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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 37

공존의 가치를 위해 '말이 칼이 될 때'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은 매우 상징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우선 그동안 여성을 향한 노골적인 편견을 혐오표현으로 드러내던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적인 증오범죄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다. 물론 이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여혐이냐 아니냐의 논쟁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해당 사건에 대해 당시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은 여성혐오로 단정지어선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하였으며, 검찰 역시 여성혐오가 아닌 정신질환에 의한 범죄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렇다면 남성들은 해당 사건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여혐이 아니라는 데도 자꾸만 여혐으로 낙인을 찍는 여성들의 행태가 못마땅하지 않았을까? 어쨌거나 남성들에게 있어 이번 사건은 공포나 위협과 같은 특별한 감흥으로 다가올 리 만무하다. 약자가 아닌 ..

나경원 의원이 일베를 엄호하고 나선 진짜 이유

일베 폐쇄 국민 청원에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호응을 해오거나 직접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청와대도 그에 따르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일베 폐쇄 반대를 주장하며 힘들게 조성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덕분에 나경원 의원은 네티즌들에 의해 '일베 여신'이라는 또 다른 별칭을 얻게 됐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는 경쟁에서 도태된 젊은 계층의 도피처 내지 일탈 공간으로 인식돼온 경향이 컸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분위기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보다 정확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즈음부터다. 이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가 도심 광장 곳곳에서 개최되면서 집회 참가 노인들로부터 일베 홍보가 이뤄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포털 사..

생각의 편린들 2018.04.03

표현의 자유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 대형 전광판에 문재인 대통령의 66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광고가 게재됐다. 광고 비용은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모금을 통해 마련한 것이라고 한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부터 서울 10개 지하철 역사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는 광고가 차례로 내걸렸다. 대통령 지지자들은 역에 있는 광고를 찾아 인증사진을 찍는 이벤트를 벌이는 등 대한민국 지도자의 인기는 이렇듯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을 기세다. 우리 대통령의 인기에 대해 외신은 물론 국내 언론들도 일제히 아이돌의 인기를 보는 것 같다며 호응에 나섰다. 국민들이 개인의 비용을 사용하면서까지 국가 지도자의 생일을 축하하는 일은 물론 흔치 않은 모습이다. 외신이 높은 관심을 갖는 것도 바로 이러한 연유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

생각의 편린들 2018.01.26

일베 조형물 파손, 용기인가 폭력인가

서울의 모 사립대학교 정문에 일베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얼마 전 설치됐다. 속사정을 알 방도가 없는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이게 웬 뜬금없는 현상인가 싶었으리라. 나 역시 비슷한 심경이었다. 아울러 우리 사회에는 일베 하면 유독 앞뒤 가리지 않고 눈을 부라린 채 달려드는 이들이 워낙 많은 상황이라, 즉 세상은 오로지 '일베하는 자'와 '일베하지 않는 자'로 양분된 터라, 이후 무수한 논란이 벌어지리란 건 누구나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 해당 조형물이 왜 그곳에 설치되었는가에 대한 전후 사정과는 관계 없이 이를 제작한 이와 학교를 비난하는 글들이 온라인과 SNS상에 온통 쇄도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조형물은 설치된 지 불과 수십 시간만에 '성큰'이라 불리는 랩퍼에 의해 산산조각나고 말았다. 이러한 행동을 두고 온라..

생각의 편린들 2016.06.01

우리 사회의 퇴행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앞선 포스팅(한 의대생이 쓴 대자보에 내가 공감하는 까닭)을 통해 한 의대생이 지난 14일 광화문 집회와 관련하여 쓴 대자보에 대한 짤막한 감상평을 남겼는데요. 뒤늦게 포털을 검색하다 우연한 기회에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만, 그 성향을 대충 분석해 보니 어림잡아 세 종류의 패턴으로 나누어지는 듯싶습니다. 우선 소신있게 행동한 의대생의 용기를 칭찬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고요. 어디선가 우루루 원정을 온 것인지 아니면 정신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은 사람들만 때마침 몰려든 건지는 알 수 없어도, 아울러 무얼 잘못 먹은 건 아닌지 의심스러울 만큼, 마냥 비아냥거리며 그의 행동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의외로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댓글들은 익히 예상됐던 대목이고요. 제 시선을 확..

