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치란 말야

중국산 윈도태블릿의 공습, 이건 뭐 안 살 수가 없네 (Onda v891w)

새 날 2015. 1. 18.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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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8이 탑재된 태블릿은 어느모로 보나 계륵임에 틀림없습니다.  없으면 왠지 갖고 싶고, 막상 손에 쥐고 있으면 딱히 쓸 데가 없는..  이런 식으로 제 손을 거쳐 간 윈도태블릿의 종류가 꽤 됩니다.  한 번 나열해 볼까요?  델 베뉴8프로, 주연테크 제이탭, 아수스 비보탭노트8 등등..  8인치대부터 10인치까지, 아울러 와콤펜이 탑재된 녀석부터 그렇지 않은 녀석까지, 제법 다양한 형태를 직접 만져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언젠가 델 베뉴8프로를 처분하면서 저렴한 윈도태블릿 녀석이 등장할 경우 그때 다시 구입을 고려해보겠노라는 포스팅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윈도OS가 탑재된 태블릿의 점유율을 한껏 높이고자 마이크로소프트가 9인치 이하 제품에 윈도8을 무상으로 공급한다는 언론 기사를 본 기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제가 바라던 그 시기가 도래한 것 같습니다.  저렴한 윈도태블릿이 마구 쏟아지기 시작한 겁니다.  그 진원지는 이웃국가 중국이었습니다.

 

ⓒ뽐뿌 윈도태블릿 포럼

 

가격대를 보고 있노라면 놀랍기가 그지없습니다.  심지어 10만원 미만의 제품도 부지기수입니다.  아무리 중국의 인건비가 저렴하다 해도 어떻게 이런 식의 가격대가 나올 수 있는 건지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물론 중국이기에 이런 결과가 가능하겠지만 어쨌거나 놀라운 일임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결국 중국의 값싼 노동력과 저렴한 자재비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의 연합전선 '윈텔' 진영이 합세하여 만들어낸 작품 아닐까 생각됩니다.

 

최근엔 단순한 윈도태블릿만이 아닌, 안드로이드와 윈도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듀얼 OS 부팅 태블릿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 듀얼 부팅은 외려 IT 글로벌 브랜드 회사에선 볼 수조차 없는, 중국이 가장 선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혁신적인 시스템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램 1기가, 저장장치 16기가의 저사양 제품은 우리 돈으로 심지어 5만원대에 판매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쯤되면 품질 여부를 떠나 한 대 장만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기꺼이 지름신을 영접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직구한 제품인데요.  결제부터 배송까지 무려 40일 이상이나 되는 인고의 시간을 거쳐야 했지만, 배송비 무료의 대가라 여기며 기꺼이 이를 받아들였답니다.  다양한 제품 중 제 눈에 떡하고 띤 제품은 8인치보다 크면서 10인치보다는 작은, 8.9인치 제품군입니다.  사실 10인치 제품은 너무 무거워 한 손에 쥐고 무언가를 하기엔 팔이 빠질 만큼 힘이 드는 상황이랍니다.  휴대성으로 따진다면 8인치가 갑이긴 하지만, 무게를 살짝 희생하는 대신 조금 큰 화면이면 더 좋을 것 같다는 나름의 판단이 작용했습니다.  물론 노안인 제 눈이 가장 치명적인 문제였지만 말입니다.

 

 

이왕이면 고해상도 제품은 어떨까 싶어 1920*1200이라는 매우 광활한 해상도를 갖춘 녀석으로 압축됐습니다.  이런 식으로 좁혀나가다 보니 제품이 몇 개 안 남더군요.  최종 낙찰된 제품은 Onda V891W라는 녀석이었습니다.  Onda사가 중국 내에선 제법 평이 괜찮은 듯싶었습니다.  제품 마감도 그리 나쁘지 않은 편이더군요.

 

 

 

뒷면은 흡사 델사의 베뉴8프로와 비슷합니다.  아니 전체적인 디자인이 베뉴를 꼭 빼닮았더군요.  심지어 마이크로SD 슬롯의 덮개마저 베뉴의 그것을 차용한 듯싶습니다.  제가 사용해 본 제품 중 마이크로SD 슬롯에 마개가 있는 제품은 흔치 않았습니다.  물론 중국산 윈도태블릿 전체를 뜯어봐도 드문 일이죠.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조금은 조악한 수준입니다.  그저 흉내만 냈을 뿐, 어떤 차이냐면 베뉴는 매우 부드러운 느낌이지만 이 제품은 조금 뻣뻣하다고나 할까, 뭐 그런 미묘한 차이입니다.

 

 

액정은 별로입니다.  제품 설명엔 IPS며 레티나, 255DPI 등등 하려한 미사여구 일색인데, 아무래도 중국산 싸구려 패널이 탑재된 탓이 큰 것 같습니다.  밝기도 별로였습니다.  베뉴의 액정은 정말 좋죠.  아수스의 비보탭도 액정은 훌륭합니다만, 그래도 베뉴만은 못했던 느낌이었는데, Onda사의 이 녀석은 그에 비한다면 발밑 아래에 놓여야 할 것 같은 느낌입니다.  터치감은 뭐 거기서 거기입니다.  제가 이 부분에선 둔감한 편이라 그다지 특성의 차이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HDMI는 없습니다.  이를 원하는 분껜 치명적인 단점일 수 있겠군요.  충전은 일반 5핀 스마트폰 충전기를 이용할 수 있는 범용성 뛰어난 방식이었습니다.  배터리의 용량은 5,000mAh입니다.  네 많이 부족한 용량입니다.  왜냐하면 8인치보다 조금 큰 액정에 고해상도의 제품이라 배터리 소모가 남다르답니다.  물론 작업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완충 후 세 시간 가량 사용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배터리 눈금 떨어지는 모습이 눈에 보일 정도이니까요.

 

 

 

이 제품만의 문제점인지 아니면 중국 브랜드 제품들이 대부분 그런지는 정확치 않습니다.  물론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게시글을 볼 때 여타 브랜드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문제점인 걸로 봐선 아직 중국의 조립 수준이 완벽하지 않다는 방증으로 보이는 대목입니다.  특별히 유격은 보이지 않는데, 제품을 쥐고 있으면 삐그덕 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가 있습니다.  앞판과 뒷판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지 않아 나는 소리 같습니다.  영 거슬리긴 하는데, 외양상 문제는 없기에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중국 브랜드라 걱정이 많을 줄 압니다.  하지만 어차피 규격화된 사양을 단순히 찍어내기한 제품들이기에 제품의 완성도나 만듦새 따위에서 차이가 날 뿐 성능이나 기타 요소에선 글로벌 회사에서 만들어진 제품들과 비교해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다양한 중국 브랜드의 종류에 놀라게 되며, 조만간 우리나라를 비롯한 IT 강국에 충분히 위협적인 수준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아마도 윈도OS의 점유율을 높이고자 대대적인 물량 공세에 나선 윈텔 진영의 마케팅 전략에 중국이 가장 큰 헤택을 보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중국 브랜드의 성장세는 눈이 부실 정도입니다.  우선 값싼 가격이 가장 커다란 무기입니다.  최근 해외직구 열풍과 맞물리며 윈도태블릿에 관심을 가진 국내 소비자들이 저렴한 중국산 윈도태블릿 구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중국 브랜드의 대대적인 공습, 이건 뭐 안 살 수가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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