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저냥

전단지 날리는 오토바이 거참 짜증이로세

새 날 2014. 8. 1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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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를 걷고 있는데 눈앞으로 무언가가 휙~하고 날아든다.  깜짝 놀라야 했다.  조건반사와도 같이 바닥에 떨어진, 방금 나를 놀래킨 녀석을 흘끔 보게 된다.  다름아닌 명함 만한 크기의 전단지였다.  누군가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손가락에 전단지를 한 장씩 끼운 채 휙휙 던지고 있었다. 

 

손가락에서 벗어나 빠른 궤적을 그리며 떨어지는 종이딱지, 이의 모습은 신기에 가까웠다.  마치 어릴적 동네 친구들과 표창 던지기 놀이할 때 원하던 곳에 정확히 떨어뜨리려 발버둥치던 행동을 이 사람은 아무런 부담 없이 슬쩍슬쩍 해치우는 게 아닌가.  강력한 포스마저 느껴지고 있었다. 

 

ⓒ남도일보

 

그런데 차도를 달리며 전단지를 뿌리는 경우는 그나마 양반이다.  때로는 이들이 보도 위로 침범해 들어와 보행자들의 정신줄을 홀딱 빼놓기 일쑤다.  조금 과한 표현을 빌리자면, 생명의 위협을 느껴야 할 정도로 말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경우인가 모르겠다. 

 

홍보물을 길바닥에 아무렇게나 뿌리고 다니는 걸로 봐선 이들이 분명 전단지의 광고주는 아닐 테다.  홍보 목적의 전단지가 이토록 엉망진창으로 길 위에 뿌려지길 바라는 광고주는 세상 그 어디에도 없을 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알바생? 



이들의 행동에선 몇 가지 잘못된 점이 읽힌다.  우선,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부분이다.  빗자루로 쓸어버리면 그만이라고?  골목 청소를 한 번이라도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명함형 전단지가 얼마나 치우기 어려운 종목(?)인지 잘 알 수 있을 테다.  빗자루는 고사하고 집게로 집어내기조차 난감할 정도로 골칫덩어리가 바로 이 명함형 전단지였다. 

 

보행자의 안전 문제 역시 거론하지 않을 수가 없다.  보행로와 차도의 구분은 다름아닌 보행자의 안전과 자동차의 원활한 운행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오토바이 역시 이륜차로 분류될 테니 오롯이 차도로만 달려야 한다.  하지만 일부 개념 상실한 이들의 경우 이에 아랑곳없이 보도 위로 마구 올라와 보행자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었다. 

 

홍보를 맡긴 광고주와의 신의 문제도 있다.  물론 제3자가 광고주까지 신경쓰는 건 모양새가 좀 아닌 것 같지만 어쨌든 잘못된 행동임엔 틀림없으니 언급해 보려 한다.  광고주의 입장에선 홍보물을 전단지 형태로 만들어 구석구석 알리고 장사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시도하는 일인 데다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이들 알바생들에게 의뢰하는 일일진대 이처럼 길바닥에 마구 뿌려진다는 건 결국 광고주를 기만하는 행위 아닌가.  어찌 복장 터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동시에 다른 짓을 벌이는 행위는 그 자체로 몹시 위험천만하다.  결국 빠른 시간 내 주어진 분량을 대충 해치우겠다는 얄팍한 꼼수짓은 본인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될 만큼 위험한 행동일 뿐 아니라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의 짜증을 유발하는 악행에 불과하다.  가뜩이나 짜증지수가 한껏 높아져 있는 요즘인데, 자신 하나만을 위해 수많은 사람을 괴롭히는 이러한 행위, 제발이지 그만 봤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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