사랑엔 속절없이 무너져버리는 풋풋한 감성과 어리숙한 면모를 여실히 드러내며 유난히 빛이 난다. 그녀의 금쪽 같은 환한 웃음은 관객들로 하여금 절로 미소짓게 만드는 요소다.



존이라는 유부남을 사이에 두고 젊은 처자와 유부녀가 그려내는 삼각관계는 영 어설프면서도 우습기 짝이없다. 유쾌함이 영화 전반을 관통하고 있고, 중간중간 절로 웃음이 터져나오게 하는 극적인 코믹 요소들 역시 곳곳에 장치돼있다. 뉴욕에서의 일상을 담은 따뜻한 느낌이 밴 영상과 배우들의 사랑스러우면서도 코믹한 연기는 우리들의 지친 일상에 조금은 위안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영화다.  



감독  레베카 밀러


* 이미지 출처 : 네이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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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1.29 14:39 신고

    재미 있네요 한번 보러 가야겠습니다.
    새날님 올 한해도 건강하시고 새해 복많이받으세요.

  2.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1.30 09:29 신고

    제가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라서 관심은 별로 없는
    영화이기는 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