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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달수 5

잔잔한 웃음과 감동, 그리고 추억 <이웃사촌>

평소 반공사상이 남달랐던 대권(정우). 그는 이러한 성향 덕분에 집권세력의 눈에 띄어 해외에서 귀국한 야당 총재 이의식(오달수)의 도청 임무를 맡게 된다. 대권이 지휘하는 도청 팀은 자택에 격리되어 옴짝달싹 못하게 된 이 총재의 이웃 주택에서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인 양 위장한 채 머물며 비밀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들은 첨단 도청 장비를 이용하여 이 총재를 비롯한 가족과 지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하나하나 수집하고 기록해나가는 일을 도맡는다. 영화 은 실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다. 쿠데타로 들어선 권력이 그 정점에서 맹위를 떨치던 1980년대. 어느 누구보다 애국정신(?)이 충만하던 한 가장이 이웃으로 위장,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인 야당 총재를 비밀리에 도청하면서 빚어지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렸다. 집권..

자신의 직분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 '1987'

1987년 1월,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경찰의 조사를 받던 서울대생 박종철 군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당황한 경찰은 늘 해왔던 것처럼 대공수사처 박처장(김윤석)의 지휘 아래 시신 화장을 시도하기로 한다. 증거 인멸을 위함이다. 그러나 일종의 요식 행위에 가까웠던 시신 화장 절차와 관련하여 의외로 윗선의 온갖 압박과 회유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이를 완강히 거부, 부검을 요구해 온다. 그 중심에는 부장검사인 최검사(하정우)가 자리하고 있다. 덕분에 경찰의 화장 시도는 결국 물거품이 되고, 유가족의 입회 하에 부검이 실시된다. 어느 누가 보아도 고문에 의한 질식사임이 명백한 사건이었다. 하지만 경찰만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단순 쇼크사로 일관되게 밀어붙인다.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챈 윤기자(이희준)는 악착..

당신의 일상은 안전한가 '터널'

딸 아이의 생일을 맞아 케이크를 준비한 채 얼마 후 가족과 진행할 행복한 생일잔치를 떠올리며 무척이나 홀가분한 마음으로 귀가 중이던 모 자동차회사 딜러 이정수(하정우), 전화 통화를 하던 그의 목소리는 어딘가 모르게 살짝 들떠 있는 느낌이었으며, 빠르게 달리던 그의 차량은 어느덧 하도터널에 진입하고 있었다. 그 때다. 꺼림직한 굉음은 터널 안쪽 어딘가로부터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는 본능적으로 터널 천장을 향해 눈길을 돌린다. 하지만 딱히 특이한 현상은 없다. 오히려 진짜 문제는 무언가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주변 분위기였다. 반대편 차선뿐 아니라 자신이 달리고 있던 차선에서도 이정수의 차량 외에는 개미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주변은 한산했기 때문이다. 평소 지체 정체를 밥먹듯 해야 하는 우리의..

<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딸> 전작에 갇힌 영화적 상상력

그러니까 벌써 4년전의 일이다. 당시 1편 '각시투구꽃의 비밀'을 관람했을 때의 느낌은 신선함 그 자체였다. 물론 그에 비례해 재미도 있었다. 김명민과 오달수 두 배우의 대사 하나하나로부터는 연신 웃음보를 터뜨리게 할 만큼 위트가 넘쳐 흘렀다. 때문에 2편 '사라진 놉의 딸'과 전작과의 비교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엿보인다. 그렇다면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적어도 전작보다는 모든 면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되지 않았을까? 난 무언가 패턴이나 연출 기법에서 색다른 점이 있으리라 기대하며 관람했지만 아쉽게도 전작을 뛰어넘기엔 무리였던 것 같다. 4년이란 세월이 무색할 만큼 전작에 갇힌 채 여전히 그로부터 빠져나오지 못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정조 19년, 조선 전역에선 불량은괴가 유통되고 있었다. 조선명탐정 김민..

거북함이 노림수? 영화『공모자들』

사실 제목과 임창정 출연작이란 것 외 다른 정보는 모른 채 관람한 영화다. 첫 장면부터 피칠갑으로 시작한 영화는 마지막까지 일관성을 견지한다. 장기 밀매라는 다소 끔찍한 소재를 다루다 보니, 아무래도 피를 감출래야 감출 수 없었을 게다. 하지만 너무도 가볍게 살을 째고, 쑤시고, 피가 튀는 장면들의 연속이다 보니, 몸은 나도 모르게 긴장 상태에서 경직되어지고, 결국 영화 관람을 마친 뒤 피로감이 온 몸을 엄습해왔다. 코믹 연기의 대명사, 임창정이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영화 내내 웃는 모습은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는다. 잔혹한 주인공 역의 이미지 연출 때문이리라. 반면 낮게 깔린 저음의 경상도 사투리와 다소 거친 몸짓, 그리고 강렬하거나 또는 애절한 눈빛, 그의 과거 이미지를 씻어내려 애쓴 흔적이 엿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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