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후쿠시마 방사능 방출 능가, 원전 과연 안전한가

새 날 2014. 11. 2. 13:40
반응형

지난달 27일 새정치민주연합 정호준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근거로 발표한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액체폐기물을 통해 배출한 방사능 폐기물이 약 2400조 베크렐, 기체폐기물은 약 3515조 베크렐에 달하며, 전체 약 6000조 베크렐 가량을 바다와 대기 중에 방출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이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2012년부터 2년간 방출한 방사능 폐기물량 20조-40조 베크렐을 훌쩍 뛰어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건 한수원이 엄청난 양의 방사능 폐기물을 무단으로 바다와 대기 중에 배출해왔으면서도 정작 배출량을 10만분의 1로 축소해 거짓으로 공개한 정황이 드러났다는 사실이다.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 위키백과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 기준에 따르면 4단계부터 원전 사고로 등재되며, 한수원이 최근 3년간 바다에 배출한 액체폐기물 600조 베크렐은 INES 기준 5단계(500조 베크렐)를 넘어서는 심각한 수준에 해당한다.  그런데 여기에 한 술 더 뜨고 나선 한수원이다. 

 

정호준 의원이 이번에 밝힌 자료를 한수원 모 직원이 국회에 제출했다는 이유로 지난달 10일 보직해임돼 한수원 산하 인재개발원으로 발령됐단다.  한수원 국감 이틀 뒤의 일이다.  정 의원실에 따르면 요구했던 자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실수로 자료가 제출된 듯 보이며, 때문에 해당 직원에게 인사상 불이익이 돌아갔을 것이란 얘기다.  사전에 한수원 직원들이 정 의원실로 찾아와 해당 자료가 공개될 시 자료 제출자에게 불이익이 돌아갈 수 있음을 암시했단다.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인해 한반도 전체가 불안감으로 떨었던 상황을 한 번 상기해 보자.  물론 지금도 그의 후유증은 여전히 남아있어 해산물 등을 제대로 먹을 수 없는 건 마찬가지의 일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정작 후쿠시마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 국내에서 조용히 벌어지고 있었으며, 이를 은폐하려는 정황마저 밝혀졌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한겨레신문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여전히 원전 확대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23기의 원전을 가동 중인데, 제6차 전력수급 기본계획(2013-2027년)에 따라 5기의 원전을 추가 건설 중이며, 2024년까지 6기의 원전을 더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에너지원에서 차지하는 원전 비중 역시 29%로 늘려잡을 계획이란다.

 

이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2022년까지 원자력발전소를 모두 폐쇄하고, 화석연료를 줄이는 대신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인다는 독일의 ‘에네르기벤데(Energiewende·에너지 전환)’와는 정반대의 행보다.  독일은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2020년 18%, 2030년 30%, 2040년 45%, 2050년엔 60%까지 늘려잡기로 했단다.  안타깝게도 독일과 우리가 같은 점이라곤 지도자가 여성이란 사실 하나밖에 없다.

 

지난달 17일 부산지법 동부지원 민사2부가 원전 주변 지역민들이 한수원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암 발병(특히 갑상선암)이 원전과 유관하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원전지역 피해자들의 집단소송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는 한수원의 방사능 폐기물 방출이 어떤 식으로든 지역 주민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쳤으리란 정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전 확대 정책을 그대로 밀어붙인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원자력발전이 무엇보다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원이란 광고가 결코 허튼 소리가 아님을 먼저 증명해 보여야 한다.  국민들에겐 원자력 발전이 여전히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정부는 원자력발전의 비중을 늘리려는 정책에 앞서 안정성부터 투명하게 검증하라.   


반응형