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의 날선 설렘

봉하마을 방문기

새 날 2012. 3. 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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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24일, 날씨가 제법 쌀랑하다. 기온은 차가웠고, 바람은 거셌다.  벌써 3월말을 가리키고 있건만 아직 패딩점퍼를 벗을 수 없는 이유다.  감기 바이러스를 달고 산 지도 1주일이 더 지났다.  이 녀석이 나의 코와 목을 숙주 삼아 자꾸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려 해 많이 괴롭다.

 

지난 3년간 고딩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말만 무수히 오갔던 봉하마을 방문, 드디어 실천에 옮긴다.  아침에 간단히 짐을 챙겨 서울역으로 향하는 전철에 몸을 싣는다. 우린 기차를 이용할 것이고, KTX를 타고 동대구에서 내려 진영역으로 가는 새마을호로 환승해야 한다. 

 

기차는 어느덧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고...

 

 

환승을 위해 동대구역에서 내렸다.

 

 

진영역으로 가는 새마을호로 갈아타기 위한 짧은 기다림.

 

 

서울에서 출발한지 3시간 가량 지났을까. 기차는 진영역에 진입...

 

 

봉하마을로 가기 위해 진영역을 빠져 나온다.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고, 10번 버스의 종점이 봉하마을이다.  30분 가량 소요된다.

 

 

10번 버스를 이용해 봉하마을에 도착했다. 서울보다 위도상 남쪽에 위치해 있어 조금은 따뜻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서울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바람이 세고 체감기온은 매우 낮았다. 오후 2시를 넘긴 시각, 뱃속이 몹시 허전하다. 우선은 시장기를 해결하기로 하고 식당을 찾았다. 쇠고기국밥으로 유명세를 탄 모 식당으로 들어가 산채비빔밥을 주문했다. 아 원래는 쇠고기국밥을 먹었어야 했는데, 친구나 나나 기름기 있는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취향이라...

 

 

끼니를 해결했으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님 묘역에 참배하는 일이다.

 

 

묘역 주변 바닥은 알려진대로 추모문구가 깨알같이 적힌 박석이 깔려 있었다.

 

 

친구와 함께 참배를 하고....

 

 

우린 정토원으로...

 

 

올라가는 길에 내려다 보이는...

 

정토원까지는 약간의 산행이 필요하다. 거리상 500미터 정도, 저질체력을 자랑하는 우리들은 요 정도의 산행으로도 헉헉 댄다.

 


정토원의 모습...  저 건물 안에 노무현 대통령님과 김대중 대통령님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주변에 사람들도 없고, 문도 열려 있지 않아 건물 안을 직접 볼 순 없었다.  발길을 돌려 내려 가는 길에 부엉이바위 쪽으로 향한다.

 

 

3년전과는 달리 부엉이 바위로 향하는 길은 막혀 있지 않았다. 사진처럼 바위 입구에만 출입할 수 없도록 조치되어 있었다.  이 곳엔 제법 많은 이들이 와 있었으며,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서거 당시 저 위에서 얼마나 많은 고뇌를 하셨을까 하는 얘기들을 나누며 안타까워 하고 있었다.  부엉이 바위를 거쳐 우린 다시 아래로 내려 왔다. 사저를 지나니 바로 옆에 노무현 대통령님 생가가 복원되어 있었다.

 

 

 

생가 마당의 모습이다.

 

 

 

 

방과 부엌 등을 차례로 볼 수 있었다.  생가를 지나 버스정류장 맞은 편 노란 건물로 향했다.

 

 

 

 

 

 

 

 

 

노란건물은 노무현 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추모관이란다.  많은 기록물들이 전시되어 있었으며, 이 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추모글귀도 볼 수 있었다. 

 

봉하마을에 와서 어찌 봉하쌀막걸리를 먹지 않고 갈 수 있으랴.  우린 부근의 메밀 전문점에 들렀다.

 

 

메밀전과 봉하쌀막걸리 주문

 

 

자 이제 한 잔씩 들이키는거다. 원샷~  시원하게 한 잔씩 폭풍흡입 후 다음장소로 이동한다.  작년에 개관한 공식추모관으로 향했다.

 

 

 

 

 

노무현 대통령님의 두루마기는 언제 봐도 멋지다. 누군가와 비교되네

 

 

 

 

추모관 입구에 세워진 흉상,  추모관은 두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오른쪽은 사진과 유퓸들이 전시되어 있고, 왼쪽은 추모영상이 상영되고 있었다. 우선 오른쪽 공간으로 이동한다.

 

 

퇴임후 고향에서 손녀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던 대통령님...

 

 

 

 

한복이 정말 잘 어울리는 대통령님....

 

 

 

 

 

 

 

 

친구들과 함께 추모영상 상영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대형스크린에서는 노무현님의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함께 생전 영상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영상을 보고 있노라니 분위기는 점차 고조되어 가고....

 

친구들과 나는 더 이상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없었다.  눈가를 손으로 슬쩍 훔치며 우리는 그 곳을 빠져 나온다.

 

 

돌아가는 기차시간에 맞춰야 하기에 왔던 길을 같은 방법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진영역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저녁 무렵이 되니 기온은 더욱 내려가고, 바람 또한 거세진다.  아직 떨어지지 않은 감기기운이 도질까 살짝 걱정된다.

 

얼마 후 버스는 도착하였고, 우린 지친 몸을 버스에 싣는다.  다음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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