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의 날선 설렘

흔한 한 가정의 어린이날 풍경

새 날 2012. 5. 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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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아침,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났습니다. 이런 날 차를 갖고 밖에 나간다는 게 참 어리석은 일이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만, 한동안 저희 가족은 아이들 학습과 관련된 일정 때문에 주말을 거의 반납한 상태였습니다. 심신이 지쳐있는 상태에서 아이들이 여행에 목이 말랐나 봅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원하는 일이고, 어린이날이었기에 다소 무모하지만 가까운 곳에라도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교통정체 정도는 달게 감수하기로 맘 먹은거죠. 차는 근 두 달만에 시동을 걸어보는 거라 먼지가 그득합니다. 세차는 엄두도 못내니 대충 먼지만 털어내고, 그늘막과 깔개 등을 챙겨 차에 올라탔습니다.

 

약간 일찍 서둘러 그런걸까요? 생각보다 교통상태는 괜찮았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딱히 정체를 보인 곳은 없었네요. 집에서 출발한 지 두 시간 남짓 걸려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도를 지나 선재도, 다시 영흥도로.... 십리포해수욕장인데, 벌써 많은 사람들로 붐비더군요. 이 곳 영흥도는 과거 몇 차례 온 적 있었던 곳입니다.

 

 

오전중엔 안개가 끼어 시야가 좋지 않은 상태입니다. 물 빠진 갯벌엔 수많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잡느라 바쁘구요.

 

 

물은 차츰 들어오기 시작하여 오후 넘어가니 갯벌은 흔적도 없어졌습니다.

 

점심식사를 위해 저흰 몇 년 전에 들렀던 주변의 식당을 찾았습니다. 조개구이와 바지락칼국수를 맛깔나게 해주던 집이었죠. 그런데 그 식당이 없어졌더군요. 하는 수 없이 옆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결과적으로 여기서 실수했네요. 서로 이웃해 있고 비슷한 메뉴를 취급하기에 맛도 그럴 줄 알았습니다만, 저희가 먹은 바지락칼국수는 최악이었습니다.

 

 

물은 점점 들어차 만조에 가까와지고....

 

 

오후 들어 안개가 걷히고 점차 시야가 트이기 시작하니 저 멀리 송도국제도시가 보입니다.

 

 

이 곳의 자랑거리인 소사나무 군락지입니다.

 

 

 

 

소사나무는 주로 해안가 산지에서 서식하는 종으로 알려져 있구요. 이 곳에 잘 보존되고 있었습니다.

 

 

오후 들면서 바람이 거세어졌습니다. 그늘막텐트가 홀라당 뒤집혀 날아갈 정도였으니까요. 바닷가를 끼고 있어 그런지 도시바람보다 더 차게 느껴집니다. 떠날 때가 되었나 보네요. 우린 짐을 정리하고 왔던 길로 되돌아 가야 합니다. 돌아가는 길은 처음부터 막히기 시작하네요.

 

시화방조제를 건넌 후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오이도로 향합니다.

 

 

부근 조개구이집의 전망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주문했습니다. 큰 놈으로..... 아 배가 고파 그런지 침이 꼴딱 넘어가네요. ㅎㅎ

 

 

숯불에 얹고 굽기 시작합니다. 맛있겠다....

 

조개구이와 해물파전을 곁들였습니다. 관광지라 그런지 가격대는 약간 비싼 편이었습니다만, 맛은 그럭저럭 훌륭했습니다. 파전도 괜찮았구요. 나중에 주문한 해물칼국수가 압권이네요. 2인분을 주문했는데, 그 안엔 큰 낙지 한 마리와 조개구이에서나 볼 수 있었던 커다란 조개들로 그득했습니다. 낚시질(?) 하는 재미도 솔솔 했구요. 국물 맛도 일품입니다. 낮에 먹었던 최악의 칼국수가 생각나는 순간이네요..

 

 

아 이렇게 먹다 보니 어느덧 해는 뉘엇뉘엇....

 

 

식사를 모두 마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깜깜하네요., 아이들은 여기서 폭죽놀이도 하고.....

 

 

밤은 점점 깊어 갑니다.

 

이제 떠나야 할 시간이군요. 많이 늦었기에 가는 길 또한 심한 정체는 피할 수 있으리라 생각됐습니다만, 실제로는 한 시간 가량 정체가 있었네요. 그래도 나름 수월한 교통흐름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지쳤는지 차 안에서 곯아 떨어지고....
저희들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곯아 떨어지고....

이렇게 어린이날은 저물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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