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5월은 계절의 여왕답습니다. 활동하기에 더 없이 좋은 날의 연속입니다. 지천은 온통 푸르름으로 가득합니다. 아내와 저, 두 사람은 지친 심신을 달랠 요량으로 조금은 특이한 산행에 도전하였습니다. 이른바 맨발 트래킹입니다. 국내 유일의 황톳길 산행 코스가 마련돼 있는 대전 계족산으로 항했습니다.
입구로부터 5분 정도 걸으면 황톳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자, 보이시나요? 등산로 한 쪽 귀퉁이에 마련된 귀하디 귀한 황톳길, 색깔이 제대로입니다. 과감하게 신발과 양말을 모두 벗은 채 문명을 거스를 채비를 마칩니다.
짠~ 발바닥이 아주 시원하니 좋군요.
아무래도 그냥 걷는 것보다 체력 소모가 훨씬 크다는 점, 맨발 산행을 시작하기 전 먼저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는 사람들이 이미 지나간 자리는 피하고, 부러 진창을 택했습니다. 아주 찰진 게 느낌이 끝내줍니다.
아름답지 않은가요? 아, 물론 발 모양이 아니라 황토흙으로 이미 진창이 된 발바닥 말입니다. 저흰 열심히 걸었습니다. 코스 길이가 꽤 되는 것 같습니다.
황톳길이 끝나는 지점에선 이벤트가 열리고 있었어요. 발 프린팅을 해준다더군요. 옳다쿠나 싶어 아내와 함께 이벤트에 참여했지요.
저희들 발바닥 모양입니다. 참 극명하게 비교가 되지 않나요? 한 사람은 발볼이 꽤나 넓고, 또 다른 사람은 그 반대라는..
사방댐이 만들어져 있었는데, 경관이 좋아 한 컷...
많은 사람들이 황톳길 맨발 트래킹을 즐기고 계셨습니다. 오늘 발바닥이 제대로 호강하겠군요.
아.. 이곳은 계족산이 아니랍니다. 맨발 트래킹을 마치고 이웃에 위치한 장태산으로 장소를 옯겼답니다. 이곳의 특징이라면 역시 메타세콰이어를 꼽을 수 있겠네요. 하늘을 찌를 듯이 자란 나무들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가장 키가 큰 수목 중 하나인 메타세콰이어는 원뿔 모양으로, 그 자태가 꽤나 고상하다죠?
쭉쭉 뻗은 메타세콰이어들로 인해 저희들 마음도 뻥 뚫리는 느낌입니다.
전망대에 올랐는데요. 이곳에 가까워질수록 제법 경사가 가파르더군요. 숨이 턱밑까지 차올랐네요. 전망대에 오를 경우 볼 수 있는 경관이랍니다.
내려오는 길에 발견한 다람쥐인데, 사람이 있어도 도망가지를 않더군요. 이런 녀석은 처음 봅니다. 워낙 예민한 탓에 대부분 인기척만 있어도 도망가기 바쁜 녀석들인데 말이죠.
황톳길 맨발 산행으로 발바닥이 호강하고, 쭉쭉 뻗은 메타세콰이어 숲 덕분에 안구가 즐거웠던 하루였네요. 물론 좋은 공기를 간만에 실컷 들이켰을 폐 또한 매우 흥겨웠을 테죠. 어쨌거나 피곤에 절은 마음이며 몸이며, 이번 기회에 제대로 달래고 온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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