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경험의 즐거움

<조이> 작은 용기와 영감을 주는 영화

새 날 2016. 3. 10.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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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자녀를 양육하던 싱글맘 조이(제니퍼 로렌스)는 어렵게 살아가는 여건 속에서도 그에 굴하지 않고 어릴적 꿈꿔왔던 발명가적 기질을 한껏 살려 생활 속에서 떠올린 아이디어를 이용, 생활용품을 발명하고, 이를 우연한 기회에 TV홈쇼핑에 런칭, 대박을 터트리며 일약 미국 최고의 여성 CEO로 성장하게 된다. 영화는 이 여성의 성공담을 담고 있다. 현재 미국 최대 홈쇼핑 채널인 HSNi의 여성 CEO로 활약 중인 실제 주인공 ‘조이 망가노’의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어릴적 조이는 무언가를 만들며 상상하는 걸 유난히 좋아했던 영민한 아이이다. 하지만 부모의 불화와 이혼은 그녀가 꿈꿔오던 형태의 삶으로부터 점차 멀어지게 한다. 어릴적 단짝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가수 지망생 토니(에드가 라미네즈)와 결혼에 이르며 행복한 삶을 꿈꿔 보지만, 이조차도 그녀의 부모가 그랬던 것처럼 얼마 후 이혼으로 이어지며 두 아이의 양육을 떠맡는 등 힘겨운 생활 속으로 내던져진다. 그나마 할머니는 언제나 그녀의 편이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꿈을 잃지 말라며 조언해 주고, 늘 격려를 아끼지 않던 할머니다.

 

 

생활고에 치여 무려 17년 동안이나 자신의 꿈이 무언지 잊고 지내오던 조이는 우연한 기회에 생활용품 하나를 떠올리게 되고, 종이에 크레파스로 대충 개념도를 그려 시제품을 만든 후, 아빠의 새 연인 앞에서 투자를 직접 제안한다. 이윽고 물품을 공급 받을 업체를 섭외, 계약을 맺고 생산 설비까지 갖춰 제품을 본격 생산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이디어가 아무리 뛰어나고 제품이 훌륭하다 한들 마케팅 없이는 판매할 재간이 없는 법이다. 빚은 쌓여만 가고 곤경에 처한 그녀에게 어느날 TV홈쇼핑 출연이라는 기가 막힌 기회가 성사되는데.. 

 

 

조이는 홈쇼핑 채널을 통해 이른바 대박을 터트리게 된다. 물론 그 과정은 가히 순탄치 않다. 수 차례의 파산 위기에 직면하기도 한다. 이러한 극적인 과정과 반전이 있었기에 이후에 다가오는 성공은 더욱 달콤했을 테다. 감동 또한 진하다. 경험이 부족한 탓에 협력업체와의 계약이 미숙한 데다가, 심지어 사기마저 당하게 되고 무단침입죄로 경찰에 입건되기까지 하는 그녀다. 힘겨워하거나 어려워할 때면 늘 곁에서 격려의 말과 힘을 불어넣어 주던 할머니 덕분에 다시 일어서곤 했으나, 주변 사람들이 하나 같이 그녀의 능력과 가치를 폄하하며 파산신청서에 서명을 강요하고 나설 때에는 천하의 그녀인들 어쩔 수 없이 모든 걸 포기하게 되고 만다.

 

그러나 할머니의 한결 같은 격려는 조이를 결국 다시금 일으켜 세운다. 조이의 성공 뒤엔 이렇듯 숨은 조력자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녀의 전 남편인 토니는 남편으로서는 영 엉터리였으나 좋은 친구 관계를 유지해온 덕분에 결정적인 그녀의 도우미 역할을 자처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그녀의 어릴적 단짝 친구 역시 조이의 삶이 전환점을 맞이할 때마다 그녀가 일어설 수 있는 커다란 발판이 되어준다.

 

 

일개 가정주부에 불과했던 조이에게 TV홈쇼핑의 쇼호스트로 출연할 수 있도록 선뜻 기회를 준 닐(브래들리 쿠퍼)은 그가 예측했던 대로, 그녀가 그보다 더욱 성장하여 결국 자신과의 관계가 조력자에서 경쟁자의 관계로 위치를 바꾸게 되지만, 전략적 친구 관계를 유지하자던 그의 제안은 그녀의 성공에 쐐기를 박는 역할을 하게 된다.

 

텍사스에서 가짜 눈발을 맞으며 쇼윈도 앞에 서있던 조이의 모습은 어릴적 꿈으로 충만했던 소녀 조이의 판박이다. 이는 그녀의 미래를 알리는 상징적인 장면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어릴적부터 꿈꿔왔으나 현실적인 여건과 각종 제약으로 인해 지금은 꿈을 접어버린 채 이를 포기하고 그저 그런 삶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 다시금 꿈을 펼칠 수 있게 하는 작은 용기와 영감을 선사한다. 때문에 단순히 여성 홀로 사업에 성공하여 일종의 신데렐라가 되었다는 식의 성공담이라기보다는, 성별에 관계없이 우리 모두에게, 현실의 삶에 치여 잊고 지내던 과거의 꿈과 희망 그리고 도전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감독  데이비드 O. 러셀

 

* 이미지 출처 : 다음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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