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미국식 세련된 성교육 아기키우기 인형

새 날 2013. 2. 1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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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문화와 성의식에 관한 한 우리나라에 비해 월등히 개방된 국가 미국, 당연히 성교육에 있어서도 우리보다 적어도 한 발짝 이상은 앞서 나가 있을 텐데요. 미국에서는 12학년(고3)인 남녀 학생이라면 누구든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 성교육 코스가 하나 있는데, 그 방식이 독특하고 직접적인 성과 관련한 내용이 아니면서도 교육적 효과가 매우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커 보입니다.

바로 인형을 통한 아기 키우기 실습입니다. 자식을 낳아 직접 키워본 사람이라면 갓난아기 돌보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지 실감하실 겁니다. 24시간 아기에게 묶여 행여나 울까 배가 고플까 어디 아플까 하며 노심초사.. 그러기에 이 세상 모든 엄마들, 찬사 받아 마땅한 겁니다.

 

이 실습용 인형은 모양만 아기인 게 아니라 실제 하는 행동 또한 갓난아기와 똑같습니다. 인형은 우유를 먹기도 하고, 무엇인가 요구하며 울기도 합니다. 인형 뒤에는 센서가 장착되어 있어 실제 아기처럼 1시간에 몇 번씩 울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학생들은 아기가 우는 원인을 찾아 해결해 주어야 합니다. 놀아주기(ATTENTION), 밥 주기(FEED), 트림 시켜주기(BURP), 기저귀 갈아주기(DIAPER CHANGE) 카드 중 하나를 골라 뒤쪽 센서에 꽂아 주어야 아기의 울음이 멈춥니다.


학생들은 실제 아기가 아닌, 인형이 우는 거라며 내팽개치거나 귀차니즘에 나몰라라 놔둘 수도 없습니다. 울음을 멈추게 하지 못한 학생에겐 낙제점이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인형 배터리를 빼버리면 되지 않겠냐구요? 물론 불가능한 일이지요. 아울러 기록 조작 같은 일 또한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설계되어 있답니다. 학생들은 실습과정 중 육아 일지를 꼬박꼬박 써야 하며, 24시간 내내 이 인형을 들고 다녀야 합니다.


일주일간 인형에 시달린 학생들은 누가 뭐라 하지 않더라도 육아의 어려움을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때문에 별도로 모아 놓고 이뤄지는 이론 설명 따위의 강의식 교육에 비해 월등한 교육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지요. 섹스의 산물, 아기.. 섹스에는 반드시 책임감이 뒤따른다는 점, 특히 결혼 전 섹스에 있어 피임이 왜 중요한지를 일깨우는 데엔 이만한 효과도 없을 듯합니다. 인형키우기를 경험한 학생들 중 실제 결혼 전까지 섹스를 전혀 하지 않겠노라는 격한 반응을 토로하는 학생이 있을 정도이니, 꽤 괜찮은 결과라 할 수 있겠지요. 한 가지 우려되는 사항으로는 아기 키우는 일을 너무 어렵다고 판단한 나머지 아이 낳는 일 자체를 등한시하지 않게 될까 하는 점입니다. 아 물론 농담입니다.

성을 천박한 것으로 치부, 음습한 곳에 가두어 놓고, 실상은 몰래 몰래 즐기는 우리식 성문화.. 때문에 섹스 자체를 금지하는 금욕적이며 형식적 성교육에만 치중해 오고 있는 우리 현실에 이를 접목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때로는 백마디 말보다 단 한 번의 경험으로 얻어지는 효과가 훨씬 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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