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무더위 시작
중부지방의 경우 긴 장마로 인해 그동안 비교적 큰 무더위 없이 지내올 수 있었습니다만, 남부지방은 장마전선의 영향을 그다지 받지 않아 한동안 폭염이 지속되어 왔습니다. 모두들 더위로 인해 지친 기색이 역력한데요. 때는 바야흐로 8월 하고도 초순, 저희는 1년중 가장 무덥다는 그 시기를 지금 온몸으로 만끽하며 관통하고 있는 중입니다.
때마침 장마전선도 물러간 상태라 앞으로 본격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텐데요. 일부 지역은 35도를 훌쩍 넘는 찜통 더위를 보이는 곳도 있어 전국이 펄펄 끓는 가마솥과도 같은 상황입니다. 참고로 오늘 예보된 낮 기온을 지역별로 살펴보겠습니다. 서울 35도, 인천 32도, 수원 35도, 춘천 33도, 강릉 37도, 청주 35도, 대전 36도, 전주 37도, 광주 36도, 대구 37도, 부산 34도, 제주 35도..
숫자만 봐도 벌써 숨이 턱턱 막히신다고요? 그렇지만 폭염특보가 연일 발령되고 있는 가운데 건강이 가장 우려되는 취약계층은 우리네보다 역시 어르신들일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혼자 생활하시는 독거 노인들의 건강이 가장 염려되고 있습니다.
"무더위 쉼터" 운영, 그러나..
정부는 이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나섰습니다. 전국적으로 약 4만여 곳에 "무더위 쉼터"를 개설하여 해당 지역민들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운영기간은 정부의 폭염대책기간인 6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이며, 이용 대상은 폭염에 취약한 노인과 거동이 불편하거나 신체가 허약한 사람,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보호하는 보호자, 이들을 보호 관리하는 재난도우미 등입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일까요. 이렇듯 좋은 취지로 설치된 무더위 쉼터가 허술하게 운영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오고 있었습니다.
[아침뉴스]곰팡이 피고 에어컨 고장…유명무실 ‘무더위 쉼터’
"26년된 에어컨.. 벽엔 곰팡이.. 이런 쉼터 누가 오겠나"
누군가 아이디어를 제공하여 만들어진 좋은 정책임엔 틀림없는데, 중앙에서의 의도가 일선 지자체에까지 제대로 스며들지 않아 나타나는 전형적인 사례로 보여지고 있는 것입니다. 아마도 이러했겠지요. 중앙정부가 각 지자체에 제도에 대한 취지 설명과 함께 기한을 정해놓고 설치, 실적을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려보냈을 테고, 각 지자체에선 늘 하던 방식대로 형식적인 지정과 함께 숫자만 대충 맞춰 보고하는, 관성에 의한 움직임을 보였을 테지요.
ⓒ아시아경제
가뜩이나 전력난을 겪으며 관공서나 공공기관 건물들마저 적정 실내온도를 정해 운영하고 있느라 어르신들이 딱히 더위를 피할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입니다. 때문에 무더위 쉼터 운영은 시의적절하면서도 서민들 피부에 착착 와닿아 감기는 매우 훌륭한 정책이라 생각되어집니다. 즉 정책 자체는 분명 흔히 봐왔던 탁상행정이 아닌 걸로 보여진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취지가 좋고 진정 서민들을 위한 정책이 입안되면 뭐합니까. 일선에선 자신의 일이 아닌 양 주민들을 생각하기 보다는 그저 마지 못해 형식적으로 꾸며놓고 사진 한 장 달랑 찍어 실적 채우기에 급급한 전시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을.
중앙정부도 딱히 잘한 게 없어 보입니다. 책상머리에 앉아 공문 쪼가리 한 장만으로 결과를 확인하려는 못된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했기에 이런 결과가 빚어졌을 것이라 관측되어집니다. 무더위 쉼터 또한 주민이 직접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제도입니다. 때문에 발로 뛰며 실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어야 함이 옳다고 생각됩니다. 좋은 정책 만들어놓고 관리 소홀 때문에 욕을 먹어서야 되겠습니까?
"무더위 쉼터" 존재, 동네방네 알려야
그런데 더욱이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좋은 정책과 제도의 존재 자체를 주민 대다수가 모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전국에 무려 4만 곳이나 있다는 무더위 쉼터, 하지만 이의 안내 표지판을 단 한 차례도 본 적이 없는 듯합니다. 주민센터 직원들만 알고 있고 정작 주민들은 모르는 제도, 널리 알리기엔 무언가 찜찜한 구석이라도 있어 그런 것일까요?
본격 더위는 이제 시작입니다. 실태 점검을 통해 형식적으로 설치된 엉터리 무더위 쉼터는 모두 철거하고 실질적으로 운영 가능한 곳을 수소문하여 새로이 지정하여야 합니다. 아울러 동네방네 소문을 내야 합니다. 젊은 사람들조차 이의 존재를 모른다면 어르신들이 알 수 있는 방법은 더욱 요원할 것입니다. 안내 표지판을 이곳 저곳 발길 닿는 곳에 설치하여 무더위에 신음하고 계실 주민들에게 제대로 인지시켜야 합니다.
젊은 사람들조차 견뎌내기가 힘든 가마솥 같은 무더위, 때문에 어르신들을 비롯한 취약계층에게는 생명 내지 건강과 직결된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관에서는 지금이라도 당장 현장으로 나가 이제 본격 시작될 불볕더위로부터 동네 주민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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