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12월 2일 서울 연희동 자신의 자택 앞에서 핵심 측근들과 경호원에 둘러싸인 채 꼿꼿한 자세로 이른바 '골목길 성명'인 대 국민성명을 낭독하던 전두환, 당시 그의 너무도 당당하다 못해 시건방지기까지 하던 기개가 참으로 놀랍게 와닿았었다. 그의 자세에선 골목길 성명이 단순한 성명서 낭독 수준이 아닌, 대 국민 선전포고 내지 대 국민 협박 쯤으로 느껴질 만큼 섬찟함과 오만함이 그대로 묻어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18년이 흐른 10일, 이번엔 전두환이 아닌 그의 장남 전재국 씨가 대 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게 된다.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에서였다. 아이러니하게도 18년전 전두환의 골목길 성명서를 대리 작성해 준 이가 바로 장남인 전재국 씨였던 걸로 전해진다. 사과문의 형식이라 그랬던 걸까? 당당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