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택배 대란 과연 현실화될 것인가

새 날 2013. 1. 1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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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지름에 있어 택배 서비스는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이다.  그런데 최근 이 택배 서비스에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며, 흡사 무언가 큰 일이라도 터질 듯한 일촉즉발의 위기감마저 느껴지게 한다. 

어쩐지...  지난 10일(목)이었다.  모 커뮤니티에 완전 무조건 기기변경 휴대폰이 떴길래 마눌님을 위해 신청했다,  저녁이 되니 기존 휴대폰의 통신은 자동 끊기고...   새 휴대폰이 다음날이면 도착할 것이란 암묵적 신호이다.  허나 다음날 11일(금) 저녁이 다 되어갈 때까지 배송은 이뤄지지 않았다.  연락을 취했더니 택배기사 왈 저녁7시 이후에나 배달이 가능하단다. 

 
다른 물건도 아닌 휴대폰이기에 어쩔 수 없이 마냥 기다렸다.  하지만 결국 그날 물건은 오지 않았다.  게다가 전화 따위는 전혀 받지 않는 기사분의 태도...  답답했다. 

결국 12일(토) 다시 배송을 기다렸지만 역시 물건은 배달되지 않았다.  물론 택배기사의 전화 무시 태도는 여전했다.  당췌 연락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거다.  온라인 배송조회를 통해 물건의 위치를 파악해 보니, 11일은 어차피 배달 계획이 없었던 거다.  입고된 상태에서 바로 배송한 게 아니라 하루를 그냥 그대로 묵힌 거다.  7시 이후에 배달된다는 말은 도체 무슨 의도로 내뱉은 건지, 그저 황당할 뿐...  12일 물건이 출고되어 배송중이라 뜨지만 물건은 끝내 도착하지 않았다.   평소에도 악명이 높았던 로*택배...  할 말이 없다.

그런데..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이해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기사 하나가 눈에 띤다.  일반적으로 주문한 다음날이면 칼 같이 배송되어 오던 온라인쇼핑 택배 시스템이 최근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서점들의 당일배송과 익일배송에 대한 광고마저 최근 쏙 들어갔다. 

우리만의 '빨리빨리' 문화가 접목되어 빠르기로 소문난 한국식 택배 서비스, 이렇듯 하루아침에 나앉으며, 고통에 신음하게 된 이유가 과연 무얼까. 

최근 택배업체 (주)이노지스가 부도 처리되며 다른 업체들이 이들의 물량을 떠안게 된다.  일단 이로 인해 혼란이 가중된 측면이 있다.  계절적 특징도 한 몫 한다.  잦은 폭설과 한파 때문에 결빙된 도로는 배송 작업 속도를 늦춰 연쇄적인 지연 효과를 불러온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 곳에 있었다.  기존 기사들과 대리점들이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어 대거 영업을 포기하며 해당 지역의 택배 조직이 붕괴된 때문이다.  최근 6년새 택배 운송비는 오르지 않고 오히려 건당 400원이 넘게 떨어졌단다.  심각한 문제는 영업 중단으로 붕괴된 조직에 새 인력을 투입하더라도 업무 특성상 초보와 경력자의 업무 처리 능력 차이가 워낙 커 기존 조직의 정상 회복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아울러 일의 강도는 센 반면 박한 처우로 인해 새로운 인력 구하는 일 또한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설 전후 택배 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연중 최대 대목을 맞이하는 거대 물량, 하지만 어려운 영업 여건과 계절적 특성은 크게 달라질 만 한 요소가 없어 보인다.  불법 개인 택배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택배 서비스의 30%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다음달부터 실시되는 불법 개인 택배 카파라치 제도 도입은 가뜩이나 어려운 택배 업계의 총체적 난국 상황을 설상가상으로 만들어 택배 대란을 더욱 부추기는 결과가 될 듯싶다.

지름신 영접에 있어 필수요소인 택배 서비스, 이를 살리기 위해선 무조건적인 불법서비스 단속이 능사가 아닐 수도 있다.  오히려 이들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단계별로 양성화하는 방안도 고려해 봐야 할 듯하고,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인해 떨어지는 택배 단가를 정상화 하기 위해선 완전 경쟁의 시장에만 의존하기 보다 시장 진입에 제한울 두어 적절한 가격이 보장될 수 있는 당국의 시장 개입도 고려해 봐야 하지 않나 싶다.

택배 서비스는 국가 경제 인프라의 한 축을 담당하는 주요 서비스이다.  당장 닥쳐올 지 모를 택배 대란과 택배 산업 자체의 붕괴를 코 앞에서 팔짱 낀 채 쳐다볼 수만은 없는 이유이다.

우스갯소리이지만, 위기에 놓인 우리의 택배 서비스, 이쯤 되면 이 때문에 먹고 사시는 지름신께서 직접 나서서라도 보호해 주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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