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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혜 3

묵직한 침묵이 따듯함으로 다가오는 영화 '침묵'

태산그룹의 오너 임태산(최민식)은 가수 유나(이하늬)와 교제하며 단꿈에 빠져 있다. 두 사람이 함께하는 시간은 흡사 젊은 청춘들 못지 않게 달달하기 그지없다. 유나는 임태산의 딸 미라(이수경)에게 살갑게 다가가는 등 둘 사이의 어색한 관계를 풀어보려 노력하지만, 유나를 향한 미라의 반감은 생각보다 크다. 태산 역시 유나와 딸 사이의 관계를 호전시키려 노력해보지만, 그가 사업 영역에서 성공을 거두며 경험했던 어려움 이상으로 쉽지 않은 노릇이다. 그러던 어느 날의 일이다. 미라는 여느 때처럼 친구들과 클럽에서 시간을 소일하고 있었는데,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 미라에게 보여준 동영상이 그만 화근이 되고 만다. 유나가 다른 남성과 벌이는 섹스 동영상이었다. 가뜩이나 마뜩잖던 미라는 아버지 태산과 함께있던 유나에..

웃음으로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영화 '형'

사기죄로 구속되어 형무소에서 복역 중이던 고두식(조정석)은 유도 시합 중 시신경이 손상되어 시력을 완전히 잃은 이복동생 고두영(도경수)을 보호해야 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가석방된다.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그는 법관과 교도관 앞에서 가짜 눈물쇼를 선보인다. 이 눈물 나는 연기(?) 덕분에 그에겐 1년이라는 달콤한 자유시간이 허락된다. 물론 두식에게 있어 동생 일 따위는 애초 안중에도 없었으며, 순전히 형무소에서 빠져나올 요량으로 벌인 일종의 꼼수였다. 사기 기질 하나는 정말 제대로 타고난 그다. 두식의 진짜 관심은 정작 다른 곳에 있었다. 출소하자마자 동생 명의의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린 뒤 값비싼 외제차부터 뽑은 그였다. 이쯤되면 두식의 진짜 속내가 어떤 종류의 것인지 대충 알 것도 같다. 과거 전..

<상의원> 트라우마가 빚은 마구 얽힌 실타래

이 포스팅엔 스포일러가 포함됐을 수 있으니 읽는 분의 주의를 요하는 바다. 지울 수 없는 유년기의 상처 때문에 빚어질지도 모를, 어떤 사람의 비뚤어진 사고와 행동은 가까운 미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 만약 그가 한 국가를 소유한 왕이라면? 모든 사건의 단초는 그렇게 시작됐다. 결국 왕 때문이다. 물론 절대 군주정치와 계급제도가 토대를 이루는 시대적 배경이 그의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될 테지만, 어쨌거나 선왕이었던 형의 죽음 덕분에 왕의 자리에 오른 현 임금(유연석)만의 특별했던 성장 배경과 그로부터 비롯됐음직한 트라우마가 오늘날의 결과를 빚은 셈이다. 새로 직위한 왕의 과거 트라우마는 쇠고기 한 점으로 요약된다. 어린 시절 두 형제 중 일찌감치 왕위를 예약 받은 형은 자신의 권력을 암암리에 동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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