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저냥

생맥주잔의 이것, 확인해 보셨나요?

새 날 2014. 8. 7.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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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라고 하여 어디론가 떠나질 않으니 일상과 다른 점이라곤 털끝만큼도 없다.  일과 운동을 잠시 접어둔 것뿐이다.  조금 특별하다면 거기에 영화 몇 편 본 게 전부다.  내가 생각해도 참 무미건조하다.  그런데 그나마 시간은 왜 이리도 빠른 건지, 특별함은 없어도 왠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니 무언가 아쉽고 갑갑한 느낌인 것만은 분명하다.

 

휴가 마지막 날, 특별할 것도 없었던 휴가를 나름 결산하고 아쉬움을 달래고자 마눌님과 함께 동네 호프집으로 향했다.  가볍게 기분만 낼 요량이었다.  지난 번 갔던 그 집이다.

 

우선 500cc 두 잔을 주문하고 우린 수다를 떨었다.  이놈의 시간은 뭐가 그리도 빠른 거냐며..  잠시후 맥주가 배달된다.  먼저 마른 목을 축이기 위해 잔을 부딪혔다.  짠~

 

"캬~ 역시 맥주는 생맥주가 최고라니까.."

 

첫 모금의 시원한 목넘김을 즐긴 후 잔을 내려 놓는다.  그때 나의 시선이 한 곳을 향한다.  이건 노린 게 아니었다.  순전히 우연인 거다.

 

 

눈금이 떡하니 박혀있는 게 아닌가?  참고로 이곳은 지난 번 생맥주잔의 꼼수와 관련한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바로 거기다. (맥주 소비자는 호갱님? 여전한 생맥주잔의 꼼수 포스팅 참고)  잘 안 보인다고?  폰카라 그런 걸 어쩌겠는가.  보는 사람이 그저 이해해야지 라고 하려다 그래도 이건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좀 더 가까이에서 찍은 이미지를 올려 볼 테니 확인해 보기 바란다.

 

 

어떤가?  0.45L라 표기된 눈금이 확연하지 않은가?  저 눈금까지 채워져 있으면 450cc가 된다는 의미다.  넘칠 만큼 가득 채우지 않는 이상 우리가 실제로 주문해 먹는 500cc는 450cc에 해당한다.  잔의 눈금을 기준으로 술을 따라 그런지 알 수 없지만 이곳에서도 정확히 거기까지 채워진 채 배달됐다.



대략 한 달 전 왔을 땐 눈금이 분명 없었다.  믿지 못하겠다고?  아놔~ 그럴 줄 알고 난 친절하게도 먼저 번 포스팅 때 올렸던 이미지를 살짝 빌려왔다.  비교해 보시라. 

 

7월 6일 포스팅에서 사용됐던 이미지, 물론 같은 업소다

 

어떤가.  분명 눈금이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혹시 내가 쓴 포스팅을 본 해당 업체가 뜨끔해 하며 불과 한 달만에 잔을 모두 교체하기라도 한 걸까?  ㅎㅎ 그럴 리는 없지 않겠는가?  그저 우연일 뿐..

 

어쨌든 나로선 우연이든 그렇지 않든 관련 포스팅을 쓴 이후 조그만 변화를 직접 겪게 되어 여간 반가운 게 아니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마신 생맥주 브랜드가 '카스'였던 것 같은데, 최근 좋지 않은 루머가 떠돌아 해당 브랜드의 주인인 오비맥주가 수사를 의뢰해 적극 진화에 나선 걸로 알려진다.

 

앞선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 외산 맥주의 파상 공세로 인해 국산 맥주들의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는 상황에서 루머마저 떠돌고, 또 나 같이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엉뚱한 사람이 나타나 맥주잔의 꼼수니 어쩌니 하며 떠들어대니 무언가 위기 의식을 느낀 나머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ㅎㅎ 물론 이 또한 그냥 소설로 받아들이시라.

 

분명한 건 내게 있어 생맥주란, 병맥주 캔맥주 등 여타 맥주에 비해 탁월할 만큼 맛이 좋다는 사실이고, 또 우리가 마시는 500cc의 생맥주잔은 실제로 10% 정도 부족한 450cc의 분량이 제공되고 있다는 사실일 테다.  비록 정량은 아니지만, 그래도 눈금 없는 잔을 통한 눈속임에 의해 마실 때보다 이렇듯 양을 정확히 표기해 이를 알고 마시니 덜 억울한 느낌이다.  속고 당할 때와 알고 당할 때의 차이라고나 할까..

 

다들 생맥주잔의 눈금은 확인해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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