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악의축 '이란' 핵국가임을 선포하다

새 날 2013. 2. 1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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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이슬람 혁명 34주년 기념식, 이란의 대통령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제 이란은 핵국가이다. 적들은 울상을 짓게 될 것이다" 라고 공식 선언합니다.

 

머쓱해진 미국의 대화 시도

 

이에 앞서 지난 2일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은 뮌헨안보회의에서 이란과의 직접 대화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의 취임과 동시에 가동된 오바마 미 대통령의 2기 외교팀이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하여 외교 개입 강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이란 외무장관은 다음날 "진전된 조처이며 긍정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대화 무드가 조성되는 듯싶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6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가 올린 웹사이트 성명에서 자국의 핵개발과 관련한 미국의 직접 대화 제의를 일축합니다. 이란은 최근 4년간 미국과의 대화를 기피해 왔으며, 지난해 6월 이후에는 이란 핵문제 관련 국제회의도 거부해 왔기에 이의 해결을 위한 버락 오바마의 노력이 자칫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동에 긴장감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에 미국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군사적 신경전

 

한편 '드론'을 사이에 놓고 벌이는 미국과 이란의 신경전이 뜨겁습니다. 이란은 지난 2011년 아프간 동부 국경을 넘어 이란 영토에 진입한 CIA 소속 드론을 나포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에 대해 미국은 드론이 아프간 국경 부근에서 실종됐다고만 발표했다가 나중에 이란 군사시설과 핵시설 감시활동을 실제 벌여왔다고 실토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란이 이 드론에 담긴 동영상 - 아프간 내 미국 드론 기지와 칸다하르시의 모습 - 을 복원하여 지난 7일 국영TV를 통해 내보낸 바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국영TV를 통해 드론에 담긴 모든 정보를 해독했다고 주장한 지 불과 두 달만입니다. 한편 이란은 이를 분해하여 복제 및 설계하는데에 성공, 자체 드론의 생산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주장하여 미국의 심기를 한껏 건드리기도 하였습니다.

지난해에는 공해상에서 이란의 수호이25 전투기가 미국의 비무장 정찰기 드론을 공격한 일도 있어 양측의 군사적 긴장감을 더욱 높이기도 하였었지요.

 

계속되는 이란의 군사적 실험

 

이란은 핵개발과 별개로 장거리 로켓과 첨단 전투기 개발과 같은 군사적 실험을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이란 정부는 지난달 28일 원숭이를 로켓에 태워 해발 120㎞의 우주공간에 진입시킨 뒤 무사히 귀환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란 언론들은 원숭이 사진을 공개하고 유인 우주선 발사의 첫걸음을 뗀 역사적 사건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만, 서방 언론들은 로켓 발사 전 원숭이와 우주에서 돌아온 원숭이 사진에 차이가 있다며 실제로 원숭이를 태운 로켓을 발사했는지에 대한 의혹의 눈길을 보냈습니다. 만일 이란의 로켓 발사 성공이 사실이라면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기술 면에서 한 단계 진일보한 사건이기에 미국은 사실이 아니기를 내심 바라고 있으며, 이를 우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이란은 최근 자체 개발한 최신형 전투기도 공개했습니다. 이란 국영 방송은 '카헤르 F-313'이라 명명된 최신형 전투기 장면을 공개하며, 이는 이란의 순수 기술로 설계하여 만들어진 전투기로, 수천 시간의 시험 비행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이 전투기는 저고도 비행으로 적의 레이더망을 피할 수 있으며, 무기를 탑재하고 비교적 짧은 거리에서의 착륙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동의 맹주 이집트와의 관계 복원

 

이란 대통령이 지난 5일 이집트를 방문했습니다. 이란의 지도자가 이집트를 방문하는 것은 1979년 이란혁명 이후 30여년 만에 처음있는 일이라는데요. 이란과 이집트는 향후 양국의 관계 개선 방향에 대해 본격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랍권의 민주화와 이란의 핵개발로 중동 정세가 혼란스런 상황에서 양국의 협력 강화는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는 사우디아라비아, 그런 사우디의 원조에 의존하는 이집트, 주변국들과의 얼기설기 관계는 무언가 하루아침에 이란과 이집트와의 관계 개선을 쉽지만은 않게 할 공산이 커 보이게 하는 상황이긴 합니다.

 

이란과 북한, 미국에겐 여전히 난제

 

장거리 로켓과 핵개발로 동시에 미국의 미움을 사고 있는 이란과 북한, 최근 상호간 친선관계를 더욱 돈독히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란과 정치적으로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 온 북한은 지난 10일 이란혁명 34주년을 맞아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명의로 이란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낸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편 장거리 로켓과 핵개발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이란과 북한에 대해 미국은 유사시 두 곳에서의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습니다. 퇴임을 앞둔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워싱턴 조지타운대학에서의 마지막 연설을 통해 두 개의 전쟁 수행 능력 유지가 미국 국방전략의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이란과 북한을 여전히 '악의 축', 즉 미국의 당면 안보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입니다.

최근 이란과의 대화에 공을 들여온 미국이지만, 이란의 최고지도자로부터는 대화 제의 일축, 그리고 이란 대통령으로부터는 "이란에 총을 겨누고 있는 동안엔 대화가 무의미하다. 대화를 원한다면 태도부터 고쳐라"란 훈계마저 들으며, 사실상 대화를 거부 당했습니다. 때로는 전쟁이란 협박카드를 꺼내들기도 하고, 대화 협상 테이블에 앉히려는 유화책 등 강온 양면 전략을 시도해 보고 있지만, 이란이나 북한 모두 미국의 의중대로 움직여 주고 있지 않는 듯합니다. 때문에 미국의 중동정책에 있어 이란이란 나라는 여전히 복병이자 커다란 변수, 아니 핵심으로 작용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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