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MB의 마지막 특사가 박근혜에겐 첫 시험대

새 날 2013. 1. 9.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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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을 고작 2주 앞두고 있는 MB, 그가 각종 비리를 저질러 온 측근들을 위해 특별사면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종교계와 재계, 정치권의 특별사면 요구와 국민대통합이란 화두를 명분 삼아 지난 해 10월부터 청와대는 이미 법무부와 사면 대상을 놓고 실무적인 논의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은 주로 생계형 민생사범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모든 이들의 관심은 단연 MB 최측근 최시중, 고려대 동기 천신일, 김윤옥 여사 사촌오빠 김재홍, 전 문화부 차관 신재민 등이 과연 사면 대상에 포함되느냐의 여부이다.

 

그런데 여러 정황으로 비쳐 볼 때, 이들에 대한 사면 준비는 진작부터 이미 착착 진행되어 온 것으로 읽힌다. 최시중은 지난달 상고를 포기, 형이 확정됐고, 천신일은 지난해 11월 상고를 포기했다. 아울러 신재민은 지난달, 김재홍은 지난해 9월 상고심을 도중 취하하며 형을 확정지어 사실상 사면 받을 준비를 모두 끝낸 셈이다. 게다가 MB의 친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은 이달 말쯤 1심 결과가 나올 예정인지라, 본인 또는 검찰이 항소를 포기할 경우 형이 확정되어 마찬가지로 특사 대상에 합류한다. 우연으로 보기엔 매우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다.

청와대는 역대 대통령들이 대선 뒤 특사를 단행한 전례를 들며, 이번 특사를 기정 사실화하려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역대 대통령들 모두 최소한 친인척 비리에 관한 한 자신이 직접 특사 혜택을 준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이를 단행할 경우 논란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박 당선인 측에선 인수위가 현 정부의 하는 일에 간섭하게 되면 마치 점령군처럼 비치게 될까 봐 개입 자체를 극도로 꺼려하는 눈치이다. 당장 이번 특사에 대해서도 침묵 모드로 일관해 오고 있는 이유이다. 하지만 속내는 결코 편치만은 않은 눈치이다. 후보시절 '법치 확립'을 일관되게 주장해 왔던 면면들을 봐도 이번 특사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현재로선 여러 이유로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결국 MB가 특사를 단행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이에 개입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이다. 물론 현 정부와의 대립각 세우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아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넘어 가거나 차기 정부에 부담을 덜어주주는 취지로 그냥 모른 척 눈 감을 수도 있다.

평소 지지자와 국민들 앞에서 유난히 법질서와 원칙을 강조해 온 박 당선인이다. 때문에 이번 MB의 특사는 그녀에게 던져진 첫 시험대라 할 수 있다. 입버릇처럼 얘기해 왔던 신뢰와 소신, 이번 시험대를 무사히 통과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그녀의 국정 운영은 탄력을 받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게 된다는 뜻이다. 과연 박 당선인은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이번 MB의 임기말 마지막 특사 단행은 MB 단독으로 결정하는 모양새이지만, 그 뒤엔 엄연히 보이지 않는 박 당선인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는 점 결코 잊어선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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