생각의 편린들 2015.11.23

과도한 '일베 현상'은 치유돼야 할 병적 증상

네네치킨이 일베 논란에 휩싸인 채 홍역을 치르고 있다. 운영진이 노무현 재단을 직접 찾아 사과했으나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진 소비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기만 하다. 이 틈을 이용해 경쟁사들은 네네치킨을 직접 저격한 채 이번 사건을 자신들의 마케팅에 활용하는 등 결코 웃을 수만은 없는 사태로 일파만파 확산돼가고 있는 양상이다. 일개 직원 개인의 일탈 행위에서 비롯된, 그것도 본사가 아닌 지사의 직원에 의해 비롯된 이번 해프닝으로 인해 자칫 회사의 명운까지 가를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다. 이른바 '일베 현상 내지 논란'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충남의 한 소방공무원 채용 후보자가 일베 회원임을 인증했다가 물의를 빚자 스스로 임용을 포기하는 해프닝이 빚어지기도 했다. 얼마 전엔 KBS가 일베에서 활동 중이..

생각의 편린들 2015.07.04

혐오 발언 규제, 신중해야 하는 까닭

새정치민주연합이 성별이나 종교, 특정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 등으로 상대방을 모욕하거나 위협하는 '혐오발언'을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혐오발언 제재를 위한 입법 토론회'를 개최하고 앞으로 이를 토대로 혐오발언 규제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언론에 알려진 바로는 주로 인터넷에서 사용되고 있는 '좌빨' '수꼴' '홍어' '과메기' '종북' 따위의 표현을 법으로 아예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하겠다는 게 해당 법안의 핵심 취지입니다. 우리 사회의 편가르기 문화는 이미 도를 넘어 사회적 병리 현상으로까지 치닫고 있습니다. 비단 망국적 지역감정뿐만이 아닙니다. 정치적 지향을 달리하는 진영에 따라 서로를 헐뜯는 문화는 어느덧 치유 불가의 수준..

생각의 편린들 2015.06.18

일베교수 논란, 왜 심각한가

머릿속에서의 생각은 무얼 상상하든 자유입니다. 제아무리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권력자라 해도 개인의 머릿속을 통제할 권한이나 재간은 절대로 없습니다. 문제는 보통 이를 밖으로 끄집어내는 순간 발생합니다. 표현 양태와 주변 여건에 따라 상황이 적절하거나 그렇지 못한 경우가 왕왕 발생하곤 하는 탓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간혹 빚어져 온 표현의 자유 논란 역시 대부분 이로부터 기인할 것입니다. 최근 부산대와 홍익대에서 잇따라 불거진 이른바 '일베교수' 논란은 우리로 하여금 많은 부분을 생각케 합니다. 우선 특정 지역 비하와 이미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조롱 등을 일삼는 일베 문화가 대학 강단에까지 파고들어온 게 아닐까 싶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으리라 짐작됩니다. 그의 신호탄이라 여겨질 정도로 이번 사..

생각의 편린들 2015.06.14

일베 기자 품은 공영방송 KBS를 위한 변명

이념적으로는 극우, 정서적으로는 패륜 성향을 보이며 우리 사회의 건전성을 심각하게 훼손시켜오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활동으로 논란을 빚었던 KBS 수습기자가 각계 각층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정식 직원으로 임용됐다. KBS는 1일 해당 수습기자를 취재 제작 업무가 없는, 정책기획본부 남북교류협력단으로 발령했노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다지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 다수를 이룬다. KBS가 신뢰를 잃은 지 이미 오래인 탓이다. 그간 우리 사회에서 일베와 그 아류 세력들이 벌여온 잇따른 행태로부터 비롯된 각종 논란의 연장선쯤으로 읽히는 상황이다. 물론 이유야 어떻든 우리집 역시 TV 수신료를 꼬박꼬박 내고 있는 입장이기에 KBS의 이번 결정은 괘씸하기가 그지없다. 때문에 사회 일각으로부터..

생각의 편린들 2015.04.04

인정 받고 싶은 욕망과 윤리의식 사이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누구나 타인에게 인정 받고 싶어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이는 매슬로우가 주장한 생리적이거나 자연적인, 비교적 하위 단계의 욕구만큼이나 강렬하고 중요한 욕구 중 하나이기에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는 사안이다. 때문에 타인에게 인정받지 못할 시 누구나 이를 괴로워하는 건 인지상정이다. 반면 자신이 특정 분야에서 인정받는다고 여길 경우 그 분야에서만큼은 절대로 타인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게 보편적인 사람들의 모습일 테다. 결국 인정 받고 싶어하는 욕구는 그동안 개인의 성장은 물론이거니와 인류 문명의 눈부신 발전을 이루게 한 기본 원동력으로 작용해 왔음이 틀림없다. 그러나 인류의 인정 욕구가 낳은 산물 중 하나임이 분명할 정..

생각의 편린들 201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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