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저냥

김흥수 화백 아내의 안타까운 소식

새 날 2012. 11. 2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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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아침(11월 21일), 언제나처럼 별 생각 없이 신문을 들춰 보던 난 놀라운 소식 하나를 접하게 된다. 오래전, 정확히는 20년전, 세간을 꽤나 떠들썩하게 했었던, 무려 43년의 나이 차이를 극복한 사제지간의 결혼식, 이 결혼의 당사자였던 김흥수 화백의 아내 장현수씨가 1주일 전 난소암으로 투병 중 별세했다는 소식이다. 고 장현수씨는 올해로 50세...

그림이나 미술계와는 일면식도 없고 평소 관심도 없었던 난, 김흥수란 이름 석 자도 사실 세인들의 입방아에 오르던 이 세기의 결혼 때문에 알게 된 것이었고, 그가 미술계에선 꽤나 명망이 있다는 것도 순전히 이 결혼 때문에 알게 된 사실이다.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나 또한 43세의 나이 차이와 그마저도 사제지간이란 사실 때문에 당시 둘의 결혼에 적지 않게 놀랐던 한편, 시쳇말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게 사실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랬는가 싶다.

하지만...


3일 후면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이다. 우리의 결혼도 김흥수 화백과 장현수씨의 그것과 비슷한 시기에 있었고, 물론 이들보단 약간 늦게 하였지만, 결혼기념일을 며칠 앞두고 있지 않은 시점에서 접한 그녀의 별세 소식, 그래서 남일 같지 않고 더욱 안타깝게 와 닿는다.


참으로 기구한 운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아울러 사람의 운명이란 것이 인력으론 어찌 할 도리가 없으며, 인명제천인 것만은 틀림없다지만, 무언가 불공평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이 좁은 세상에서 니 잘났네 나 못났네 하며 아옹다옹거리는 것도 어찌 보면 사치처럼 느껴지기만 한다.

홀로 남게 된 93세 김흥수 화백의 건강이 염려된다. 생전 장현수씨의 남편에 대한 존경과 애정은 워낙 잘 알려진 터라 그녀 없는 김 화백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의 백세 가까운 장수도 온전히 장현수씨의 정성어린 내조 덕분이지 않았을까 싶다.

끝으로 고 장현수씨의 영면을 기원해 본다.

 

김흥수 화백과 생전의 장현수씨 (이미지출처 : 제주의 소리 기사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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